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스닥’ 맛만 본 후 공매도 암초, 코스닥 대형주 투자 주의보

    2021년 03월 제 126호

  • 오는 5월 3일부터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될 예정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대형주 일부에 대한 공매도 제한이 풀리며 시장의 충격도 피할 수 없을 예정이다. 정부당국은 공매도 재개 대상이 되는 종목이 모두 대형주에 속하는 만큼 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서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라면 하락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제약·바이오 등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격하게 주가가 오른 종목이 많이 편입된 코스닥 시장은 암초를 만난 격이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1월 26일 20년 만에 10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내려와 지난 2월 22일 종가기준 954.29p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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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일 대형주 공매도 재개

    “전면적 재개와 같은 효과 낼 것”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부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 결정이 사실상 공매도 금지의 전면적 해제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이 각각 유가증권 시장,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근거로 들었다.

    강대석 연구원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코스피200이 차지하는 비중은 92%로 공매도 대차잔고 비중은 94% 수준”이라며 “코스닥150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48%로 절반 수준이지만, 공매도 대차잔고 비중은 7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의 충격은 유가증권 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코스피에 상장된 개별주식선물은 124종목, 코스닥은 22종목으로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에서는 124종목(KOSPI200에 120종목 해당)의 개별주식 선물을 통해 이미 공매도 수요가 일부 소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매도가 금지된 2020년 3월 16일 이후, 코스피의 공매도 대차잔고보다 코스닥 대차잔고가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을 감안할 때 공매도가 재개된 후 코스닥 시장에 상대적으로 공매도 거래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별주식선물로 인한 일부 헤지 수요 대체, 공매도 금지 전후의 대차잔고 패턴, 지난 2008년, 2011년 공매도 금지 사례를 감안하면 코스닥 시장에 충격이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물론 공매도라는 제도 자체가 증시 추세를 바꿀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 다만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제도인 것만은 분명한 만큼 투자심리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최근 불거진 에이치엘비의 ‘임상결과 허위공시’ 사태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2월 16일 에이치엘비는 허위공시 의혹으로 장중·시간외거래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이후 사측이 해명방송을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에이치엘비 사태가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투심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당장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에이치엘비제약 등 이들 삼형제만 해도 모두 코스닥150에 편입되어 있어 공매도 재개 대상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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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지난해 공매도가 금지되기 직전 거래일인 3월과 비교했을 때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 중에서 그 비중이 많이 감소한 종목을 살펴보면 헬릭스미스, 에이치엘비, 펄어비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 제약·바이오주가 많았다.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공매도 잔고 비중이 많이 감소했다면 공매도 재개 이후에 그만큼 다시 공매도가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박범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대형주가 공매도 금지 이후 공매도 잔고 비율의 감소폭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공매도 재개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닥 대형주의 부진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다만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일부 제약·바이오 종목이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수혜를 입거나 이로 인해 성장하는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해서는 함부로 공매도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재개로 전체지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증권업계는 반사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 찾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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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 재개로 수혜 입을 종목은?

    공매도 재개 대상인 코스피200·코스닥150에 해당되지 않으면서도 시가총액이 크고 공매도가 활발했던 종목들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유동성이 풍부하면서 공매도 재개 우려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이러한 기업들로 더존비즈온, 메리츠화재, NHN, 에스엘, 메리츠금융지주, 효성첨단소재, 다우기술,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한미반도체, 젬백스 등을 꼽았다. 다만 정기변경을 통해 지수편입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순부터 정기변경을 통해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에 편입될 수 있다”며 “정기변경의 윤곽이 드러나는 4월쯤에는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정기 변경은 4월 종가 기준으로 5월 중 발표한다. 한편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내에서도 공매도 비중이 낮은 종목과 활발한 종목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공매도 금지 이전에 공매도가 활발히 이뤄졌던 종목으로는 셀트리온, LG생활건강, 셀트리온헬스케어, 아모레퍼시픽, 넷마블, 한온시스템, 롯데케미칼 등이 꼽힌다. 반면에 공매도 비중이 낮은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삼성SDI, SK, 한국전력 등 대형주들이 해당된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시 익숙한 종목들부터 공매도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가정 하에, 공매도가 활발하던 종목은 금지조치 연장이 당장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재개시점이 가까워질수록 하락 우려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6호 (2021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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