`탑건`, 6천미터 상공에서 지상 4미터 목표물 명중

최초입력 2016.12.14 20:06:13
최종수정 2016.12.14 20:24:29
최고의 조종사를 뜻하는 탑건은 일반적으로 조종 및 작전 수행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전투기 조종사를 부르는 말이다. 우리 대한민국 공군에서 '탑건'의 조건은 매년 1회 실시되는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오직 전투기량만을 측정해 선발된다.

올해로 57회를 맞이한 ‘2016 보라매 공중사격대회’가 지난 9월과 10월 초순까지 F-15K, KF-16, F-16PBU, FA-50, F-4, F-5 등 공군 주력전투기로 구성된 21개 비행대대 150여명이 참가한 전투기 부문과 C-130, CN-235, HH-47, HH-60, KA-1 등으로 이루어진 7개 비행대대 100여명이 참가한 공중기동기 및 통제기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며, 참가 조종사들의 실전적 공중전투기량을 평가했다.

전투기들은 지상으로부터 5~7㎞ 상공에서 지상 목표물을 명중시키고 원거리 적기에 대응하는 ‘중고도 실사격 및 원거리 공대공’, 실시간 확보되는 지상표적을 공격하고 근거리 적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비계획 표적 공격 및 근거리 공대공’, 적의 야간 국지도발 상황을 가정, 최단시간 안에 비상 출격해 표적을 식별·공격하는 ‘야간국지도발’ 등으로 평가를 하였으며, 공중기동기 및 통제기 부문은 중고도로 침투해 화물을 투하하는 ‘공중투하’, 주·야간에 해상과 육상에서 조난자를 구조하는 ‘탐색구조’, 지·해상의 적과 근접해 있는 우군에게 공중화력을 지원하는 ‘근접 항공지원’, 적의 소형무인기 침투에 대비한 ‘무인기 공중요격’ 등으로 대회 평가가 이루어졌다.

특히 올해 대회 전투기 분야에서는 전시 및 평상시주요 임무 중심으로 대회를 운용하여 실전적 전투기량을 평가했다. 또한, 연간 공대지 사격 훈련성과를 대회점수에 포함시켜 평상시의 기량도 탑건 선발 평가에 함께 반영한 결과로 올해 최고의 공중 명사수 ‘탑건’의 영예는 제11전투비행단(이하 ‘11전비’) 102전투비행대대(이하 ‘102대대’) F-15K 전투조종사 김학선 소령(공사 51기)이 선정됐다.

김학선 소령은 이번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전투기 개인부문에서 총 1,000점 만점에 995점을 획득했으며, 특히 공대지 실무장 사격 종목에서 6Km 상공, 4m 반경 내의 지상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시키는 등 뛰어난 공중전투 기량을 선보였다.

2003년 공군 소위로 임관한 김하선 소령은 비행교육과정을 비롯한 각종 훈련을 거쳐 2005년 제10전투비행단에 배속, F-5 조종사로 전투비행대대 생활을 시작으로 2007년 9월, F-15K 조종사로 선발된 후 11전비 102대대에서 F-15K 전력화에 기여했으며, 2011년에 전방석 전환 및 작전가능 훈련을 마치고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주기종인 F-15K 1,300여 시간을 포함해 총 1,80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2월에는 임무 수행 중 전투기 한 쪽 엔진이 꺼지는 상황 속에서도 안전하게 기지로 귀환한 비상처치 능력을 인정받아 ‘웰던(Well Done)상’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김학선 소령은 ‘탑건’ 수상의 원동력으로 “편조원들과의 팀워크 속에서 함께했던 도전, 가족들과 대대원들의 헌신, 정비 무장요원들의 전문성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래는 “앞으로도 실제 임무가 주어지면 생사를 초월하여 임전무퇴의 의지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김학선 소령과 인터뷰 내용이다.



