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보다 결혼이 더 좋은 이유

최초입력 2017.09.08 17:21:30
최종수정 2017.09.08 17:23:26
연애의 감정이 식고나면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기애나 이기심이 고개를 들게 되고, 평등한 관계가 아닌 갑과 을의 관계가 되면서 한쪽이 이제 감정이 식어버렸다고 통보해버리면 다른 한쪽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이별을 혼자 고스란히 당해야만 한다. 그래서 연애는 감정을 털어버리면 상관없지만 감정을 쉽게 털 수 없는 입장이 되면 너무 어렵고 마음 아픈 것이 된다.

반면 결혼이라는 것은 결혼식을 통한 계약, 양가 식구들, 재산, 놓을 수 없는 자식이라는 끈, 자신을 향한 사회적인 시선들이 모두 자기애와 연결되기 때문에 아무리 사랑의 화학반응이 끝나버렸다고 하더라도 쉽게 갈라서지는 못하고 한 울타리 안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온 시간의 정, 친밀감, 책임감을 고려하면 연애보다 훨씬 더 강한 감정들이 생긴다. 그야말로 살아가면서 몸으로 부딪히며 생기는 전우애, 동료애, 동기애가 생기는 것이다. 연애는 빠지기도 쉽고 헤어지기도 쉽지만, 결혼은 한번 발을 들이면 얽히고설킨 수많은 관계들 때문에 아주 질긴 인연이 되어 헤어지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다.
지인들에게 소개팅을 몇 번 연결해준 적이 있다. 소개팅을 해주기 전 그들에게 묻는다. “절대 양보 못하는 것 하나만 알려줘” 그러면 어떤 남자든 다 좋다는 여자들도 한두 가지씩은 말한다. 키, 능력, 얼굴, 종교 등 모두 한 가지 기준점은 명확히 갖고 있다. “이왕이면 얼굴은 잘생기면 좋겠고, 착하면 더 좋고, 집이 잘살면 고맙고, 거기에 능력까지 있으면 내가 그냥 현모양처하지 뭐.” 농담이지만 농담이 아니다.

연애하기 좋은 남자와 결혼하기 좋은 남자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연애를 할 때는 상대에게 장점이 한두 가지만 있어도 얼마든지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비까번쩍한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면 그 조건 때문에라도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게 가능할 수 있다. 혹 키가 185cm가 넘는다면 그의 슈트 맵시에 반해 그를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가 박보검처럼 잘생기고 순수하다면 그의 조건 따위는 따지지 않고 남자친구로 기꺼이 모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결혼은 이래선 안 된다. 한두 가지 눈에 띄는 장점이 있는가보다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는 남자가 더 괜찮은 남자이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남자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평범함에 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오징어, 꼴뚜기, 멍멍이처럼 보이는 것인지 모른다.
거친 물결을 헤쳐 나가기 위해 순간의 물살을 이겨내는 래프팅보다는 조정경기처럼 팀워크를 중시하고 같이 힘을 합쳐 속도를 내야하는 조정경기에 유리한 사람이 당신의 상대자로 더 좋다. 연애는 래프팅처럼 짜릿하고 인상적이고 강렬하다, 옷을 다 적시는 강한 물살에선 눈이 감기기가 쉽다. 그래서 상대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혼은 조정경기처럼 잔잔한 물살을 가르며 같은 방향과 속도로 힘을 합쳐야 빨리 나아갈 수 있다. 래프팅은 목표지점 없이 계속 계곡을 타면 되지만 조정경기는 정확한 출발선과 목표지점이 있다. 목표 없이 강한 물살을 타는 래프팅 같은 연애보다는 조금 지루하고 반복적일 수 있지만 안정적인 룰(rule)이 있고, 그 안에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할 수 있는 결혼이 나는 더 낫다고 본다.

[장성미 가족행복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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