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우 이사장의 直 talk(72) 시즌 2 <본부장이 時代를 말한다> 제22편 중국

최초입력 2017.08.25 20:45:59
최종수정 2017.08.25 20:50:09

이제는 소유의 시대가 아니라 공유의 시대를 주장하는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

열역학 제2법칙을 통해 인류의 성장지상주의를 경고한 '엔트로피'

수직적 권력에서 수평적 권력으로 이동하는 미래를 주장하는 '제레미 리프킨'

중국 고사에 사면초가라는 말이 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는 수 천만년 전부터 노래를 불러왔다. 율리시스를 유혹한 사이렌도 노래를 불렀고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지을 때도 노래를 불렀다. 한니발이 로마를 침공할 때나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를 정복할 때도 노래를 불렀다.
사실 그리스 역사가 호머의 일리아드 오디세이나 소포클레스 등의 그리스 비극은 다 노래의 형식으로 쓰여 있다. 현대에 맞게 번역을 하다 보니 운문을 산문으로 고친 것이다. 옛날로 갈수록 문학 형태는 다 노래의 형식이다. 고대에는 음을 붙을 수 없는 글을 상상하지 못했다. 노래가 먼저고 글이 나중이기 때문이다. 그런 거 보면 본부장이 쓰는 이런 장문을 여러분이 읽어준 건만으로도 너무나 고맙다고 해야 할 것이다. 노래는 인간의 염원이나 한탄에 곡조를 단 기도 같은 것이다. 사면초가의 고사에 나오는 한나라 병사들이 부른 초나라의 노래는 교전 상대의 멸망을 담은 집단 기도였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축출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집단 기도인 노래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체격적으로나 지능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보다 못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더 큰 신장과 머리 크기를 가져 일대 일 승부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단 한가지 약점이 있었다. 호모 사피엔스보다 감수성이 떨어졌다고 한다. 사실 그게 약점인지도 몰랐을 거다. 즉 공감 능력 말이다. 지금으로 치면 눈치가 없고 무뚝뚝한 계산 빠른 윗집 아저씨 같았다. 네안데르탈인들은 서로 감정적으로 공감하지 못했고 따라서 진심으로 공유하지도 못했다. 오로지 자신의 본능적 이해관계만을 위한 협업을 했다.

호모 사피엔스보다 신체뿐 아니라 두개골의 크기도 더 큰 '네안데르탈인'

신체적으로 더 강인하지만 정서적 공감능력 부족으로 우울증, 암, 당뇨 등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네안데르탈인'

반면에 호모 사피엔스는 지능이나 신체는 비교적 약했지만 정서적으로 매우 감성적이었다. 조그만 일에도 서로 슬퍼하고 기뻐하며 안타까워하고 함께 분노했다. 처음에는 물리적인 위계질서에 의한 수직적 연대가 강한 네안데르탈인이 훨씬 우세했지만 서로 간의 정서적 공감능력이 떨어지면서 서로 간의 신뢰가 약해져 갔다. 공감과 공유를 통한 정서적 연대가 가능했던 호모사피엔스는 처음에는 매우 열세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집단 내 네트워크의 질이 매우 높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결국 네안데르탈인을 지구상에서 완전히 축출하고 현생인류로서 자리를 잡았다. 결국 집단 노래를 부르며 서로 공감하다 보니 자연히 구강구조가 더 발달되면서 말을 하게 되고 결국 차차 글까지 쓰게 된 것이다. 사실 인류 역사는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독점하고 나서도 인류 안에 잠재되어있는 또 다른 네안데르탈인적 기질과 호모사피엔스적 기질 사이의 끝없는 투쟁이다. 무엇인가를 독점하고 배타적으로 계층화하려는 전자적인 기질과 공유하고 공감하려는 후자적 기질 말이다. 재미있게도 지금 그 전환점에 우리가 살고 있다. 16세기 대항해 시대부터 시작되어 20세기까지 꽃피웠던 독점과 차별의 시대에서 21세기부터 시작되어 천년을 갈 공감과 공유의 시대로의 이동 말이다. 본부장이 그토록 M 세대에 대해 언급하고 극찬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공감과 공유의 시대를 열, 외계인도 알파고도 이겨낼 진정한 호모사피엔스적 인류이다. 인류적 의무감이 겸비된 세대 말이다.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초한지 최대의 悲劇 '사면 초가'

