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우 본부장의 直talk (155) 시즌 5 <본부장이 스타일을 말한다>

최초입력 2019.09.23 13:53:26
최종수정 2019.09.23 15:23:10

50대가 이렇게 멋있게 늙을 수 있은 게 놀랍다. 사진출처: GQ



바야흐로 악당들의 전성시대다. 한국 영화든 해외 영화든 모두 멋진 악당들로 넘쳐난다.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라는 영화 제목처럼 온갖 멋진 나쁜 놈들로 가득하다. 워낙 나쁜 놈들이 인기라서 그런지 여성들의 최고 남성 매력 포인트도 '나쁜 남자 스타일'이다.
나쁜 남자..악당.. 예전에 어린 시절에는 동네에서 아이들가 영화 놀이를 하면 모두가 그 나쁜 놈(?) 역할을 안하려고 안달했다. 나쁜 놈 역할을 안하려고 했던 이유는 명확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쁜 놈들은 언제나 비호감의 외모에 무식하고 매너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 나쁜 놈들은 어떤가. 명품으로 장식된 조각같은 외모에 머리 회전이 스마트하고 돈이 넘치니 매너는 6성 호텔급이다. 그야말로 개간지다.

1당 100이야 말로 모두가 좋아하는 설정이다. 사진출처: indiewire



정본부장이 지금도 동료 직원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눈에 보이는 성과다. 뭐든 눈에 보기 좋아야 하다. 한국 속담에 이왕이면 다홍치마란 말이 있다. 난 이 말이 대한 민국을 이처럼 외모 또는 인물 지상주의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기에 그처럼 멋있으니 악당이 아니라 뭐라도 호감이 갈 것이다. 요즘에는 전 세계적으로 고지식하고 올바른 영웅 스타일보다 뭔가 삐딱하지만 멋진 빌런(villan) 스타일을 꽤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악당이 오히려 고지식하고 주인공이 삐딱하다. 모든 게 대중 트랜드에 맞게 변화한다. 돈이 걸려있는데 어쩌 겠는가. 돈은 대중이 몰아주는 것이지 소수의 매니아가 주는 것은 너무나 미미하니 말이다. 영상 콘텐츠가 갈수록 선정적이 되어가는 이유이다.

총은 든 사제(司祭)와 같은 모습의 엄숙한 전통적 영웅. 사진출처:Cinemablend



요즘 이 남자가 다시 돌아왔다.앞서 말한 삐딱하고 간지 나는 나쁜 악당이 아니라 너무나 올바른 개간지 영웅이다. 요즘 올바르면 여자들에게 선택 받지 못하는데 이 남자는 예외인 것 같다. 수트를 단정하게 입고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먼저 떠나 보낸 연인을 기리며 살아간다. 차도 악당들이 좋아하는 신상품 포르쉐나 페라리가 아닌 60년대 클래식카를 몰고 다닌다. 악당들은 기본적으로 여자들의 마음을 꿰뚫고 있다. 그래서 클래식카나 정장 수트는 왠만하면 사절이다. 람보르기니에 풀어헤쳐진 돌체엔 가바나 명품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뉴밸런스를 신고 다니는 이유다. 그런데도 대중들 특히 여자들이 지금 이 남자에게 매혹당하고 있다.

69년식 머스탱 때문에 시작되는 존윅 시리즈. 사진출처:pinterest



실제로 키에누 리브스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나오는 영화 중 '콘스탄틴'이란 영화 주인공 콘스탄틴 역에 가장 사로잡혀 있다고 한다. 선과 악에서 선을 대변하는 전형적인 역이다. 요즘같은 혼돈의 시대에 선과 악이라고 하면 참 고루해 보이지만 그가 맡으면 그럴싸 하게 된다. 존 윅이라는 영화도 줄거리는 매우 유치하기 그지없다. 현실성없는 설정도 그렇고 그를 제외한 기타 배역들의 대사도 느끼하다. 이미 영화를 본 사랍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런데 왜 되는걸까. 답은 명확하다. 키에누 리브스의 인생이 이미 그가 맡은 역할을 보증하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대중들은 이미 공감을 끝낸 것이다. 로렌스 올리비에를 무대 위의 철학자라고 하듯이 인격을 갖춘 이에 대해 대중은 그가 어떤 연기를 하든 공감해준다. 거짓 되고 장황한 수사가 아니라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해온 사람이 하는 동일한 연기는 우리에게 연기 이상의 감동을 준다. 키에누 리브스가 요즘 뜨는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영화의 완성도나 줄거리가 뭐든 간에 이미 성공하고 시작한 영화가 바로 '존윅' 시리즈다. 글을 쓰는 나도 이점을 생각하면 매우 숙연해진다. 누군가 해던 말처럼 인생이 곧 드라마고 영화다. 사실이다.

[정민우 듀오 회원관리부 총괄 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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