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단상(12) 영화 `러빙`

최초입력 2017.04.03 21:54:09
최종수정 2017.04.03 21:55:44
영화 ‘러빙’은 사랑으로 꽉 들어차 있다. 1958년, 미국 버지니아 주에 살았던 한 부부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에는 울분과 애틋함, 감동이 뒤섞여 있다.

백인 남성 리차드 러빙과 흑인 여성 밀드레드는 당시 위헌이었던 다른 인종 간의 결혼을 저지른다. 워싱턴 D.C에서 결혼하고 돌아온 둘에게 주 법원은 25년 간 버지니아를 떠나라고 명령한다. 둘은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불안한 삶을 이어간다.
몇 차례 귀향을 시도하지만 금세 체포되기 일쑤다.

이 부부의 삶은 위태롭고 어둡다. 지인은 물론 가족들의 미움까지 받는 이들의 삶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큰 땅 위에 집을 짓고 살겠다던 러빙의 꿈이 물거품화된 것처럼,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누리고픈 결혼 생활의 로망도 전무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빙과 밀드레드의 사랑은 변치 않는다.

부부는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인권 운동의 끈을 놓지 않는다. 결국 이들의 노력으로, 1967년 타 인종 간의 결혼금지법이 위헌으로 폐지된다. 이는 사랑의 승리다.

이 사건이 있었던 당시보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종 차별은 존재한다. 여전히 부당한 대우와 그에 따른 심신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러빙’ 속 러빙 부부는 끊임없는 외부 공격들에 시달리면서도 사랑의 끈을 놓지 않았고, 승리를 이뤄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연거푸 등장하는 사랑의 훼방꾼들 때문에 지치기 일쑤였다. 실제 러빙 부부는 어땠겠는가. 하지만, 이 모든 어둠을 겪었기에 승리의 빛을 맛볼 수 있었던 거다.

‘러빙’은 막강한 사랑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름도 낭만적인 러빙이 위헌을 합헌으로 바꾼 힘 역시 사랑에 있다. 사랑은 죄가 아니다. 그것을 방해하는 것이 죄다. 아름답고 위대한 실화를 다뤘다는 것만으로도 ‘러빙’의 감상 이유는 충분하다. 진한 러브 신(scene) 하나 없이도 충분히 가슴 벅찬 로맨스를 느끼게 만들어준 이 영화, 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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