悲劇 '사면 초가'의 카타르시스를 담은 중국 전통 경극을 영화화한 첸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자가 겪는 가장 비참한 최후 '오이디프스 왕'

그 유명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며 테베 시를 멸망에서 구하는 영웅 '오이디프스 왕'

토로이 전쟁의 영웅이지만 순간적 판단 착오로 파멸을 맞아 자살하는 '아이아스'

공포영화의 소재로 최고 인기를 누렸고 전쟁 영웅의 운명적 파멸과 사랑을 모티브로 쓰인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사면초가는 초한지에 나오는 서초패왕 항우의 비참한 최후를 담은 고사다.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래가 울려 퍼지던 날 항우의 처인 우희는 패왕 항우의 눈앞에서 마지막 노래와 춤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자결한다. 오추라 불리던 그의 애마는 강물에 몸을 던진다. 혼자 남은 항우는 한나라 병사들에게 포위되고 생포하지 말고 죽이라는 유방의 최종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스스로 목을 베고 자결한다. 호적수인 유방의 손에 죽기는 싫었을 것이다. 이 장면은 인간적의 운명적 파멸을 담은 오이디프스나 아이아스 같은 그리스 비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사면초가를 항우와 우희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에 더 포커스를 잡고 싶었던 것이 중국 대중의 민심이었는지, 이후 수 백년 동안 경극 <패왕별희>로 민간에서 공연된다. 공포영화로 각색되어 유명한 19세기 영국 작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도 사실 모티브는 전쟁 영웅의 운명적 파멸과 사랑이다. 삼국지는 위, 촉, 오 삼국이 세력균형을 이룬 비교적 안정된 상황에서 등장인물의 개인적 캐릭터보다는 전술 또는 전략적인 기발함에 더 주목하는 작품이지만 초한지는 초, 한 두 나라가 어느 한쪽의 전멸을 가정하고 진행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의 인간적인 캐릭터에 좀 더 주목하고 있다. 영웅이란 위급할 때 나오는 법이다. 초한지에는 각 리더들이 조직의 극단적 위급상황에서 취하는 인간적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특히 초한지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항우의 최후 장면은 항우 자신의 한계적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눈앞의 죽음을 초월하려는 초인적 기백이 초한지 전체를 뜨겁게 달구는 최고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명작이라고 하는 작품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자연이나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이 아니다. 바로 보잘 것 없이 평범한 인간이 극단적 상황에 놓여 있을 때 행하는 초인적인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순응에 경이로워 하는 것이다. 본부장이 서두에 초한지로 생각하고 삼국지로 행하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한지의 등장인물들이 겪는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극도의 고뇌 말이다.

'진시황릉'

영화 '미이라 3'에서도 출연한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4륜 마차'

사회주의적 측면에서 더 중요시되었던 중국 역사상 최초의 민중 혁명 '진승과 오광의 난'

