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권소송,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까?

최초입력 2018.01.05 10:37:56
최종수정 2018.01.05 17:16:32

사진:픽사베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양육권소송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작년에 종영한 드라마 완벽한 아내, 돌아온 복단지에서도 자녀의 양육권을 서로 갖겠다고 주인공들끼리 다투는 모습이 비춰졌다. 그렇다면 실제로 양육권소송은 어떻게 진행될까. 이혼상담 시 많은 분들이 문의하는 질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위자료, 재산분할 등 금전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의 경우에는 처음엔 아무리 치열해 보이는 싸움일지라도 결국 반 이상의 사건이 조정(소송 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마무리 되곤 한다. 그러나 양육권 다툼이 주된 쟁점인 소송에서는 조정이 정말 어렵다.
양육권은 재산처럼 나눌 수가 없는 개념이기에 그러하다.

이럴 때면 아이를 나누라는 솔로몬 왕의 제안에 그렇다면 차라리 아이를 양보하겠다고 하던 이야기 속 어머니가 생각난다. 이 이야기는 우리 민법에서 말하는 ‘자의 복리’를 잘 설명해준다. 양육권소송에서 가장 주가 되는 기준은 ‘자의 복리’인데 이는 쉽게 말하면 아이의 행복을 의미한다. 부모 양쪽이 양육권을 모두 갖고 싶을 때는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우리 법원의 태도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를 결정할까?

양육권이 이혼소송에서 주된 쟁점이 되는 경우 법원에서는 사건을 ‘가사조사’에 회부한다. 가사조사라는 개념을 처음 듣는 분들이 많을 것인데 이는 넓게 말하면 이혼사건에서 당사자들의 갈등의 원인, 배경, 상황 등을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위자료, 재산분할 쟁점이 치열한 사건에서도 이 절차를 거치기도 하지만 대부분 양육권 문제가 있을 때 진행한다.

여기에서는 ‘양육환경조사’라고 하여 자녀를 키우는 양쪽 당사자의 환경(부모의 성격, 경제력, 양육 보조자의 유무, 주거환경 등)을 심층적으로 조사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출장조사를 통해 아이가 실제 생활하는 환경을 눈으로 살피는 것도 포함한다.

이러한 조사를 진행하는 주체는 재판장이 아닌 ‘가사조사관’이다. 가사조사관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1~2회, 총 3~5회 가량 위 절차를 진행한 후 부모 중 어떤 쪽이 자의 복리 즉, 아이의 행복을 위하여 양육권자로 적합한지에 관한 의견을 재판부에 개진하게 된다. 재판부에서는 이렇게 올라온 가사조사보고서와 재판에서의 변론내용 등을 모두 종합하여 양육권자를 지정하게 된다. 따라서 이혼소송에서 양육권다툼이 있는 경우 소송은 양육권다툼이 없는 경우에 비해 훨씬 길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의 입장을 고려하여 양육권자를 정한다는 것이 당연히 짧은 기간 안에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양육권은 대부분 ‘경제력’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경제력은 양육권을 판단하는 많은 기준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오히려 경제력이 없는 가정주부가 경제력 있는 아버지보다 양육권자로 지정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는 혼인생활동안 부부 중 주된 양육권자가 아이들의 어머니였다는 점, 그렇기에 자녀와의 애착이 더 강하다는 점을 경제력에 우선시 했다는 결론이기도 하다.

또한 아버지는 무조건 양육권다툼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당사자들을 자주 만나곤 한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물론 결과만 놓고 본다면 대부분 아이의 어머니가 양육권자로 지정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앞서 말했듯 혼인기간 중 어머니가 자녀의 주된 양육권자로 아이와 애착이 더 강한 것이 통계적으로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부부와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게 아이의 어머니가 육아에 무관심해왔다거나 알콜 중독, 폭력성향 등을 가지고 있고 자녀역시 아버지와 애착이 더 강하다면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별거기간이 길었고 자녀를 아버지가 쭉 양육해왔을 경우에는 더더욱 양육권자로 아버지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양육권분쟁이 있을 경우 법원은 매우 깊이 있게 검토하여 자녀의 양육권자를 지정한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을 두고 여러 차례 한 가정을 들여다본다 하더라도 아이들의 마음과 그 가정의 환경을 완전하게 알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간혹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양육권소송은 항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렇지만 소송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꼭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소송기간 중 가사조사관들의 도움으로 면접교섭이 더욱 원활히 이루어지고 이것이 잘 자리 잡으면 소송이 끝난 후에도 당사자들끼리 면접교섭을 협의하는 것이 더욱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즉 소송기간에 이혼 후 부부가 아닌 자녀의 부모로서 만나는 것을 연습하게 되는 것이다.

이혼전문변호사이기 전에 한아이의 엄마이기에 양육권소송을 진행하다보면 가슴한편이 아파 올 때가 참 많다. 이혼가정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는데 부디 면접교섭만큼은 좀 더 많은 법적 강제수단이 강구되어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권리가 되길 바라보며 이 글을 마친다.

[최유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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