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우 이사장의 直talk(89) 시즌 3<본부장이 금융을 말한다>

최초입력 2018.01.03 16:11:38
최종수정 2018.01.03 21:14:08

일 년 내내 매일 파티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바로 화폐(금융) 만능주의의 시작이다. (사진출처:구글)



‘본부장이 시대를 말한다’에서 공공선(公共善)이라는 말을 했었다. 영어로 직역하면 'public good'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본부장이 의도하는 뜻은 'common wealth'에 더 가깝다. 공공의 의미에서 좋은 일이라기 보다는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모두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뜻 말이다. 실제 'Common Wealth'를 대표적으로 쓰는 데가 영연방이다.
구성원들에게는 매우 안심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뭐든 이익이 될 만한 것을 나눈다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무엇보다도 특히 당부했던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독점의 폐해이고 두 번째는 화폐(금융)만능주의다.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초까지 전세계를 호령하던 스페인 제국이 급속히 쇠퇴하게 된 이유나, 비록 제국에서 보통국가로 안전하게 회귀하는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300년 대영제국의 영화를 내준 영국이 이에 해당된다. 모두가 자국이 국제 금융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유혹을 떨쳐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직은 아니지만 다음은 미국의 차례일 것이다. 모두가 한때 막강한 제조업 생산력을 자랑하던 나라들이었지만 점점 편하게 돈벌이 하게 해주는 화폐(금융)산업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유혹을 버티다 못해 아예 자기 나라의 막강한 화폐 마르크(전세계 최고의 신뢰도를 가진 화폐)를 포기해버린 나라가 독일이다. 정말 대단한 나라다. 아예 편한 길로 가는 길을 폐쇄해버린 것이다. 화폐만능주의가 해로운 것은 생일파티와 비유할 수 있다. 여러분도 모두 경험해봤겠지만 생일 파티 날은 큰 돈들이지 않고 스스로가 매우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날이다. 여러 친구들이 선물을 들고 와서 하나씩 꺼내놓으면 마치 큰 부자라도 된 느낌 말이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이 되었을 때 오는 그 허망함 또한 기억할 것이다.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은 느낌 말이다. 하지만 만약에 이 생일파티를 일 년 내내 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이 바로 금융 중심지의 환상이다. 매일 파티의 주인공인 나는 사람들에게 파티를 제공해주고 사람들은 그 파티를 즐기기 위해 오히려 비용을 기꺼이 제공하려 들 것이라는 계산 말이다. 결국 난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그저 즐기기만 하고 남은 음식과 선물 심지어 파티회비까지 쌓여만 간다. 파티를 위해 부른 일용직 시종들을 마치 나의 전용 시종들로 착각하기에 이른다. 어느덧 파티의 주인공만이 아니라 파티 자체를 가지고 여러 가지 사기들을 칠 생각까지 하기에 이른다. 왜냐하면 이미 파티의 주인공은 스스로 무엇을 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자기가 하던 사업에도 영 관심이 없어진 것은 물론이고 사업을 보는 눈마저 매우 둔해져 버린 까닭이다.

독일통일과 바꾼 세계최강 화폐 ‘도이치 마르크]. 하지만 이것은 신의 한 수였다. (사진출처:구글)