최후의 순간 항우가 극도의 공포를 초극하려는 동안 유방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지난날 서초패왕 항우에 비해 출신이나 외적 능력 어느 하나 남다르지 않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을 것이다. 작품의 시작부터 항우는 귀족이었다. 반면에 유방은 일개 평민이었다. 중국 역사는 한의 유방과 함께 명의 주원장처럼 평민이 주도해서 황제가 되거나 수, 원, 청 등 북방 이민족이 황제가 되는 경우가 더 쉬워 보인다. 특정 명문 가문이 왕권을 차지하는 꼴은 못 보는 것도 있지만 일단 리더십에 중요한 요소인 카리스마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단적인 배경 설정이 오히려 극단적인 결과를 낳기에 훨씬 수월하다. 사실 이런 극단적 설정이 나오게 된 극단적 빌미가 바로 진시황이다. 중국 최초의 황제라서 시황제이다. 스스로 '왕'이란 말을 버리고 '황제'라는 말을 만든 사람이다. 이전에 없던 말을 스스로 만든 공식 용어 중 가장 오래 쓰는 단어일 것이다. 재미있게도 이 시대 이런 차별적 단어를 무색하게 한 인물이 하나 있었다. 진나라 말기 진승이다. 그 유명한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으리오'라는 말을 한 사람이다. 이미 인류는 기원전부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본부장이 보기에 인간적 매력은 항우나 관우가 최고지만 이들이 모두 그들이 원하는 뜻을 펼치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은 이유는 너무 귀족적이거나 엘리트적, 즉 차별이라는 핵심가치 때문이라고 본다. 만약 귀족이었는데 반대로 대중적인 것을 지향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관우도 그의 죽음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게 요즘 항간에 회자된 개 돼지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다. 오나라로부터 들어온 청혼에 대해 손권을 개로 자신을 호랑이에 비유하는 말을 한 이야기는 그의 파멸을 예감하게 하는 말로 충분하다. 본부장이 늘 말하지만 인간은 인간적인 '멋'도 있어야 하지만 인간적인 '맛'도 있어야 한다. 애플의 영감을 일으키는 사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길거리 아이들이 쥐고 있는 간식거리 될 수 있는 사과도 중요하다.

중국 최초의 중앙집권제를 추진한 진시황을 시해하려다 실패하는 연나라 사람 '형가'

風蕭蕭兮易水寒 / 바람은 불어오고 이수 강물은 차가운데 壯士一去兮不復還 / 한 번 간 장수는 다시 오지 못하리 형가가 진시황을 죽이러 가기 전 이수(易水) 강변에서 불렀다는 '이수가(易水歌)'

본부장이 말한다. 여러분은 반드시 멀리도 가까이 볼 수 있는 조리개가 달린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보는 멋도 눈앞의 맛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미래를 보지 못하거나 또 눈앞을 보지 못해도 팔로워들은 떠나니 말이다. 항우와 관우가 죽은 이유는 팔로워가 떠났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방의 팔로워가 많아진 것은 그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그가 따르는 자의 생각을 꿰뚫었기 때문이다. 리더가 감이 떨어졌다고 하는 말은 팔로워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른다는 말이다. 물론 역사상 모든 평민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평민이 최고 리더가 되면 평민이 살기 좋아질 거라는 생각 말이다. 결론적으로는 똑같거나 오히려 자신의 부족한 정통성을 확립하고자 더한 폭압을 일삼기도 한다. 하지만 당시의 가장 악당은 진시황이었다. 모든 세상 사람들의 공적(公敵) 말이다. 권력이 무엇인가에 대해 역사적으로 진시황만큼 보여준 자도 없다. 오죽하면 이름도 정치(政治)할 때 '政'이겠는가. 가장 극단적 권력 현상을 보여준 샘플이기에 가장 극단적 반대 샘플이 나온 것이다. 평민 황제 말이다. 이 중국 최초의 평민 황제 스토리가 초한지다. 흔히들 어르신들이 민심은 천심이란 말을 하신다. 이 말은 삼국지나 초한지 모두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다. 그중에 초한지는 이 말이 그저 작품의 처음과 끝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삼국지가 개인의 상식적 행동에 역점을 둔 전략적 사고를 키우는 작품이라면 초한지는 그 상식적 행동의 근거가 되는 민심의 명령을 이해하고 인류적 의무감을 깨우치게 만드는 작품이다. 삼국지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면 초한지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더 보여준다. 즉 우선순위와 금기사항 말이다.

중국 고대사의 대부분을 기술한 사마천의 '사기'

