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우 본부장의 直talk (159) 시즌 5 <본부장이 스타일을 말한다>

최초입력 2019.11.25 11:34:46
최종수정 2019.11.26 11:15:49

오우삼의 더 킬러(첩혈쌍웅)는 정말 명작이다. 사진 출처:헐리우드 닷컴



남자가 인생을 살며 가장 듣고 싶은 찬사다. 바다 같은 남자. 20대 때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만 말해도 다 멋져 보였다. 말하자면 생각이 있게 산다는 것 자체가 멋있는 청춘이었으니까. 하지만 중년이 넘으면 어떤 생각으로 산다는 걸 상대-여자든 남자든-가 별로 궁금해 하지 않는다. 이미 젊은 시절 그가 생각한 것들의 결과를 지금 현실로 살고 있으니까. 그럼 중년 남자의 멋은 무엇일까. 나이가 들면 남자는 돈이 인물이라는 말을 곧잘 한다. 참 통속적인 말이지만 40대 중반을 넘어 50대에 다다르면 이런 멋 따위를 논할 수 있는 남자들 수가 확 줄어들어 버리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정말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돈이 모자른다.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을 읽어 보라. 돈 없이도 멋진 남자가 될 수 있다. 사진출처: 중앙일보



돈이 인물이란 말은 이런 이유로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를 차치하고 남자의 멋은 여전히 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세상을 만들지 말아달라는 의미에서 내가 청년들에게 이런 글을 쓰는 것이다. 멋이 존재하는 세상을 구현해나가는 것만이 남자가 그래도 필요한 세상을 유지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지금 이대로 '사는 멋'이 아니라 '사는 맛'만 추구하려는 대로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온 남자가 바로 주윤발이다.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 갈수 있는 용기가 있는 남자, 주윤발 사진 출처: 트위터 닷컴



주윤발. 근래 그는 전 재산 8000억을 사회에 환원했다. 지하철 타고 다니는 그의 사진이 외신을 타고 인터넷을 돌고 있다. 영화'영웅본색'시리즈와 첩혈쌍웅를 통해 그는 우리에게 줄 곧 남자다움과 의리를 부르짖어 왔다. 그는 그것을 스스로도 지켰다.

지난 주 정본부장의 지인들에게 ‘멋진 남자’의 기준을 물어 본 적이 있다. 콘텐츠하는 남자, 서진원 대표는 '바위 같은 남자', 동네 건달, 김한걸 작가는 '의리 있은 남자', 나의 동서인 윤용기 대표는 '남이 멋있다고 보는 남자'란다. 다들 각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서진원 대표는 여자가 언제든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 남자란 의미에서, 김작가는 의리는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는 의미에서, 윤대표는 남이 멋있게 느끼는 것이 가장 객관적인 기준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모두가 상대를 염두하고 이야기 한 내용이란 생각이 들었다.

웃는얼굴은 바다같은 남자의 기본 요건 사진 출처: 유투브 닷컴



나는 두말할 것 없이 ‘바다 같은 남자’라고 생각한다. 그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는 남자 말이다. 남을 염두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이 느끼는 절대 포용의 경지. 그런 의미에서는 '플란다스의 개'의 착한 아이 네로 같은 마음이랄까. 프란다스의 개를 보면, 네로는 단 한번도 놀라지 않는다.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 자신보다 남을 걱정하면 살다 죽어 간다. 진정한 포용력의 경지는 상대로 인해 놀라지 않지만 스스로 마음 아파하는 자세이다. 주윤발의 영화를 보면 그는 언제나, 만화 플란다스의 개의 네로처럼 절대로 놀라지 않는다. 그리고 늘 자기가 아닌 그들 때문에 마음을 쓰고 심지어는 격하게 화를 내기도 한다. 그 장면을 보는 누구라도 응당 당연히 내야 할 화를 그가 대신 책임져 주는 멋진 남자의 풍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자신을 국부론이 아니라 도덕감정론의 저자로 기억되길 원했다. 사진출처:네이버 볼로그



아담스미스도 도덕 감정론에서 말했다. 사람이 늘 화를 내어서는 안되지만 인간이면 당연히 화를 내야 할 것 즉 공분(公憤)을 자아내는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화를 내야 한다고 말이다. 주윤발은 그가 나오는 어떤 영화에서도 반드시 이런 종류의 화를 낸다.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상대를 응시하며 그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받아주지만 상식과 인간 생활의 바른 기준에 어긋나는 말이나 행동에는 언제든 일어나 분노를 토해낸다. 마치 만화 속 네로가 파트라슈를 학대하는 개주인에게 쏟아내는 것처럼.

가슴이 넓은 바다 사나이 '존 실버' 사진 출처: 유투브 닷컴



정본부장이 바다 같은 남자라고 지정한 세 남자가 있다. 보물섬의 존 실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레트 버틀러 그리고 주윤발이다. 모두 어지간이도 호탕하게 웃어댄다. 늘 입고리를 치켜 올리며 미소 짓는 모습이 이 세 남자의 매력이다. '어떤 말을 해봐라 내가 놀라나'하는 듯한 그 잔잔한 미소 그리고 그 뒤에 자리하고 있는 바위 같은 상식과 바다 같은 포용력. 이 세 가지면 바다 같은 남자가 될 수 있는데 그게 어렵다. 정본부장은 이렇게 생각한다. 언제든 다시 출발 선으로 돌아올 수 있는 남자가 바로 진정한 바다 같은 남자다. 언제나 유쾌하고 멋진 그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가슴 속에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평생 노력해서 돈만 벌어 온 게 아니라 '스스로 빛나는 캐릭터'를 만들어온 주윤발 이야말로 언제든 출발선으로 다시 돌아 올 수 있는 ‘바다 같은 남자’다.

[정민우 듀오 회원관리부 총괄 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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