스페인은 아예 다 때려치우고 파티만 즐기기로 한 것이고 영국은 파티를 업(業)으로 바꾼 것이며 미국은 파티에 오지 않는 친구를 왕따 시켜버릴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오늘날 금융업은 바로 이 파티에 초대할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에게 그럴싸한 티켓을 발부하는 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사실 아직까지도 금융 본연의 업무에 가장 충실한 나라가 스위스일 것이다. 고객이 맡긴 돈을 오로지 고객의 수익만을 위해 운용하기 때문이다. 꿩 먹고 알 먹는다거나 도랑치고 가재 잡는 식으로 좋은 게 좋은 짓을 안한다는 말이다. 이런 짓을 지구상에서 체질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독일은 그래서 금융업 자체를 내심 매우 경계하고 있다. 그 폐해를 지구상에서 가장 톡톡히 본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 금융이 가장 신뢰가 가는 것이다. 칼의 무서움을 아는 무사가 얼마나 믿음직스러운가 말이다. 독일이 세계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마르크를 포기하고 독일 통일을 얻었을 때 모르는 사람들은 독일이 자국의 경제를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짧은 생각이었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밤만 자도 다시 생기 있는 얼굴을 가질 수 있다. 앞서 ‘화폐란 무엇인가’에서 본부장이 말했듯이 독일은 '화폐라는 것은 단지 우리가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면 자연히 생겨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통일 독일 후 막대한 통일비용이 들어가는데도 전혀 놀라지 않을 수 있는 힘도 바로 그런 실체를 볼 수 있는 눈 때문이다. 돈 자체만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라였다면 독일은 절대 통일을 하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21세기의 대한민국이 막대한 통일비용이 두려워 통일을 주저하는 것처럼 말이다. 공공선(공공선) 또는 'common wealth'는 물위의 것 즉 돈만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상상이 되지 않는 단어다. 다같이 성공할 수 없다고 믿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는 것 자체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화폐만능주의가 주는 무서운 저주는 바로 니가 죽어야 내가 산다라는 신념이다. 포카를 치더라도 모두가 즐겁게 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눈앞에 돈을 보지 않고 그들의 얼굴과 나의 얼굴을 함께 보고 연상하는 것이다. 눈이 밑으로 떨어지고 돈에만 고정되는 순간 돈도 잃고 함께 치고 있는 친구들과도 원수들이 된다. 소녀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마녀가 될 수 있고 한번 마녀가 되면 다시는 소녀가 될 수 없는 것이 돈(금융)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금융은 앞에 말한 '파티'와 같고 국내금융은 '포카'와 같다. 본부장이 하고 싶은 말은 그 파티를 생일날만 해야 된다는 것이고 포카는 최대한 모두가 즐길 수 있게 쳐야 한다는 것이다.

본부장이 보기에는 모조리 적발해서 징계를 내리고 싶었던 장면이다. (사진출처:구글)



국제금융은 어차피 힘의 논리이기에 불법이라는 것 자체를 따질 게재가 없다고 치더라도 국내금융에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아예 이들이 포카를 칠 때 각자 카드를 그려서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서로가 서로의 패를 그저 웃으면서 바라봐줄 뿐이다.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보면 금융 상품 영업사원 개개인들의 엄청난 밀어내기(현장에서 그런 비슷한 것들을 모조리 적발해온 본부장이 보기에는 완전한 부실계약이다) 실적들을 포상하기 위해 사무실에서 매우 과도한(?) 축하파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일일이 이야기하기에도 낯뜨거워 그냥 넘어가겠다. 영화 ‘마진콜’에서는 영업실적에 눈이 멀어 애초부터 잘못된 상품설계로 휴지나 다름없는 부실 금융 상품을 다른 고객사들에게 떠넘겨버리고 그저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거대 금융기업 회장인 제레미 아이언스의 얼굴은 경악을 금치 못할 뻔뻔스러움이지만 사실 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의 눈에는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들이 사기꾼(영화에서 그는 첫째가 되던지 아니면 둘째 똑똑하던지 그것도 아니면 마지막으로 사기를 치라고 한다. 사실 사기를 치라는 적극적 방조이다.)이기 때문이다. 허위계약영업 문제는 금융권의 고질적인 병폐이고 이제는 이런 영업행태를 가정하지 않고서는 연초의 사업계획서자체를 작성하지도 못 할 정도이다. 그야말로 종이 위의 숫자를 맞추어 구색을 맞추자는 말이다. 금융권에서는 모든 직급의 사람들이 실적에 의해 평가됨은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하위직급인 경우는 투명하게 평가를 하기가 쉬운데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불투명해진다는 것이다. 평가의 잣대를 조금만 바꾸어도 최하의 실적이 하루아침에 최고의 실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유혹을 떨칠 수 있는 사람들을 금융권의 고위직에 앉혀야 하는데 문제는 이게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본부장이 ‘정본부장의 직톡’ 25번째 글'인격자(人格者)가 되어라'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이 말은 무조건 사실이다. 하지만 유독 금융권에서는 훌륭한 사람이라도 이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게임은 모두가 즐길 수는 있어도 모두가 이길 수는 없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된다. (사진출처:구글)



