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에는 가장 좋은 것만을 담자

최초입력 2018.05.11 10:56:07
최종수정 2018.05.11 19:35:01

사진출처: 픽사베이



외국으로 이민을 가서 사는 한국인들이 한국에 잠시 놀러 와서 하는 말들이 있다. 한국인들은 왜 웃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항상 딱딱한 표정을 짓거나 화가 나 있는 표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세 알아챈다. 우리야말로 속정이 많고 남이 어려울 땐 잘 도와주는 민족이다.
유교적인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일까? 물론 그 외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언어적으로 볼 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에 비해 표정이 풍부하지 않은 편이다. 우리나라 말은 발음 자체가 입을 크게 벌리지 않아도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입 꼬리를 잘 올리지 못한다. 입 주변의 근육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권 사람들은 발음의 특성상 입 주변의 근육이 발달되어 있는데, 이에 따라 표정이 풍부하다. 영어 사용자는 대화만 해도 표정 트레이닝이 가능한 셈이다. 입을 크게 움직이면서 말을 하면 발음이 명확해져서 남이 말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고 표정 트레이닝이 저절로 되어 인상까지 좋아진다.

그렇다면 좋은 인상은 어떤 얼굴을 말하는 것일까? 이를 위해서 굳이 관상학자들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된다. 시대마다 좋은 관상에 대한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좋은 남자의 관상을 설명한 책을 본 적이 있다.

해석이 덧붙여 있었는데 그 관상책 내용대로 충실히 그려보면 딱 부처님 얼굴에 외계인 같은 체형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 얼굴과 체형은 요즘 시대와는 맞지 않을 것이다. 딱히 표준을 정하지 않더라도 느낌이 좋은 얼굴이 있다. 즉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이미지, 단아하거나 반듯한 이미지가 좋은 인상을 준다.

그런 얼굴은 타고나는 것일까? 생김새는 타고나지만 인상은 얼굴에서 풍기는 전체적인 느낌이나 표정으로 인해 만들어진다. 평소 인상이 나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사람도 얼마든지 좋은 인상으로 바꿀 수 있는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인상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주 웃는 것이다. 단 그냥 웃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행복을 느끼면서 웃는 웃음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고 관심을 갖는 습관은 얼굴에 한결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행복한 미소를 번지게 할 것이다.

그리고 좋은 표정을 만드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좋은 표정을 가진 사람의 얼굴을 자주 보는 것이다. 만약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좋은 인상의 연예인 사진을 구해서 컴퓨터나 핸드폰 바탕 화면에 저장해두고 수시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표정이 어떤지 수시로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얼굴의 좌우가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 둘째, 두 눈이 반달 모양이 되게 한다. 셋째, 윗니만 보이게 웃는다. 넷째, 입가가 위로 올라가도록 한다. 다섯째, 머리부터 가슴까지 일직선이 되도록 편다.

이처럼 자신의 인상을 정해 놓고 만들려고 하는 것이 인위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으로 인상이 좋은 사람들의 모습이니 참고할 만하지 않을까? 사실 내 얼굴을 가장 많이 보는 건 나일 것이다. 늘 찡그린 표정을 짓는다면 그걸 보는 내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반대로 내가 내 얼굴을 볼 때 환하게 웃는다면 나 자신부터 좋은 기를 받을 것이다. 평소의 표정이 중요한 것이다.

얼굴의 어원은 ‘얼이 드나드는 굴’이다. 우리에게 ‘얼’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이 옷을 입어서 드러나는 곳이 바로 얼굴이다. 보잘것없는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은 얼굴도 보잘 것 없는 셈이다.

이런 사상은 서양에도 존재한다. 영국의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얼굴은 육체의 영혼이다.”라고 말했다. 얼굴은 사람의 신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다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수단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할 때 그 사람의 얼굴을 떠 올리는 이유일 것이다.

얼굴을 그 사람 고유의 것이 담겨있는 정신적인 부위로 보는 것이다. 만약 그 사람에게서 보이는 고유의 ‘얼’이 형편없다면 얼마나 허무한가? 지금 나이가 얼마든지 상관없이 말이다. 이제라도 가장 멋진 얼을 내 얼굴에 담으려고 노력해야겠다. 사람들이 내 얼굴을 쳐다보면서 ‘좋은 얼’이 깃들어 있다고 느낀다면 지금 무슨 일을 하든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허윤숙 작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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