1. 간단한 자기소개

2003년 공사 51기로 임관하여 졸업 후 2년여의 비행훈련을 마치고 2005년 10전비 101대대에서 F-5 조종사로 첫 전투비행대대 생활을 시작하여 2006년 39전대로 이동해 RF-5 조종사로 임무를 수행했다. 2007년 6월 F-15K 조종사로 선발되어 2년여의 기간 동안 후방석 조종사로 F-15K 전력화에 매진했으며, 2011년 전방석으로 전환했으며, 현재까지 102대대에서 교관조종사이자 평가편대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 현재 부대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 중인지

평가편대장으로서 F-15K 전 조종사의 정확한 임무 수행을 위해 각종 훈련을 표준화시키고 이를 평가하여 각 자격에 맞는 기량유지가 되도록 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종사들의 기본 비행절차 및 비행습관부터 계기비행 및 전술훈련까지 전반적인 부분을 평가하여 기량이 부족한 경우 보강훈련을 실시하고 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전반적인 전투조종사의 능력을 함양시키도록 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또한 비행대대 교관조종사로서 전환 조종사 양성 및 각종 승급 훈련을 지도하고 있으며, 전투조종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대한민국 영공방위를 위한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3. 올해 '탑건'으로 선발된 소감은

사실 아직도 믿기지가 않고 '탑건'이라는 자리가 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올해 3월 대대로 돌아온 뒤 재자격 훈련부터 각종 임무에 투입되었고 전환 조종사 양성을 하다 보니 올 한해가 정신없이 지나갔으며, 그 와중에 사격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편조원들과는 올해 대대 종합우승을 반드시 달성하자는 목표로 노력해 왔는데 '탑건'이라는 큰 영광스러운 상이 같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편조원들에게는 저만 이렇게 '탑건'으로 선발된 것이 미안한 마음이 앞서며, 이에 우리 편조원들 모두가 '탑건'이라 생각한다.

사격대회를 준비하면서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비행 후 디브리핑 시 많은 문제점과 부족함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편조원들과 전술토의를 하고 서로 소통하며 전술을 개선하고 적용했다. 결국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편조원들과의 팀워크가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사격대회를 대비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대대장님과 한마음 한 뜻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대대원들도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정비 무장요원들의 완벽한 정비와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비행을 할 수 있었고 정확한 목표물에 무장을 투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는 순간까지 저보다 더 마음 졸이며 응원해주며 내조에 헌신해준 사랑하는 아내, 언제나 아빠를 믿고 따르는 두 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공군 핵심가치처럼 편조원들과 함께한 도전, 대대원들과 가족들의 헌신, 정비 무장요원들의 전문성, 편조원들과의 팀워크가 잘 어우러져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에 주변에 모든 이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겠다.

4. 언제부터 비행에 대한 관심 있었나

어려서부터 전투기와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즐겨보던 만화나 영화도 전투조종사에 대한 것이었고 중학생 때부터 전투조종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투조종사가 되기 위한 길을 알아보던 중 공군사관학교를 알게 되었고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자주 ‘나중에 손자는 사관학교에 보냈으면’ 하셨다고 아버지께 전해 듣게 되었다. 따라서 제가 원하는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학창시절을 보냈고, 임관 후 전투조종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게 되었다.

5. 지금까지 비행한 시간과 기종은

주기종인 F-15K 1,300여 시간을 포함해 총 1,800여 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다. 비행기종으로는 훈련조종사 시절에 탑승했던 T-41B, KT-1, T-38 훈련기를 비롯해 CRT 훈련과 첫 전투대대에서 탑승했던 첫 전투기 F-5E/F, 그리고 전술정찰임무를 했던 RF-5A/B 탑승 경험이 있다.

현재 탑승하고 있는 F-15K는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 전투기이자, 동북아 최고의 항공전력으로 최첨단 센서와 여러 공대공/공대지 무장을 장착하여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기이다.

6. 비행하면서 가장 힘들거나 어려웠던 순간이 있다면

무엇보다 동료 조종사들이 순직했을 때이다. 제가 임관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조종사가 비행사고로 순직해왔으며 영결식장에 갔을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 특히, 대부분의 순직 조종사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는데 대부분 어린 자녀가 있거나 신혼부부인 경우가 많아 그때마다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다. 중등 비행훈련을 받고 있을 당시 친한 선배 조종사의 영결식장에 갔다가 조종사가 되는 것을 포기할까라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슬픔조차 무뎌진다는 것이 더욱 슬프다. 그분들을 잊지 않고 그분들의 가족들을 돕는 의미에서 이번 사격대회 상금은 순직 조종사 자녀들을 위한 장학재단인 ‘공군 하늘사랑 장학재단’에 기부하여 순직 조종사 가족들을 돕고 싶다.

