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로 증식한 재산, 이혼 시 재산분할 할 수 있을까?

최초입력 2018.01.04 12:30:19
최종수정 2018.01.04 17:56:03

사진:픽사베이



요즘 인터넷만 켜면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에 관한 기사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여기저기서 투자했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많이 들려온다. 암호화폐의 미래가 심히 궁금한 요즘이다. 그런데 그보다 이혼전문변호사인 나로서는 조만간 이 암호화폐가 이혼 시 재산분할대상에 산입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사건을 맡게 될 것 같다는 예상을 해보게 된다.

그렇다면 만약 배우자중 일방이 암호화폐에 투자하여 재산을 증식하였다면 이혼 시 그 재산은 분할이 가능할까? 아직 이에 대한 뚜렷한 판례는 없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상이 되지 않는다(물론 예외의 경우는 있으므로 후술한다).

수 년 전 내게 상담을 받으러 왔던 한 여자가 있었다. 남편이 로또에 당첨되었는데 소송을 걸어 재산분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남편이 평소에 경제활동이나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고 아내 혼자 일과 가사, 육아까지 도맡아하며 가정생활을 꾸려나가던 중 남편이 로또복권에 당첨이 되었던 사안이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 경우 법원은 기여도를 엄격하게 판단하여 로또당첨금은 혼인관계에서 부부가 공동으로 이룩한 재산이라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판례로 2014년 부산가정법원의 판결이 있다. 1993년에 결혼하여 약 20여년가까이 혼인생활을 하던 중 남편이 2011년 로또에 당첨되어 당첨금 22억을 수령하게 된 사안이다. 부인은 남편에 평소에 로또에 당첨되면 반을 주겠다고 누누이 말했던 점과 혼인관계에서 이룩한 공동재산으로 로또를 구입했다는 점을 들며 재산분할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남편은 로또당첨금은 자신의 운으로 마련된 재산이지 공동으로 이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위 판례에서 법원은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혼인관계 중 공동으로 이룩한 재산’이어야 하는데 로또당첨금은 남편의 행운으로 인하여 이룩된 것이므로 공동재산이 아닌 남편의 특유재산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암호화폐에 투자하여 재산을 늘렸을 경우에도 이러한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크다. 이 또한 개인의 운으로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복권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단순한 운이 아니라 각 암호화폐의 가치를 공부하고 분석하여 재산을 증식시켰다고 한 경우라 하더라도 개인의 특수한 능력으로 인한 재산증식이라 볼 수 있어 공동이 이룩한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만 복권당첨, 암호화폐투자 등으로 재산을 증식한 경우라 하더라도 배우자 일방이 이를 유지하는데 기여를 했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증식된 재산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소득을 투입하였다거나 가계에 별다른 수입이 없는데 알뜰한 가정살림을 통해서 재산의 감소를 막았다면 위 재산도 분할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재산분할에 있어서의 대상, 기여도에 대한 판단은 매우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혼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면 상대방이 이룩한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그 재산의 이룩 내지는 유지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입증자료를 철저히 준비하여 합리적인 분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유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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