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는 바이든, `당선`은 트럼프?

최초입력 2020.10.19 11:09:14
최종수정 2020.10.19 14:23:25

사진 출처: Forbes.com



다음달 11월 3일이다. 미국 대선 말이다.

미국은 법치주의가 생명인 나라다. 한번 만들어 놓은 것을 절대 고치지 않는 나라. 헌법도 200년 넘게 고치지 않고 수정헌법(Amendment)이라고 하는 추가 헌법 조항을 덧붙이는 정도로 27회 정도 부분 수정되었다.

따라서 미국 대선 날짜도 헌법에 기초한다.
각 주에서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가 11월 첫째 주 화요일 즉 이번엔 11월 3일이고, 여기서 결정된 선거인단이 12월 둘째 주 수요일이 지난 다음 주 월요일에 모여 최종 투표를 한다.

하지만 11월 3일 투표 결과에 따라 최종 결과는 미리 나온다. 미디어의 세상이니까. 아주 근소하지만 않으면.

만약 선거인단에서 270표 이상을 받지 못한 경우가 나오면 다시 하원에서 각 주 대표로 하나씩만 투표권을 주고 선거를 해서 50개 주의 과반인 26표 이상을 얻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는다.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하원에서 대통령을 뽑은 경우는 2번이다. 1800년 선거에서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과 1824년 앤드류 잭슨이다. 거의 없다는 얘기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의 근대 국가들에게는 이런 엄격한 법치주의가 생소하다. 유교적인 전통에 의해 법 위에 있는 국민 정서법 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미국 대선은 이제 보름 정도 남았다.

현재 여론 조사를 보면 바이든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 앞서가고 있다. 한국 같으면 보름 전에 이 정도면 이미 게임 끝이다. 그런데 미국은 아직 모른다.

이유는 미국은 간접 선거이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투표권을 가진 성인 남녀 모두가 선거를 해서 대통령을 뽑는 직선제가 아니라 선거인단이 대신 최종 승자를 뽑는다. 총 선거인단 538표 중 270표이상을 얻어야 당선이다.

여기에10년마다 이루어지는 인구 센서스에 의해 50개주와 수도 워싱턴 DC(수도라는 이유로 주가 아니어도 3표 가져간다)가 538표를 인구 크기 등에 따라 나누어 투표권을 행사한다. 현재 보면 캘리포니아 주가 55명, 뉴욕이 29명 순이다.

여기에 또 재미있는 것은 각 주의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이기는 쪽이 해당 주의 선거인단 수를 모조리 한 후보가 가져간다는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캘리포니아 주와 뉴욕 주에서 이기면 55표 그리고 29표를 모조리 가져간다.

한마디로 승자독식(Winner takes it all) 방식이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선거인단이 주의 선거 결과와 다르게 투표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뉴욕 주에서 트럼프가 우세하여 선거인단 29표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선거인단 중 어느 한 명이 그 결과에 따르지 않고(공개적으로 선서한 곳과 다른 투표) 반대 쪽에 투표할 수도 있다는 것(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심지어 20여개 주에서는 반대 투표를 처벌함)이다. 대한 민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정말 희한한 룰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볼로그(한화생명)



이런 상황이기에 미국 대선은 역대로 여론 조사 지지율과 실제 선거 결과가 많이 달랐다. 바로 4년 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 또한 3프로 이상 트럼프 후보에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1960년 국민투표에서 케네디와 닉슨은 각각49.9 프로 와 47.7프로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56.4 프로인 303표를 케네디가 가져갔다. 1980년의 경우에는 레이건이 51프로 지지율을 받았으나 실제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90프로를 받았다.

1984년에는 더 심한 격차를 보였는데 공화당 레이건과 민주당 먼데일이 각각 59프로와 41프로를 기록했으나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98프로 대 2프로라는 엄청난 차이로 레이건이 승리했다.

쓰면서도 한참 복잡한 거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명확하다(정말 독립의 아버지(國父)들이 정해 놓은 대로 충실히 지켜나간다). 하나만 빼고. 결과 승복 문제. 사실 미국 대선 역사상 선거에 패배한 후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후보는 한 명도 없었으나 이번에는 좀 다르다.

트럼프는 패배할 경우 결과 불복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법원에 공을 넘길 분위기. 이미 대법원은 9명 대법관(임기가 종신이고 최근 별세한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의 젊은 여성 법관인 에이미 코니 베럿이 임명되었다. 트럼프에 의해서) 이다.

이 중 보수가 6명에 진보가 3명인 상태. 여차하여 대선 과정을 문제 삼을 경우 최종적인 결론을 연방 대법원에서 내리게 할 태세이다. 미국은 우리와 달리 연방 대법원이 그야말로 살아있는 권력 그 자체다. 그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적인 삼권분립의 나라다.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여론 조사 지지율을 보면 트럼프가 열세지만 그가 재선 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어 보인다. 여기에 그가 가지는 전사적 투혼과 대중을 향한 카리스마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 코로나에 감염된 상황에도 마지막까지 선거 유세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정말 열정 하나는 대단한 영감님이다. 미국 카우보이 ‘소년(少年)’ 같은 어른의 전형. 아무튼 이제 보름만 지나면 그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다음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결정되지 않는 한 매우 긴 아비규환이 예상된다. 정말 독특한 스타일로 진행되는 이번 미국 대선은 진정 각본 없는 드라마다.

[정민우 듀오 회원관리부 총괄 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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