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것에 공적인 명분을 이용하지 마라

최초입력 2018.04.03 14:38:51
최종수정 2018.04.03 20:52:20
미투 운동이 일어나며 사퇴한 도지사가 도정보다는 개인 홍보를 위해서 공적인 조직을 사적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공보관실 산하조직으로 미디어센터를 설치하여 자신을 홍보하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개인 활동을 다룬 영상을 제작하는 일을 시켰다고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면 각종 구호를 만든다. 공공건물마다 구호를 붙이고, 현수막 걸이대에 붙이고, 교각에 붙인다. 오랫동안 사용될 내용이 아니라 자신이 선거에 출마하며 내세웠던 구호다. 단체장이 바뀌면 모두 바꿔야 한다. 그 비용이 수억 원이 든다. 공직생활을 하며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내걸었던 구호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단체장이 바뀌더라도 바뀌지 않는 구호를 만들어 사용하면 된다. 수원의 경우 󰡐효원의 도시󰡑라는 문구처럼 오랫동안 바뀌지 않는 문구를 사용하면 그 문구만 보면 어느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구호를 바꾸면 그런 구호가 도시를 상징하지 못한다. 예산만 낭비될 뿐이다.

단체장들이 비서를 불필요하게 많이 둔다는 지적이 있다. 업무를 추진하는 부서에서는 직원이 없어서 난리인데 왜 그렇게 비서를 많이 두려고 할까? 공무원은 단체장 개인을 위한 사람들이 아니다. 주민들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비서실 직원을 늘려 개인적인 일을 시켜서는 안 된다.

공공의 것을 사적으로 이용하지마라고 하는 것은 물건뿐만이 아니다. 인적자원인 공무원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단체장 개인을 홍보하는 일을 공무원에게 시키는 것도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단체장이 알고 있는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단체장이 사용하는 법인카드를 사적인 용무에 사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업무추진비라고 해서 개인이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공적인과 사적인 것은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것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정도는 괜찮다고 하지마라. 단체장 개인을 위해서 하는 일을 조직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핑계대지마라.

공적인 것은 물건이나 금품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이나 업무 중 습득한 정보도 포함한다. 단체장이 바뀌면 바뀔 구호를 여기저기 걸어 놓는 것은 사적인 것에 공적인 것이라는 명분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은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김운영 시흥시청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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