허위계약영업은 회사의 이익에 정면으로 반하는 명백한 '배임행위'이고 사회적으로 공신력을 지켜야 할 금융기관이 절대 범해서는 안되는 '사문서 위조행위'이다. 이러한 행위는 보통 적극적인 지시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적극적 방조'라는 좀 더 덜 불법적으로 보이는 행태로 자행된다. 금융업계에서 2인자라든지 오른팔이라든지 하는 분들은 바로 윗사람을 위해 언제라도 이런 행위를 할 수 있는 자를 말한다. 문제는 이게 범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그저 과도한 영업행위를 한 것처럼 훈계의 대상으로 모양새를 그럴싸하게 갖추는 것이다. 모든 게 독점적인 시장행태 때문에 나오는 결과이다. 쉽게 말하자면 금융권은 카지노 장과 같다. 게임 장 입장이 허락되어 칩을 교환해준 사람만 게임을 할 수 있다. 돈이 아무리 많다고 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카지노 장이 오히려 공정할 수가 있다. 카지노 주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게임 참가자들을 동등하게 철저하게 감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게임장의 주인이 없다. 최대한 합법적으로 포장해서 시장의 모든 금융회사들이 현상유지를 하게 도와준다. 결국 피해는 칩을 바꿔줘야 하는 카지노가 보는 것이다. 그리고 바꿔준 그 카지노의 돈은 모두 국민 개개인의 돈이다. 이건 겉보기엔 윈윈(win-win)게임으로 보일지 몰라도 사실 올다이(all-die)게임이다. 공공선(Public good)에 위배되는 그들만의 공공선(Common wealth)인 것이다. 너무나 안락하고 좋은 단어인 'Common Wealth'가 결국 그 영역 밖의 존재들의 희생 위에서 번영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본부장은 오히려 회사가 망하고 고객 개인이 망하지 않는 사회가 선진국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당국에서 들으면 식은 땀이 날 이야기이다. 회사 하나 망하면 그 뒷처리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냥 죽지 말고 식물인간이라도 살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비용은 누군가가 낼 테니 말이다. 금융권을 간절히 지망한 많은 초년생들이 막상 회사에 들어와 좌절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융인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정의(正義)는 물론이고 정의(定義)조차 없으며 선(善)은 고사하고 선(線)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로지 서류상의 정확성만이 남아있다. 자리보존의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위직급들이 밤을 세워가며 할 서류작업이 많아지는 것이다. 정말 불쌍해서 못 봐 줄 지경이다. 도대체 이 전산화된 시대에 왜 이렇게 서류작업이 많을까 의아해할 것이다. 이상은 여러분의 상식적 상상에 맡기겠다. 모든 게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로 진행된 것이라면 순식간에 끝날 일들이다.

엘리트는 탁월함이나 정확함이 아니라 올바름이어야 한다. (사진출처:구글)



금융인은 엘리트이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엘리트는 탁월함이나 정확함이 아나라 올바름이어야 한다. 금융은 가재잡고 도랑을 치는 것까지는 용납하더라도 최소한 그 작업을 스스로의 개념과 철학을 가지고 해야 하는 것이다. 나중에 그것에 대해 물을 때 본인만의 확고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금융업은 최고의 서비스업이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공신력 있다고 믿어지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전국민이 다 그러는데 왜 나는 안되나 라는 말이 허용되어서는 안되는 신성한 업(業)이다. 마치 법조계나 교육계처럼(요즘 여기도 장난 아닌 일탈 중이다)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말을 많이 하는 자가 높게 평가 받지 못하는 이유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전통적인 금기(禁忌) 때문이다. 우리사회의 몇몇 영역(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은 법전에 적혀있는 것만 법이 아니라 전체사회가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 또한 법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금융권이다.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강요할 위치에 있는 모든 영역은 다 자신만의 모럴과 개념을 따라야 하고 그 모럴과 개념은 상식에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 선진금융은 도심 한복판에 최첨단 빌딩을 몇 개 더 짓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금융권 종사자가 국제적 평균을 월등히 상회하는 도덕적 책임감을 가지고 세계 금융인들이 그 나라의 금융인들에게 존경심을 느낄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사람의 입 소문이라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일주일이면 전세계가 알 테니 말이다. 비록 변두리 허름한 사무실이지만 고객의 돈에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이 배운 공정한 룰의 범위 안에서 자신이 기꺼이 책임질 재량권을 소중하게 행사하는 그런 금융이 바로 선진 금융이다. 유리 빌딩에 멋스러운 명품 슈트에 명품 넥타이를 매고 자신의 재량권을 오로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만 쓰고 고객을 위해서는 그저 '예스' 또는 '노'의 도장만 찍을 줄 아는 이기적인 금융이 후진금융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선진금융이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선진사회가 올 것이다. 그들이 그 사회발전의 롤 모델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롤 모델이 간절히 그리운 시대다. 이 시대에 오로지 출세하기 위한 금융권이 아닌 올바름의 기준이 되기 위한 금융권이 하루 빨리 오길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진정한 우리사회의 공공선(公共善), 'Common Wealth'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정민우 청년의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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