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중에 부모님이 주신 돈, 이혼 시 받을 수 있을까

최초입력 2018.03.26 12:12:21
최종수정 2018.03.26 20:20:23
결혼이 단순히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듯, 이혼도 마찬가지이다. 자녀는 물론이고 부모님들과의 관계들도 얽혀있기 때문에 이혼을 할 때에도 정리해야 할 관계가 참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 중에서 특히 이혼소송에서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것이 부모님이 주신 돈이다.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생활비가 부족하기도 하고, 사업을 시작하거나 집을 마련할 때 양가 부모님이 수백에서 많게는 수억까지 빌려주곤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자녀들이 잘 살길 바라며 마련해 준 돈이지만 막상 자식이 이혼을 결심하게 되면 그 돈을 돌려받을 마음이 생기고, 실제로 돌려받기로 약속하고 건네 준 대여금일 때도 있다. 자신의 부모가 줬거나 빌려준 돈일 경우 소송이 시작되면 필사적으로 그 돈을 재산분할대상재산에서 빼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실제로는 그 돈이 꼭 빠진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부모님이 주신 돈의 액수가 전체 재산에 비해 차지하는 비율이 큰 편이라면 그 돈 자체가 재산분할 대상에서 물리적으로 빠진다기보다는 전체 기여도에 참작이 되어 어느 정도 돌려받는 꼴이 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부부의 전체 재산이 5천 만 원이고 일방부모가 준 돈이 2천 만 원이며 양쪽 다 혼인전 재산이 없었을 경우 부부의 기여도가 5:5(양쪽 다 혼인 전 재산이 없었을 경우 일반적인 기여도비율)가 아니라 6:4나 7:3으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다. 5천 만 원 중 2천 만 원이 부모가 준 재산이니 2천을 공제한 3천을 가지고 재산을 나누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부모님이 준 돈의 액수가 전체 재산에 비해 비율적으로 적거나, 돈을 분할해서 오랜 기간에 걸쳐 받았다면 기여도에서 참작을 받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생활비로 두세 달에 한번 씩 수십만 원가량 몇 년에 걸쳐 돈을 받은 경우 대부분 이 돈을 소송을 통해 돌려받고자 하지만 이혼 판결 시 이 돈을 기여도의 참작요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부모님이 주신 돈이 정말로 빌려준 돈 즉 대여금이라면 어떨까? 예를 들면 “내가 너희에게 2천 만 원을 빌려 줄 테니 내년까지 갚아다오”라고 말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법적으로 대여금이 맞지만 그 약정자체의 증거의 유무에 따라서 돌려받을 수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돈을 빌릴 때, 특히 가족의 경우 돈을 그냥 송금해주고 별다른 증거는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돈을 보낸 근거가 남아있다고 해서 이를 바로 대여금으로 보진 않는다.

대여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차용증이 있으면 가장 좋고 최소한 그냥 준돈이 아니라 ‘빌려’ 준 돈이라는 것에 대한 증거(예를 들면 부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가 필요하다.

차용증을 작성해 두었다면 이혼소송과는 별개로 시어머니가 며느리, 장모가 사위 등을 상대로 대여금 민사소송을 진행하여 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 백 건의 이혼소송을 진행하면서 부모와 금전거래를 하며 차용증을 작성하는 경우는 한두 건밖에 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차용증을 쓰기 어렵다면 최소한 그 돈이 대여금 즉, ‘상환’을 약속한 명목의 돈이라는 것에 대한 증거는 남겨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부부가 헤어지면서 부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듯한 봄이 다가오고 있다. 고통이 더 큰 혼인생활을 이어 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봄이 찾아오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최유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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