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야 할 요식업 아이템에 대하여

최초입력 2018.05.16 10:43:02
최종수정 2018.05.16 19:55:17

출처:픽사베이



예비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아이템 선정은 어려운 문제이다.

우선 어떤 아이템에 꽂혀있는 경우, 그 아이템만 보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판단이 어려울 수도 있다. 애석하게도, 초보 사장님이나 예비 사장님들이 꽂혀있는 아이템은 대부분 '비 추천 아이템'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꽂혀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이 글을 잘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만약 아이템을 고르지 못한 경우라면, 판단이 문제가 아니라 고민 자체로도 충분히 어려울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이 글에서 아이템을 추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영업 하는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아이템은 당연히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내 가까운 지인이나 도움이 절실한 사람에게나 얘기해 줄 수 있는 것이지,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추천할 것은 아니다.

만약 내가 추천하는 아이템으로 장사를 했다가 잘 안되었을 경우에,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 글에서 추천 받은 아이템으로 장사를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 사장님들을 위해 어느 정도의 노하우를 풀어내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기에, '비 추천' 아이템을 꼽아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예비 사장님, 초보 사장님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소 점포 창업은 매우 불리하다

요식업에서 소 점포 창업은 엄청나게 불리하다. 우선, 점포의 규모가 10평 이하일 경우 배달 전문이 아닌 이상 주방이 매우 작아질 수밖에 없다. 주방 경험이 없는 사장님이라면 '그게 뭐가 어때서?'라고 생각하겠지만 주방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알 것이다. 주방이 작으면 일을 하기가 매우 불편하다. 주방장들이 무조건 큰 주방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주방은 대부분 기피한다.

만약 사장님이 직접 주방을 볼 작정이라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된다. 매장의 평수가 작을 수록 동선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방의 마인드와 경영의 마인드는 전혀 다르다. 주방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는 상태에서 경영까지 신경 쓰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또한 사장이 주방에 있으면 손님 응대에도 매우 불리하다.

어떤 사장님들은 '배달 전문점'이라는 아이템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배달 전문점을 차리더라도, 애매한 위치의 협소한 점포보다는 주방의 공간이 충분한 지하가 훨씬 낫다. 그 외에도 '테이크 아웃 전문점'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배달 전문점'과 '테이크 아웃 전문점'은 보통 원가절감(단가싸움)이 장사의 핵심이 된다. 그리고 초보 사장님들은 원가절감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다.

게다가 두 형태 모두 부 자재비 등의 원가절감 요소가 일반 매장보다 더 크다. 학교 앞 떡볶이 집 같은 경우가 아닌 이상, 요식업에서 소점포 창업은 매우 불리한 선택이다. 보증금 몇 백, 월세 몇 십만원 아끼려다 장사 시작부터 큰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요식업 아이템이라면 10평 미만의 소점포는 정말 '비추'이고, 20평대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둘째, 유연성이 낮은 아이템은 성공하기 어렵다

유연성이 높은 아이템이 있고, 낮은 아이템이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대표적으로 구이마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삼겹살'은 유연성이 매우 높은 아이템이다. 통 삼겹살, 옛날삼겹살, 고추장 삼겹살 등의 바리에이션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겹살이 돼지고기 중에서는 '대표주자' 이기 때문에, 목살이나 항정살 같은 다른 돼지고기 메뉴로의 확장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며, 심지어는 내장류나 소고기까지도 확장할 수가 있다.

반면 유연성이 현저하게 낮은 아이템도 존재한다. 이러한 아이템은 대부분 '유행'을 탄다. 최근 유행을 타는 아이템으로는, '컵 스테이크'가 있다. 컵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정통 스테이크를 파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정통 스테이크 전문점은 컵 스테이크를 이벤트 메뉴로 언제든지 개발할 수 있다.

컵스테이크는 일반 스테이크에 비해 유연성이 낮은 것이다. 또한 '컵'이라는 한계도 매우 분명하다. 컵에 담을 수 있는 요식업 아이템이 몇 개나 될 것인가?

또한 유연성이 낮다는 것은, 유행을 심하게 탄다는 의미이다. 이는 동시에 B.I(브랜드 아이덴티티) 전환이 어렵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국의 요식업 시장은 흐름이 정말 엄청나게 빠르다. 최근 1, 2년 사이 '반짝'했다가 사라진 요식업 아이템들을 생각하면 10개는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빠른 흐름 안에서 유연성이 낮은 아이템들은 기껏해야 1, 2년 버티고 사라져 버린다. 대만 카스테라 유행이 2016년 하반기에서 2017년 상반기까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유연성 낮은 아이템'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물론 유연성이 너무 높으면 B.I를 구축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잘되는 '삼겹살 전문점' 브랜드는 제법 있지만, 유명한 '정육식당' 브랜드는 거의 없다. 정육식당은 고기를 전부 취급하는 곳이기에, B.I 형성이 어렵고, 차별화나 마케팅에 있어서 심각한 단점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유연성과 B.I의 명확함 사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시그니처 메뉴를 정하고, 그것의 유연성과 B.I 형성 가능성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셋째, 단품으로 끝나는 아이템보다는 연쇄구매가 일어나는 아이템이 좋다

컵스테이크의 예를 계속 들어보겠다. 컵스테이크는 연쇄구매가 일어나기 어렵다. '컵'이라는 단위 자체가 그러하다. 그리고 실내에 여유롭게 앉아서 먹는 것도 아니고, 테이크 아웃이거나 오래 앉아있기가 어려운 소형 점포의 작은 테이블 & 의자일 것이다.

