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美 FDA의 결정으로 나타난 게임의 가능성

    최초입력 2020.06.17 11:27:40

  •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게임을 치료제로 승인했다. 어린이들의 주의 기능 개선을 위한 게임 기반 디지털 치료제 ‘인데버알엑스(EndeavorRx)’다. 아킬리인터랙티브랩이 개발한 ‘인데더알엑스’는 주인공이 날아다니는 보드를 타고 길을 따라 여행하는 게임 형태로 제작됐다. FDA는 600명 이상의 연구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는 어린 아동의 주의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데버알엑스’는 게임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알려주는 예다.
    게임은 여타 콘텐츠와 다른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고 접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게임은 들리는 것을 듣고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능동적 행위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입력장치를 조작해 게임 속 주인공이나 사물에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른 결과를 확인하고 재명령하는 과정을 거친다. 다른 콘텐츠가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일방향’이라면 게임은 사용자와 콘텐츠가 상호작용하는 ‘쌍방향’이다. 게임이 여타 콘텐츠에 비해 높은 몰입도를 선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게임의 특성을 활용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게이미피케이션’이다. ‘게임화’라고도 불리는 이 개념은 게임의 특성을 각 분야에 적용해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기법이다. 흔히 언급되는 것이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함에 게임의 특성을 활용한 사례다. 게임기처럼 점수판을 부착해 분리수거 참여를 높였던 사례가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게임을 활용하거나 치매 예방을 위한 게임이 제작되기도 했다. 게임을 통해 인지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는 국내외 연구결과도 다수 존재한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제5회 게임문화포럼’을 통해 치료 목적의 게임인 ‘디지털 치료제’ 사례와 게임을 활용한 교육사례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는 이런 게임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외면한 채 높은 몰입도로 인한 과몰입 우려에만 초점을 맞추는 시각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로 인한 논란이 한 예다.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게임에 빠진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마치 게임 때문에 이들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식의 주장이나 게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시선은 반대한다. 많은 연구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 게임은 단지 문제를 겪는 이 주변에 놓여있었을 뿐이다.

    게임의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모쪼록 우리 사회가 게임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선택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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