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와 창업

최초입력 2018.01.08 10:40:29
최종수정 2018.01.08 20:51:38

(출저 : https://goo.gl/KLfFHA)



흔히 사람들이 가지는 생각은 이렇다.

"회사에선 내가 원하는 것, 내 일을 할 수 없어. 창업을 해야 해!"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비약 중에 하나다. 만약 “이립”이라 불리는 30이 되기 전, 자신만의 뜻을 세웠다면, 저런 고민은 절대 할 수가 없다. 왜냐면, 뜻이 있는 사람들은 직장생활 자체가 그 뜻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길/수단 이기 때문이다. (실력 함양, 업계 실무 학습, 인적네트워크)

물론, 직장생활을 하면서 뜻을 품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난 조금 더 Deep 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영등포구는 타 지역에 비해 다소 낙후되었다. 길을 걸어 다니면 철강 관련 공장 및 관련 업종 회사들이 많다. 공장외에 단순히 철을 절단 해주기만 하는 업체도 있다.

오늘 이 글은 출장으로 지방을 내려가며 쓰고 있다. 터미널을 출발해 고속도로를 지나며, 창밖에는 다양한 기업의 공장, 사옥 등이 보인다. 제조업 기반의 업체가 다수다. 저렇게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자 분야에서 분투하며 큰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이 많다.

고향인 대전에,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업가 한 분이 계신다. 40대이며, 2번의 부도 이후 다시 300억대 지역 건설사를 일궈냈다. 야성미 넘치는 그는 술자리에서 나에게 이런 조언을 한다.

"절박해야 해, 그리고 업계에 지식이 바싹 해야 해. 형은 서울에 올라가서 시멘트 바르는 막노동 밑바닥부터 배웠다"

서두가 길었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내면의 목소리"를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서, 소위 “뽀대” 나는 일만 찾는다. 혹은 내가 하고 싶고 즐거워하는 일을 한다. 물론 상관없다. 하지만, 스스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과 창업이 명확히 연결돼야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부자가 되기보다는 즐거움과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치자. 하나 창업 열풍을 보고 "나도 사업을 해야지. 세상을 바꿀 거야!" 결심한다. 창업을 시작하니, 내가 원하는 삶은 온 데 간데없다. 야근은 기본에 주말 근무는 세트메뉴. 자존심상하고 하기 싫은 영업도 해야 하고, 공부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매일매일 거절의 연속이고, 자존감은 완전히 곤두박질친다.

다른 예는 이렇다.

“돈과 부”를 얻겠다고 사업을 시작했다. 하나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원하는 출세의 기준"과 “하고 있는 사업”이 다른 길이라고 느낀다. 아무리 성공해도, 결국 장사치라고 느껴진다. 폼 나는 스타트업을 창업해보지만, 앱이 세상을 바꾼다고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렇다. 자신이 추구하는 "절대가치"(박애, 사랑, 재미, 행복, 이념 등등)와 "우선순위"(돈, 사람, 명예, 권력, 영향력, 명성 등등) 등이 자신이 하는 일과 명확하게 맞아야 한다.

나도 그렇다. 만23세의 나이에, 창업한 작은 기업을 매각했다. 다음해에 경영지도사를 취득했고, 대학생이면서 동시에 정부기관들의 직함을 만24세에 가지게 되었다. 멘토, 자문위원 등등.

(물론 실력은 별개이다) 하지만 이윽고 그런 권위를 저버리고, 사명과 돈을 벌고 세상을 바꾸자 결심하고 창업을 이후 2번이나 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사업을 하겠다면서, 공구를 팔거나 만드는 철강 자르는 일은 하기 싫다는 사람이 태반이다. 아마 "지식"을 쌓아온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럴 것이다. "영어도 할 줄 알고 대학원도 나온 내가 저런 사업을?" 물론 꼭 Rough한 사업을 할 필요는 없다. 자기에게 맞는 분야가 있기 때문.

근데 재미있는 건, 의외로 폼 안 나는 그런 기업들이 돈을 쓸어 담는다. 치킨집 차려 망하는 거보다, 적어도 자식 대학 보낼 정도로 입에 풀칠은 한다. 이 말은 즉, ‘돈’이 목적인 사람은 폼 안 나는 사업도 자존심을 버리고 한다는 말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존심이 아니라 ‘돈’이기 때문에”

필자는 1종 특수(레커)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크레인과 레커를 조작 및 운전할 줄 안다. 실제 크레인 운행 및 대여 사업을 병행하면 월급은 대기업 이상이다. 대신 뙤약볕에서 뜨겁게 일해야 하고, 추운 날 덜덜 떨며 일해야 한다.

필자는 실제 GRE시험 원문서적과 유튜브를 통해 대학시절 영어를 독학으로 습득했다. 네이티브와의 대화가 어렵지 않고 독해 역시 눈으로 술술 읽을 정도로 최상급이라고 스스로 자부한다. 하지만 ‘영어교육업, 영어강사’일을 하지 않는다. 왜? 영어를 배운 목적은, “영어로 업을 삼겠어”가 아니라, “글로벌 리더로서 활약하는데 필요한 기본적 소양”으로써 배웠기 때문이다.

즉, 얼마든지 당장 돈을 위해 위의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꿈과 비전"이 가장 큰 절대가치이기 때문이다. 가수를 꿈꾸는 사람이 그 꿈을 포기하고 보컬 트레이너를 한다. 돈은 가수를 꿈꿀 때보다 많이 벌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을 하면서, 꿈을 포기했다는 사실에 서글플 것이다.

독자분들께 묻고자 한다.

"도대체, 사업을 왜 하고 싶은가?"

이전에, 내가 원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내가 생각하는 출세의 기준이 무엇인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그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걸 이뤄 나가는 길이 행복한지 고민하자.

인생은, 한 번 뿐이니까.

[홍용호 TDCG CEO & Fo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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