게다가 술과의 궁합이 그렇게 좋은 음식도 아니다.(대중적으로 술과 함께 떠올리기 어려운 아이템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다 보니 연쇄구매가 일어나기 힘들고,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전략도 특정 상권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으나, 대개의 경우 그렇지 않다. 자영업의 목적이 '롱런'이라고 보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전략보다는 연쇄구매가 일어나는 전략을 추천한다. 실제로 구이마당은 우선 고깃집이기 때문에 연쇄구매가 일어나기 쉽다.

1인분만 먹으러 오는 손님은 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술과 궁합이 아주 좋은 음식이며, 사이드 메뉴들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는 구조이다. 이러한 연쇄구매 전략은 자연스럽게 매출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넷째, 독자적인 아이템은 성공확률이 지극히 낮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초보 자영업자나 예비 자영업자가 개발한 독자적인 아이템은 절대 다수가 실패한다. 거의 100%라고 봐도 좋다. 자세한 이유는 다음 글인 "요식업에서 맛은 얼마나 중요한가?"에서 다룰 예정이기에, 기본적인 사실만 이야기하겠다.

현재 자영업 시장에서 살아남은 아이템들은, 시장의 검증을 거친 것들이다. 그리고 이 '시장의 검증'이라는 것은 그 허들이 생각보다 매우 높다. 설령 예비 자영업자인 당신이 어느 잘되는 식당에 가서, '이 정도 음식은 나도 하겠네'라고 생각하였다고 해도, 그것은 당신만의 생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잘되는 식당에는 잘되는 이유가 분명히 있고, 미각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요리 솜씨가 있다고, 미각이 좋다고, 어떤 음식을 좋아한다고 요식업에 뛰어드는 사장님들도 있다. 이런 사장님들은 절대 다수가 실패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팔면서 인건비 정도만 챙기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드는 사장님들도 많지만, 애초에 인건비 따먹기를 사업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할뿐더러,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을 받은 아이템으로도 인건비를 겨우 챙기거나 인건비도 제대로 못 챙기는 것이 2018년 현재 대한민국 자영업의 현실이다.

그렇기에 시장에서 검증 받지 않은 독자적인 아이템을 준비하는 사장님이라면, 일단은 말리고 싶다. 자영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은퇴자 사장님이라면, 독자 아이템보다는 아직 프랜차이즈화가 덜 된 가까운 지인이나 혈육에게 직영점을 부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그러한 지인이나 혈육이 없다면, 신뢰할만한 프랜차이즈가 차선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섯째, '붐'이 일어나는 프랜차이즈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나중에 프랜차이즈에 대해 설명하겠지만, 오늘은 우선 절대 들어가지 않아야 하는 프랜차이즈를 골라내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다. 일단 '붐'이 일어나는 프랜차이즈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대만 카스테라의 경우, 불과 1년만에 20개의 브랜드, 400개의 점포가 생겼다. 이건 구조상으로 망할 위험이 굉장히 크다.

이러한 형태의 프랜차이즈는 아이템을 성실하게 개발하고 시장에서 증명 받은 후 사업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프랜차이즈 업자들이 들어와서 판을 짰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구이마당의 경우, 로컬을 중심으로 가맹점이나 프랜차이즈 확장 문의가 자주 들어오지만, 매우 신중하게 직영점들을 늘려가고 있다. 부모님이 20년간 지켜오신 브랜드에 대한 책임감이 크기 때문이다.

대만 카스테라의 경우, 1년 만에 400개를 내면 하루에 매장 하나씩 올라갔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런데, 나처럼 점포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최대한의 속도로 인테리어를 쳐도, 매장 하나에 최소 한 달은 걸린다. 상권, 인테리어, 노하우 훈련 등등의 시간을 생각하면 그보다 약간 더 걸릴 것이다.

대만 카스테라는 '프랜차이즈 팀'이 붙었기에 저런 속도가 가능했을 것이고, 이는 본사가 직접 조직하거나 관리하는 팀이 아니라 '외주 형'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영업을 이어갈 확률이 높지 않다.

실제로 BBQ, 교촌, BHC '치킨 3대장' 전국 가맹점 수가 브랜드당 1000개 수준이다. 2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세 브랜드가 차근차근 늘려온 매장의 절반을 불과 1년만에 개척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기형적인 구조임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최선의 자영업은 혈육이나 아주 가까운 지인이 하는 직영점이고, 그 다음이 유명 프랜차이즈이다. 최악은 시장의 검증을 받지 않은 최악의 아이템이며, 차악은 '유행템'이다. 최악과 차악만 피해도 사장님 개인의 인건비 보전은 될 확률이 높다.

[전대성 구이마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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