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또다른 경험이다

최초입력 2017.08.29 18:21:09
최종수정 2017.08.29 18:21:59
저는 우울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악을 듣거나 노래를 부릅니다. 특히 노래 부르기는 초등학생 시절 사촌누나의 영향으로 가요를 좋아하게 되면서 즐겨 불렀습니다. 그래서 제 노래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노래자랑대회가 있으면 꼭 나가고 싶었습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어느 날 고등학교 재학시절 동네에 모 방송국에서 하는 노래자랑 프로그램 예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게 기회다 싶어 빨리 신청을 했습니다. 예선 날이 되어 갔더니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30분 정도 기다리는데 굉장히 떨리고 긴장이 되었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 그 때 유행했던 신승훈의 '그 후로 오랫동안'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역시 너무 떨려서 마지막에 음 이탈을 하여 예선에서 떨어졌습니다. 노래방 가서 부를 때는 잘 되었는데, 본 무대에서 잘하지 못한 것 같아 실패라고 여겼습니다. 노래를 끝내고 들어가는데도 내 실력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했습니다. 그 이후로 노래대회에 나가는 것이 두려워서 다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들어간 후 학교 축제 때 단과대별로 노래자랑을 열었습니다. 여기서 1등을 하면 학교 전체 가요제 본선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닫혀있던 제 마음도 다시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다시 노래방에 가서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이 때 부르던 곡목이 이승환의 '천일동안'이었습니다. 두 번의 간주가 있고, 처음에는 잔잔하게 시작하여 올라가다가 클라이막스에서 폭발하는 노래입니다. 연습 할 때는 저음과 고음이 잘 연결되는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전날까지 열심히 연습하고 드디어 본 무대에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또 너무 긴장하고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목도 조금 쉬어서 마지막에 고음처리를 하지 못하고 음이탈을 해버렸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부르고 내려왔지만 숨고 싶었습니다.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여 주위에 노래자랑에 나가니 많이 보러와 달라고 했는데, 결과는 그 반대로 나왔습니다. 또 한 번의 실패를 한 거 같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일단 노래자랑에 나간 것은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2학년이 되고 나서 다시 한 번 후배와 노래자랑에 도전했습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고 후배가 있어서 좀 든든하기도 했고, 두 번의 노래자랑대회에 나간 경험이 있어서 그렇게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육각수의 <흥보가 기가 막혀>를 후배와 파트를 나누어 노래방에서 연습했습니다. 역시 노래자랑대회 전날까지 맹연습하고, 본 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전주가 시작되고 리듬에 맞추어 처음부터 끝까지 후배와 같이 호흡을 맞추어 열심히 불렀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음이탈도 없었고, 그냥 무대를 즐기듯이 후배와 함께 춤도 추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관중석에서 열광적인 반응과 함께 엄청난 박수와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 모습을 후배와 보는데 뿌듯했습니다. 내 노래가 잘 부르고 못 부르는 걸 떠나서 관중들에게 어필한 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전의 실패가 저에게 또 다른 경험을 해주게 하였습니다. 오늘 당장 실패했다고 해서 그것이 다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번의 실패가 오히려 또다른 경험이 되어 작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황상열 인생모멘텀연구소 소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