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 교훈을 찾아라

최초입력 2017.09.26 11:40:35
최종수정 2017.09.26 17:10:08
현재 저는 도시계획 엔지니어 및 토지개발 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땅을 가진 토지주가 어떻게 개발할지 의뢰하면 저는 그 땅에 대한 현재 용도를 파악하여 추후 어떻게 개발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더 나아가 그 토지에 대한 인허가 방식까지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우리나라 땅은 여러 용도로 구분되어 관련 법규상 건물을 다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을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몇 년 전에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땅을 관련 법규에 맞추어 분석한 결과, 도저히 법규상 단독주택을 제외하곤 상가 등을 지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법규상 이 토지에는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다고 검토서를 써서 클라이언트에게 보냈습니다.
그렇게 일이 마무리되는 줄 알고 다른 땅에 대한 검토를 한창 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그 클라이언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반갑게 전화를 받았는데 저 멀리서 고성이 들렸습니다.

<출처:픽사베이>



“야! 이 땅에 다른 상가도 지을 수 있는데 왜 너는 못 짓는다고 검토서를 써서 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 일을 똑바로 하는 거냐! 마는 거냐!”

하시면서 사무실로 찾아오겠다고 하셨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무엇이 또 잘못된 거 같아서 다시 검토서와 관련 법규를 찾아보고 해당 시청에 다시 문의를 했습니다. 다시 검토해 보니 제가 다른 법규에서 규정된 항목을 빼먹고 검토를 한 것이었습니다. 땅에 대한 원래 법규와 해당 조례에서 상가를 못 짓게 되어 있는데, 그 다른 법규에 의해 지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엄연히 제가 잘못 검토하게 된 꼴이 되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잠시 후 찾아왔습니다. 저는 제가 잘못했으니 할 말이 없었습니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면서 제가 한 개 항목을 빼먹고 검토했다고 솔직히 시인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제가 먼저 사과를 하니 조금 기분이 누그러뜨린 상태가 되었지만 그래도 일을 똑바로 못한 책임은 묻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검토 하나로 개발에 투입되는 돈까지 관여가 되어 확실한 유무를 밝혀져야 하는데, 전문가인 제가 일을 망쳤으니 아마도 클라이언트도 투자받는 쪽에서 거절을 당한 거 같았습니다. 다행히 시말서를 쓰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어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습니다.

<출처:픽사베이>



괴로워하는 저에게 상사가 술자리에서 하시는 말씀이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나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한번 똑같은 실패를 했는데 또다시 하는 건 우리 같은 전문가에게 패배나 다름없어. 한번 실패에서 다시 교훈을 찾아서 그와 같은 케이스가 있을 땐 다시는 실패하면 안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꼼꼼하게 보지 못한 저에게 지난 업무 실수는 몇 번 더 있었지만, 거기에서 다시 교훈을 찾아서 법규를 더 꼼꼼하게 보고 해당 관청에 모르는 것은 더 물어보면서 리스크를 줄여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실패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같은 실패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서 다시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황상열 인생모멘텀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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