이 금기사항을 보여주는 최고 사건이 초한지 흥행의 최고 스타 한신의 죽음이다. 일반적으로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토사구팽의 예로 가장 많이 쓰이는 사건이다. 비슷한 시대 서양에서도 살라미스 해전의 명장 테미스토클레스가 독재자로 몰려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것과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그리고 로마의 전설적 영웅 시저도 모두 매한가지이다. 모두 적이 아닌 내부의 배신으로 말이다. 역사적으로 뛰어난 자의 최후는 대부분 내부의 적에 의해서다. 이유는 이들의 대중적 인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뛰어나다란 말의 뜻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피상적으로만 보면 이들이 인기와 상관없이 업무적으로만 뛰어났다면 아마 천수를 누리고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극히 제한적인 개인적인 업무를 제외하고 조직에서 혼자 이루어지는 업무는 하나도 없다. 모두가 협업이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의사나 법조인도 전문직이라고 무조건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큰 병원은 물론이고 조그만 병원이라도 후배 의사나 간호사들을 잘 다루지 못하면 병원 문 닫는 거는 시간문제다. 변호사는 아예 영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인관계가 안되는 변호사나 검사는 아예 출세할 생각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일 잘하는 사람은 조직 안에서 리더로서 인정을 받는 사람이다. 앞서 이야기한 테미스토크레스, 한니발, 시저는 문헌으로도 이미 병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고 확인된다. 한신도 마찬가지다. 그가 한 말은 본부장도 항상 되뇌던 말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말이다. 유방이 한신에 물었다. 한신 자네는 얼마의 병사를 관리할 수 있느냐 했을 때 한신이 한 말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이다. 아무리 많은 수의 팔로워들에게도 꺼릴 게 없는 스스로의 도덕적 무장과 대중적 소통 능력이 있다는 말이다.

청년 시절 무리배의 다리 사이를 기어가는 모욕을 참아내는 이상적 현실주의자 '한신'

전쟁의 신 한니발에 필적한 중국 역사상 최고의 군 전략가지만 토사구팽 당하는 '한신'

연전연승의 무공에도 불구하고 반역의 죄를 쓰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 중국의 이순신, 송나라 시대 '악비'

대중적 소통 능력의 근원적인 힘은 의무감에서 나온다. 본부장이 이야기하는 바다 같은 사람은 조직을 넘어 인류에 대한 의무감이 있는 사람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말이 입에서 나와도 스스로의 양심에 거리끼지 않는 것이다. 한신이 나중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발언인 자신은 다다익선이지만 유방은 10만 명 정도를 관리할 수 있다고 한 말은 사실 한신이 바라본 유방의 의무감의 크기였을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리더로서의 마음을 들켰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의무감의 정도를 들킨 것이다. 유방은 심한 모멸감으로 치를 떨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가 인간이라면 말이다. 물론 그것을 극복했다면 유방은 권력을 떠나 한신보다 더 위대한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항우를 죽이고 한신을 죽이면서 유방은 황제의 대업을 이루고도 칭송받지는 못하는 자가 되었다. 이게 초한지가 주는 민심의 양면성인 것이다. 자신은 고귀해지고 싶어 하면서도 남의 평범함을 선호한다. 다스 베이더 경은 미천한 출신으로 제국 군의 2인자가 되었기에 스타워즈 전편의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다스베이더 경의 스토리는 정확히 한신의 스토리와 기본 골격이 동일하다. 가장 평범한 환경에서 자라서 가장 유별난 통과의례를 거친 비운의 2인자 말이다. 여기서 살만 다르게 붙인 것이다. 대중이 가장 좋아하는 극적 캐릭터의 유형이다. 이유는 인간적 고뇌라는 것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 유형이니 말이다. 이제 알겠는가. 민심이 가장 원하는 리더는 자신이나 공동체에 대해 가장 많은 고뇌를 하는 사람이다. 그뿐이다. 아니 그게 일상생활이 되어 하등의 스트레스가 아닌 자 말이다. 본부장은 어린 시절부터 대규모 조직을 관리해본 경험을 통해 그것을 몸으로 체득했다. 그리고 역사의 모든 위대한 인물들이 보여준 샘플로도 이미 그것을 확인했다. 부디 명심하기 바란다.

