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내 소원을 들어줘!

최초입력 2018.01.08 10:07:23
최종수정 2018.01.08 21:00:50
선물을 주는 문화와 크라우드펀딩이 콜라보했다. Virgin Atlantic이 크리스마스에 가고 싶은 여행지에 대한 항공권 값을 나의 가족, 친구, 지인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는 바이럴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참가자는 Virgin Atlantic페이지에서 내가 크리스마스에 가고 싶은 여행지를 선택한 후, 관련 페이지를 만들어, Virgin Atlantic측에 컨펌을 받으면 페이지링크를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사람에게 쉐어할 수 있다.

<출처: Virgin Atlantic>



이를 본 나의 친구들이 내게 줄 크리스마스선물을 사는 대신 참가자가 가고 싶다는 여행지로 여행할 항공권 비용을 지원해 줄 수 있다. 독특한 발상으로 매번 우리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고 있는 Virgin 사의 마케팅 이벤트지만, 이 마케팅이 유효함을 인정받는다면, 항공사뿐 아니라, 선물이 될 수 있는 모든 소비재의 마케팅에 크라우드펀딩 개념이 도입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비교적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축하 혹은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인생 이벤트인 입학, 졸업, 생일, 결혼, 발렌타인데이, 크리스마스, 출산 등의 이벤트에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주인공의 위시리스트에 있는 제품을 사기 위한 비용조달 혹은 모금페이지가 개설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커피 한잔 사달라고 조를 수 있는 기능이 ‘Syrup’이나 'Kakao'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고 있지만, 나의 위시리스트 취득을 위해 여러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소원을 성취하는 행동방식은 아직 생소하다. 이러한 행동은 문화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보편화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개념자체가 (대)기업의 마케팅과 연결이 되면 재미있는 광경이 펼쳐질 것 같다.

우리들의 위시리스트에 존재하는 명품백, 명화, 수퍼카가 크라우드펀딩과 결합한다면 말이다. 가령, '자동차'를 공공연히 선물로 받는 경우는, 수퍼스타k에서 대상을 차지한 사람이나 백화점 경품이벤트에 당첨되는 경우이다. 자동차제조기업은 해당 차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후원을 하게 되는데, 이때 자동차는 잠재고객에게 인센티브 혹은 경품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만약, 한 명품차 브랜드가 모 소프트웨어 기업과 협업하여 자율주행차 모델을 신규개발했다고 치자. 이를 널리 인지시키고 갖고 싶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이를 가지고 싶어할 얼리아답터 그룹을 팬페이지나 소규모 이벤트를 통해 모은다. 그리고 여기에 선발된 이들에게 크라우드펀딩 페이지를 개설하여, 지인 혹은 대중으로부터 후원금을 받도록 한다.

일정한 기간동안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은 사람이 자율주행 신차모델의 주인공이 된다. 펀딩 페이지 개설자는 최대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어 리워드를 구성하고 홍보를 한다. 리워드는 100일간 차를 공동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될 수도 있고, 한 달 승차권이 될 수도 있으며, 펀딩페이지 개설자 자신의 자산인 ‘헌차 제공권' 등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의 소망이 강력할수록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도구는 자발적이고 공격적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하려면 통제하거나 관리해야할 변수를 응당 고려하고 대응해야겠지만, 수많은 대중이 이를 재미있어 하고 일부가 되기를 원하면 이벤트가 후끈 달아오를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이벤트가 블록체인이 좀더 보편화되는 시기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화폐를 활용하여 펀딩될 수도 있는 일이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지금과 같은 형태의 크라우드펀딩 중개 플랫폼을 거칠 필요없이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할 api 혹은 최소한의 프로그램만 도입한다면 이런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좀 더 쉬워질 수도 있다.

핀테크와 크라우드펀딩이 결합하여 금융시장에 p2p금융이라는 혁신을 가져오고 있듯, 블록체인과 크라우드펀딩이 결합하면, 자금조달과 유통형태가 획기적으로 바뀌는 새로운 시도들이 나오고 이러한 변화가 기존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필자는 종종 크라우드펀딩이 국내시장에서 다양한 산업, 기술, 분야와 결합할 때 일어날 법한 일들을 상상해 본다. 크라우드펀딩이 문화로 자리잡고 4차산업혁명을 언급할 때 주로 등장하는 신기술과 결합할 때 나의 생각과 아이디어 소망이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러한 세상에서 소원을 성취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단지 운이 좋거나, 공부를 열심히 했거나,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들 외에도 콘텐츠의 설득력을 높일 아이디어가 있다거나 평소 다져온 감성적 인간관계의 유효성이 높은 사람들일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크라우드펀딩은 요즘처럼 창업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해진 시대, 사업아이디어와 결합하여 혁신적인 상품을 시장에 데뷰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다양한 사회운동을 후원하는 수단으로서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콘텐츠크리에이터에게 창작동기를 북돋워주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안투자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프로젝트, 클럽, 정당 등의 주인으로서 투자자를 모집함으로서 세력과 자금을 동시에 모으는 수단으로 활용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Virgin Atlantic의 사례처럼 제품과 욕망을 연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지구상의 더 많은 ‘위시(소원)’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연결된 사회의 힘을 체험하는 사회 구성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 희망의 새해가 밝아온 만큼 크라우드펀딩이 우리 삶과 사회에 속속 스며들어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날을 소망해 본다.

[박시진 비즈니스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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