7. 비행생활 중 대표적으로 참여했던 훈련은

기억에 남는 훈련으로는 먼저 2013년 국군의 날 축하비행이다. 5대의 F-15K로 편대를 구성하여 성남공항 활주로 상공을 지나가는데 가슴 매우 벅찼다. 70여대의 항공기가 위용을 뽐내며 우리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에 우리 국군의 강한 면모를 과시할 수 있다. 준비과정은 힘들었으나 축하비행을 마치고 각종 매체에 보도되는 우리 공군의 모습을 보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2009년에는 한·미 연합훈련 인맥스썬더훈련에 참가하여 대규모 공격편대군 운용 경험을 쌓음과 동시에 연합작전수행능력을 한 단계 더 신장시킬 수 있었다. 이후에도 쌍매훈련 등 각종 연합훈련은 한미 공군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술기량을 향상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8.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대대에서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07년 102대대에 막내로 처음 왔을 때이다. 당시 102비행대대는 막 F-15K로 재창설되어 전환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비상대기 및 실제 작전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제한작전 검열과 정상작전 검열을 차례로 통과해야했다. 이 때, 정상작전 검열을 준비하며, 無에서有를 창조해 냈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또 다른 기억은 단장 웰던상을 받게 된 Engine Flame Out 상황입니다. F-15K는 두 개의 엔진을 갖고 있어 한쪽 엔진이 꺼지는 상황에서도 무사히 귀환할 수 있다. 비행 중 여러 비상상황이 종종 생기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엔진이 꺼진 경우는 제가 경험한 단 한차례 밖에 없었다. 하지만 훈련 받은 대로 비상절차에 따라 수행을 하여 항공기에 더 이상의 손상을 주지 않고 무사히 귀환했을 때 항공기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으며, 평소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였다.

마지막으로 비상출격 상황이다. 총 5번의 비상출격 경험이 있는데, 2009년에는 연이어 2일 동안 출격한 적도 있다. 훈련이 아닌 실제 작전으로 8분 만에 이륙하여 미식별 항적의 영공침범에 대한 대응이나 공대지 공격 등의 임무로서 2012년 러시아 전술정찰기인 SU-24가 우리의 KADIZ를 침범했을 때 즉각 출격하여 대응했던 경험은 아직도 떨리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9. 수상경력



10. 자기관리 비법과 좌우명이 있다면

비행과 비상대기 등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야 하는 전투조종사에게 자기관리는 매우 중요하며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바쁜 와중에도 대대에서 하는 단체운동에 꼭 참석하려 노력하고 비행이 없는 오후 시간에는 런닝머신이나 벤치프레스, 윗몸일으키기 등 혼자 할 수 있는 운동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내가 해주는 맛있는 아침저녁식사 덕분에 따로 관리하지 않더라도 자기관리가 되는 것 같다.

좌우명은 ‘안 된다 못 한다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자’이다. 공군 원로 선배 조종사이신 故임택순대위가 6·25전쟁 당시 적진으로 돌진하여 산화하셨던 마지막 출격에 앞서 남긴 “삶과 죽음은 명에 달려있으니 논할 필요가 없다. 사나이 조용하게 큰 하늘을 향해 나아가리다.” 라는 말을 전투조종사로서 항상 가슴속에 품고 임전무퇴의 의지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11. 가족과 부대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먼저 혼자 '탑건'이라는 영광을 누리게 되어 편조원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으며, 모든 분들의 응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이러한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같이 사격대회에 출전했던 편조원들의 노력은 제 생애 최고의 행복이라고 자부하며, 항상 믿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대대장님 및 대대원 그리고 완벽한 비행지원을 해주신 정비•무장요원들에게 깊은 감사 전한다.

가족들에게는 ‘사격대회 준비다, 전술토의다, 회식이다’하며 아빠와 남편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과 함께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와 두 아들 민기, 은기의 열정적인 응원에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특히, 아내에게는 더욱 힘주어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탑건'이라는 큰 이름을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주변에 저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항상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탑건'이라는 이름에 맞는 전투조종사가 되도록 더욱 더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글: 강 헌 기자 / 사진: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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