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일 수면칼럼, 잠에 집착하면 오히려 잠이 오지 않는다

최초입력 2018.01.03 11:19:21
최종수정 2018.01.03 21:17:45

사진:픽사베이



수면의 중요성은 각종 방송프로그램과 책 등으로 통해 많이 알려졌다. 공통적으로 수면박탈로 피곤한 시대를 살고 있으며, 결국 잘 자는 사람이 건강하고 성공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늘어만 가고 있을까?

그 이유는 집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수면에 대한 집착이다.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잠이다.
인생의 1/3 은 잠이다, 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는가? 잠시간을 확보하는데 1순위를 하고 운동, 학습, 업무 등을 각자 상황에 맞게 우선순위를 정하는 시간 사용법을 실천해 보자.

필자도 잠자리에 들려고 하면 더 말똥말똥한 날이 있었다. 억지로 잠에 들려고 하면 오히려 잠이 달아났던 기억이다. 밤새 뒤척거리다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지 않았다. 몸과 머리가 무거웠다. 허겁지겁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고, 일을 한다. 낮에 졸리니까 커피를 달고 산다. 야근으로 밤 늦게까지 작업하다 12시 넘어 파김치가 되어 들어온다. 몸은 피곤한데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는 중도각성 현상이 나타났다. 젊었을 때는 회식이나 스트레스 푼다고 마신 술 때문에 중간에 깨운 일이 없었다. 40대에 접어들면서 술 마시고 잔 날은 새벽 2~3시에 잠이 깨는 날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날이 하루 이틀 계속해서 쌓이면서 만성수면부족으로 이어졌다. 몸은 약해지고, 마음은 점차 피폐해지는 기분이 암울한 기분이 드는 것이 아닌가? 일에 의욕이 없고 귀찮아지는 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았고 자고 일어나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미국 펜실바니아대학 정신건강의학과 필립 게르만교수는 침대에 누우면 잠이 깨는 현상은 후천적 장애라고 주장한다. 반복적으로 밤을 새는 사람의 뇌가 이를 기억하기 때문에 침대에 누운 날에도 수면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조건적 각성(Conditioned arousal) ‘이라 말했다.

잠을 못 자는 사람이 해야 할 첫 번째 목표가 있다. 바로, 입면시간 즉 잠자리에 드는 목표 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일어나는 기상 시간을 정하는데 이와는 정 반대로 해보자.

필자는 10년 전부터 밤 11시에 침대에 눕는 시간을 정했다. 이를 위해 늦어도 10시까지 집에 들어온다, 휴일 날 낮잠은 거의 자지 않는 편이다. 야식의 유혹은 혹독했다. 다음 날 퉁퉁 부은 얼굴을 연상하면서 야식을 끊기 위해 노력했다. 밤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몸을 푼다는 식으로 수면의식을 하나씩 꾸준히 실천해 갔다.

틀어진 수면리듬을 바로 잡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천함으로써 만성수면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목표 수면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업무도 일찍 마치려고 노력했고, 근무시간 집중도를 올려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나갔다. 회식을 하는 경우 9시에는 헤어지는 방식으로 데드라인을 정했다. 수면의 질이 차츰 달라지며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고 있다.

수면리듬을 찾기 위해 수면을 전문적으로 다룬 책을 보거나 수면전문병원을 찾아 상담하고 수면강의를 찾아 듣고 도움을 받는 게 좋다. 평소 식습관과 업무처리방식, 성격도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잘 못된 습관을 고치지는 행동이 선행되어야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 간편한 주사 한방으로 수면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잠 잘 자는 법에 집착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 돈에 집착하면 돈이 멀어지고, 애인에게 집착하면 사람이 떠나버리는 이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편안한 마음이 우선이다. 잠에 대해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버리고 자연스런 수면리듬을 타는 게 좋다. 때에 따라서는 어쩔 수 없이 늦게 자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은 오늘은 좀 늦었네 하면서 가볍게 넘어가면 그만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수면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매일 밤 침대에 누우면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잠을 잘 자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든 잘 잔다. 일단 자고 보자, 우선순위가 잠에 있기 때문이다. 마인드 컨트롤, 멘탈관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나는 잠을 잘 잔다.” 는 평소의 믿음과 나름의 수면의식을 만들어 남다른 인생을 열어가게 된다.

[황병일 미라클수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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