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최초입력 2017.12.27 10:46:55
최종수정 2018.01.02 09:28:00

출처 : 구글

"스타트업 한번 해볼까?"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의 등장과 함께 지긋지긋하게 들리는 그 단어. 바로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그 단어가 마치 대단한 양 사용된다. 90년대 닷컴 버블 이전 까지만 하더라도, ‘벤처’기업이라는 말이 주류를 이뤘다. 기술 기반의 사업, 미래를 보고 모험하는 기업들을 벤처라고 말했다.

정의를 내리자면, 미래 부가가치가 높거나, 폭발적인 성장(Exponential Growth)이 가능한 사업을 흔히 스타트업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치킨집을 하면 최대한으로 벌 수 있는 매출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2호점 3호점 늘려 나가려면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치킨 집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만들면 전국에 있는 고객에게 한 번에 도달 가능하다.

경영 컨설턴트가 되기 전,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미리 알게 되다. ‘해양’이라는 특수 분야 대학을 나왔는데, 사실 이쪽 동네의 친구들은, 거의 스타트업이란 단어 자체를 접하지 못했다. ‘창업’이란 단어를 친구들에게 물으면, 해운선사나 브로커사업을 하거나 치킨집을 창업하는 것을 떠올렸다.

허나 필자는 일찍이 마윈, 손정의, 스티브 잡스 등의 스토리를 접하며 ‘스타트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학생시절 사업에 도전 했다. 이러한 마인드와 함께 말이다. "항상 밑바닥 현장 일만 해왔고, 사업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사실 밑바닥부터 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뭔가 쿨해 보인다."

젊은 마인드, 수평적인 기업구조, 빠른 의사결정 등등. 기존 중소기업 사장님 마인드와는 좀 다른 매력을 느꼈다. 실제 정부지원사업을 받아서 도전했다.

회사를 창업한 것이 아닌, ‘스타트업’을 창업다고 생각 했을 땐, "앱이나 플랫폼만 만들면 시스템에서 돈이 콸콸 벌릴 거야"라는 착각 속에 살았다. 정작 팔아야 한다는 마인드, 그리고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내 사람을 만들고, 내 세력을 키워가고, 내 영토를 확장 해 나가는 것. 그것을 간과한 것이다.

결국 답은 ‘돈 벌 줄 알거나, 사람을 얻을 줄 알거나’이다. 탁상공론으로 "치킨집을 연결하는 플랫폼"만들자 하기 전에, 치킨집 점주 분들이 무엇을 고민할지 먼저 고민하는 것. "우리는 이걸 할 수 있어. 한번 해보자".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말이다.

아래 세가지 질문 중, 과연 어디에 속하는가?

"내가 만든 아이디어를 세상에 구현 하는 것이 목적인지?"

"서비스를 제공해서 많은 사람들이 쓰는 게 목적인지?"

"단순히 많은 돈을 버는 게 목적인지"




물론 성공적인 기업체 매각이 가능하다면 모르지만, 세가지 중 짧은 시간에 동시에 따라오는 건 없다. 명확한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당신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세 가지 우선순위가 혼재되어서 이도 저도 아닌 성과를 얻게 된다. 목적이 불분명하면, 목표가 불분명해지고, 목표가 불분명해지면,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결국 양질의 성과를 얻을 수 없다.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과정들을 이해하고,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 "사업"의 형태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어떠한 분야 건 사업이 가능하다. 한 번도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돈을 벌 수는 없다. 한 번도 ‘나’를 팔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내가 만든 걸 팔 수 없다.

(판다는 것에, 취업시장에서 나 자신을 파는 것도 해당한다. 나를 기업에 팔아서, 20~30대에 연봉 3억 찍은 사람이, 사업을 하면 과연 못할까? )

세상에 성공했다고 나온 대부분의 기업가들은 ‘파는 걸’잘했다.

손정의도 아이디어를 발명해, 직접 교수와 연구진들을 설득해 자기가 만든 도안을 기초로 제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시제품을 기업들에 들고 가서 팔았다. 그렇게 만들어 판 제품이 Sharp사의 번역 전자사전이다. 30년도 전에 약 10만 달러를 번다. (지금으로 따지면 약 100억 정도일 것이다)

"돈이란 놈을 한번쯤은 이겨내는 사람은, 창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스티브 잡스도 시대의 혁신가로 불리지만, 사실 세일즈 맨이었다. 워즈니악이 만든 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컴퓨터 매장 점주들에게 가서 설득하고 판매했다. 잘 파는 스킬이 진화해 "사람들을 모아놓고 박수 받으면서 물건 파는" 프레젠테이션까지 이어진 것.

스타트업, 창업, 사업. 용어가 사실 혼재된다. 창업의 원래 어원은 "국가를 세우는 것"을 말했다. 지금은 비즈니스업계에서 회사를 시작하는 데 주로 쓰인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한다. 스타트업을 하면 쿨하고 멋있는 거고, 그냥 일반 중소기업을 하면 멋없고 그런 거 없다.

실제 쿨하고 멋져 보이지는 않지만, 돈을 쓸어 담는 사업가들이 부지기수이다. 인테리어 업이던, 건설업이던, 디자인이던, 개발 외주, 요식업(프랜차이즈), 기타 등등. 곳간에 계속 쌀을 쌓아가는 사업가들이 부지기수이다. 우리는 따라서 상거래(Commercial Activity)에 대한 이해를 분명히 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영자면 사장실도 갖추고, 체면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쿨해 보이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오히려 역설적으로 더 나를 내려놔야 한다. 경영자로서의 권위, 직위로 오는 권력, 자존심 등 말이다. 성장이 빠른 기업일수록, 경영자의 자질은 훨씬 더 중요하며 직접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허드렛일까지 대부분 해야 한다. 또한 수평적이다? 라는 말은 ‘리더의 의견에 힘이 약해진다’라는 말이다. 월급보다는 지분을 나눠 시작하기도 한다. 따라서 사장으로서의 권위 역시 단순 중소기업의 사장보다 낮아진다. (물론 진정한 리더쉽이라는 개념은 별개이다)

결론은, 내 기업을 스타트업의 문화로 가꿔 나가면 된다. 반대로 B2B 시장에서 수백억 대 매출을 내고 있는, 협력업체, 중소기업 오너들로부터, 스타트업들 역시 사업/상거래의 지능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본질은 ‘기술이건 이윤이건, 세상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경영지도사, 홍 용 호

[홍용호 TDCG CEO & Fo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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