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를 통해본 명의신탁재산의 재산분할에 대하여

최초입력 2017.12.28 09:53:17
최종수정 2017.12.28 20:31:58

사진:jtbc



연말이 다가온다. 매년 각 방송사의 연기대상을 너무 재밌게 보는데 2017년 최고의 드라마를 꼽으라면 나는 단연 품위 있는 그녀를 뽑을 것이다. 멜로, 스릴러, 코믹 등 많은 요소들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1회부터 최종회까지 매주 열렬히 기다리던 드라마였다.

드라마 속에서 극중 우아진(김희선 역)은 남편의 외도로 큰 충격에 빠지게 되고, 용서하고 넘어가려는 본인의 노력과는 달리 미안함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남편의 태도에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우아진은 이혼소송을 위해 변호사를 찾아가서 소송을 준비하게 되는데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었던 아파트의 명의가 남편의 불륜녀인 극중 윤성희(이태임 역)에게 이전되어있음을 알게 된다.
이에 분노한 우아진은 아예 그 아파트로 가서 짐을 풀고 윤성희를 ‘첩’이라 칭하며 ‘웃픈’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그렇다면 실제 이혼재판에서는 타인명의 재산의 재산분할을 받는 것이 가능할까? 공동재산임을 입증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 원칙적으로 타인명의의 재산은 재산분할대상이 되지 않고, 부부가 공동으로 이룩한 부부명의의 재산만이 이혼소송에서 분할된다. 그러나 위 드라마에서처럼 혼인관계 내에서의 재산을 소송 직전에 내연녀에게 명의이전 했다면 재산분할대상으로 산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부부 중 일방이 오랜 시간에 걸쳐 타인에게 현금을 빼돌려 재산을 형성하였다거나 하는 등 위 재산이 부부의 재산이고 명의만 타인의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 어렵다면 사실상 분할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판례는 “제3자 명의의 재산이라도 부부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는 부부 일방 또는 쌍방이 지배하고 있고, 단지 명의만을 제3자에게 신탁한 것이라면 당연히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명의만을’이라는 것이다. 제3자는 전혀 재산에 기여한 바가 없는데 명의만을 제3자로 해 두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쟁점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입증은 어떻게 해야 할까?

드라마에서는 무능력하고 철없는 남편으로 그려진 극중 안재석(정상훈 역)이 자신의 내연녀에게 명의이전을 하면서 명의신탁약정서를 받아놓은 장면이 그려진다. 명의신탁 약정서란 해당부동산이 실제로는 갑의 소유인데 을 앞으로 명의만 해 두는 것임을 양 당사자가 확실시하는 증서이다. 따라서 이혼소송에서 이러한 약정서가 등장한다면 당연히 명의신탁의 입증이 용이하다. 드라마에서 안재석도 윤성희에게 명의를 이전하면서 추후에 이 재산을 다시 돌려받아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고, 윤성희는 자신이 어떤 서류에 서명하는 지도 모른 채 마냥 아파트를 받는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드라마에서 많은 재밌는 장면들이 있었지만 명의신탁약정서가 등장하는 위 장면이 참 인상 깊었다. 사랑하는 부인과 예쁜 딸을 두고도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 외도행위를 하고 마는 철없고 어리석은 안재석이 본인의 재산을 지키는 법은 알고 있었다는 것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극중 우아진에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드라마를 통해 짧은 법률상식을 소개해 보았다. 종편드라마였기에 연기대상을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내년에도 이렇게 한회도 놓치기 싫은 드라마를 또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최유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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