민심은 현상 유지가 아닌 스스로 책임지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리더를 원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진취성과 개혁성의 상징으로 부각되는 '조조'

사실 초한지는 항우, 유방, 한신으로 압축되는 각각의 포지션에 처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인간적 고뇌 스토리다. 이것을 읽어가면서 민심이란 무엇인가를 배워가는 것이다. 초한지에는 삼국지에 주로 나오는 스토리인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역전승의 쾌감은 없다. 하지만 삼국지는 결국 최강국인 위가 최종 승자가 된다. 반대로 초한지는 열세였던 유방이 최종 승자가 된다. 느끼는 게 없는가. 당장의 승부와 최종의 승부란 이렇게 다른 것이다. 삼국지에서 제아무리 공명이 승리를 밥 먹듯이 했다고 하더라도 결정적인 승부수는 아니었다. 전투와 전쟁은 틀린 것이고 전쟁과 정치는 또 틀린 것이다. 내가 어디를 최종적 승부처로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어차피 인생은 유한한 것이고 한 번밖에 못 그리는 도화지다. 스케치가 완성품일 수도 있고 수채화 또는 유화가 완성품일 수도 있다. 뭐든 여러분이 정하는 거다. 그것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나라는 작아도 선진국이고 스스로 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가난하다. 요즘 중국에서는 진시황에 대한 재평가가 한창이라고 한다. 한때는 가장 파쇼적인 인물로 선정되어 대중의 지탄을 받는 대상이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한나라 고조보다 더 높은 평가를 하는 듯하다. 마치 촉한 정통론을 자처하는 유비보다 요즘 조조에게 더 관심이 쏠리듯이 말이다. 조조나 진시황이 근래 가지는 긍정적 이미지는 진취성과 개혁성에 있다고 한다. 어지러운 현실에 미래지향적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로서 말이다. 그만큼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 리더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며 입바른 소리 하는 리더가 더 많은 세상이라서 그럴 것이다.

대중들은 말에 지쳤다. 이제는 행동이다 '행동력의 시대>

중국의 역사 문화, 문인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위 치우위(余秋雨)의 '중국 문화답사기'

균형 잡힌 사고로 바람직한 삶을 이야기한 린위탕(林語堂)의 '생활의 발견'

TV를 틀면 국가 또는 사회에 대한 정의로운(?) 비판을 하는 논객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자신이 책임지고 스스로 바꿔보겠다는 검객은 없다. 개인적 인기를 위해 대중의 이목은 끌고 싶지만 자신의 희생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싫은 것이다. 자기 피는 아깝지만 남의 피를 즐기기 시작할 때 로마는 기울기 시작했다. 내가 아픈 만큼 남도 아플 것이라는 공감에서부터 사람이 살만한 사회가 시작된다. 요즘 층간 소음이나 아파트 흡연 문제로 이웃 간에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밤중에 부적절한 소음을 내거니 담배를 피우는 것도 큰 문제지만 본부장은 그것을 어느 정도 선까지는 참아주는 사회도 솔직히 멋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익을 한치라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제 공유의 시대로 접어드는 21세기는 더 이상 내 것만을 주장할 수는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질 것이 점점 줄어드는 저성장 시대에 과연 소유에 대한 개념을 풍요로웠던 20세기만큼 내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본부장은 그래서 앞으로 중국을 가장 주목한다. 중국인이 가진 '유장함'과 '호탕함'이 독점과 차별로 점철된 20세기에는 외면당했을지 몰라도 이제 시작된 공유와 공감의 21세기에는 빛을 발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이 자신들이 가진 이 훌륭한 정신 유산을 버리고 구시대의 청산 대상인 독점과 차별을 선택한다면 모든 것은 공염불이겠지만 말이다. 본부장은 중국이 지난 수 천년 동안 자신들의 역사에서 발휘되어왔던 인류적 의무감으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리더 국가가 되길 기대한다. 끝으로 중국의 역사 문화, 문인들의 발자취를 담은 에세이, 위치 우위(余秋雨)의<중국 문화답사기>와 균형 잡힌 사고로 바람직한 삶을 이야기한 린위탕(林語堂)의 <생활의 발견>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중국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잡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에게 멋진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들이다. 지금껏 본부장을 열심히 따라와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본부장과 22개국을 거치며 이야기한 모든 것을 머리에 떠올리며 마지막으로 이 두 책을 다 읽고 난 후면 여러분들 스스로가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지금까지 함께 한 여러분의 앞길에 반드시 신의 가호가 있을 것이다.

[정민우 청년의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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