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형 마콜컨설팅그룹 사장 | “컨설팅도 플랫폼으로 진화… 구독형 모델로 제공될 것”

    2021년 04월 제 127호

  •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위기경영이 화두다.

    전 산업군이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각종 사건 사고로 최고경영자(CEO)가 허리 굽혀 사과하는 일도 잦아졌다. 게다가 소셜네트워크로 인해 작은 사건이 회사 전체로 번져 나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 PA)다. PA란 시장을 움직이는 힘인 ‘보이지 않는 손’과 비교해 비시장(非市場, Nonmarket)에서 움직이는 다양한 정책과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인 ‘보이는 손’으로 기업이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서 관리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러한 ‘보이는 손’과의 소통을 통해 효과적으로 기업이 당면한 이슈나 어젠다를 사회와 정부, 정치권에 전달하는 과정이다. 이보형 마콜컨설팅그룹 사장은 국내에서 PA 분야를 개척해온 선구자다.

    이보형 사장은 “PA는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논의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활동에 영향을 주는 의회, 시민사회, 전문가 집단, 언론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대중의 공감과 동의를 얻기 위한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위기관리 컨설팅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고객사들이 위기경영으로 코로나 상황을 잘 극복하는 것은 물론 특히 코로나19로 인하여 생긴 환경 변화들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코로나 이후 상황을 미리 준비하도록 돕는 것도 저희들이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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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를 겪으면서 컨설팅업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떤 상황인지요?

    ▷먼저 마콜은 지난해 3월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어요. 회사 시스템과 연동되는 태블릿을 전 직원에게 공급하여 원격근무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면 미팅을 하면서 업무를 진행하는 것에 대비하여 효율이 떨어지는 부분은 있지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중이에요.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워크숍이나 회식을 못하게 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의 유대감이 떨어지는 등의 우려가 큰 것도 사실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로젝트별 내부 정기 미팅, 직무교육이나 타운홀 미팅 등 사내 시스템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진행함으로써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격리된 느낌이 아니라 재택근무를 통해서도 팀워크를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최근 시스템즈 퍼블릭 어페어즈(PA) 컨설팅 회사로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는데, 사업구조 전환 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고 또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회사는 2000년 이슈관리 전문회사로 시작하여 2002년부터 국내 최초로 퍼블릭 어페어즈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외에도 소송 커뮤니케이션, M&A 커뮤니케이션, HR 커뮤니케이션, 한국형 명성모델 등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선보여 왔습니다. 저희 회사가 우리나라 최초로 선보이는 서비스들이 많다보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연구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할 전문가들을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밖에 없다는 점, 이렇게 육성한 전문가들을 타 기업들에서 스카우트해가면서 생기는 인력 손실 등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고객들께 저희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많은 노력이 필요 하기도 하고요.

    ▶PA컨설팅이 일반들에게는 여전히 익숙한 개념은 아닙니다. 기존의 컨설팅 회사들과 다른 점과 차별화된 핵심 역량은 무엇인지요.

    ▷아시다시피 매우 다양한 종류의 컨설팅 회사들이 있습니다.

    마콜컨설팅만이 가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의 경영 컨설팅 회사들이 주로 시장 전략에 집중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저희는 비시장 전략에 집중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퍼블릭 어페어즈가 대표적입니다. 비시장 전략이란 정책과 규제, 사회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고객의 비즈니스 목표에 가장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실행을 돕는 서비스입니다. 둘째는, 비시장 전략 컨설팅이 시장 전략과 동떨어져서 운영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고객사가 시장 전략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하여 고객의 비즈니스 전 과정에 대한 리스크 어세스먼트와 전략적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컨설팅 회사들이 분석과 전략 개발 단위까지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또는 실행 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저희는 체계적 분석부터 전략개발, 고객사가 원하는 결과물이 도출되도록 하는 실행 단계까지를 하나의 회사 안에서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지불할 필요 없이 효율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강점입니다.

    ▶회사가 사업 전환을 하면서 핵심 역량으로 사람, 케이스, 모델을 꼽으셨는데요. 어떤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는지? 개발된 모델은 어떻게 활용되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저희는 2002년부터 입사 3년 이상 된 전문가들에게 석·박사 과정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 국내외 유수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하여 새로운 서비스 모델들을 개발해 오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기업부설연구소인 마스랩을 설립하여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모델로는 이해관계자(스테이크홀더) 관리 모델, 위기관리 모델, 명성진단 모델, 시스템스 퍼블릭 어페어즈 모델 등 다양합니다. 이러한 모델들은 개발과 동시에 고객의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고객의 목표 달성이 더욱 효율적이면서도 높은 수준으로 될 수 있도록 돕는 데 기여합니다. 새로운 모델이 개발되면 사내 전문가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이 외에도 구루 토크를 포함하여 다양한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케이스 스터디 시간을 통하여 과거 케이스들에 대한 학습 기회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회사 내 전문가들이 새로운 서비스들을 익혀 가면서 시장 내에서의 가치를 높여갈 수 있도록 하는 점 때문에 저희 회사는 컨설팅계의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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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콜컨설팅은 통상적인 컨설팅 회사 대비 이직률이 낮다. 창업자는 물론이고 20년 차, 19년 차 등 오랜 기간 성공 케이스를 보유한 인력들이 사내에 있다는 점과 오랜 기간 해당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들이 합류하여 신구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큰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21년 차 기업인 마콜에는 상근·비상근 고문들과 전문가들을 포함해 총 12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비시장 전략 컨설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요?

    ▷비시장 전략에 집중된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퍼블릭 어페어즈의 특성상 정책 변화가 자주 일어나고 규제가 강한 산업군의 컨설팅에 특화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요. 헬스케어와 라이프 사이언스, 식음료와 농업, 디지털과 테크놀로지, 에너지·생활화학 및 환경, 건설·교통, 파이낸스, 국방 분야 등 규제가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고객사와의 기밀유지 계약 때문에 구체적인 기업명을 밝히기는 어렵습니다만, 각 산업군별로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들입니다. 해외서비스는 ‘피프라 코리아’를 통해서 이뤄지는데, 피프라는 세계 50개국에서 정책·규제 이슈 컨설팅을 제공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입니다.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를 언급하셨는데 로비 등 한국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흔히 퍼블릭 어페어즈를 로비가 합법화되어 있는 미국이나 유럽의 ‘로비’로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로비가 합법인 해외 퍼블릭 어페어즈 전문회사들의 서비스에서도 직접적인 로비는 10% 미만인 것으로 압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비에 관련한 특별한 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률회사나 행정사 사무실을 포함하여 누구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퍼블릭 어페어즈 서비스는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고객의 비즈니스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로비활동을 하지 않고도 시스템스 어프로치를 통한 다양한 접근법을 통하여 고객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시스템스 어프로치는 매우 동양적인 접근 방식인데요,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시스템 사이는 물론 시스템 내부의 관련 요인들의 인과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그 인과관계들이 고객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움직이도록 하는 접근법입니다.

    ▶AI, 빅데이터, 디지털혁신 등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행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ICT 분야는 저희의 전문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저희의 서비스 모델들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중입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심도 지속적으로 디지털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AI가 일상화되면서 마케팅 등 분야에서는 조사 단계부터 분석까지 걸리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 매우 짧아지고 거의 실시간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가 관심을 가지는 영역인 내부직원,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행태도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오고 있습니다. 모이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디지털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에 기업의 인재들, 전문가들 역시 글쓰기, 말하기 등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주목하는 부분은 행정데이터, 시장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파악되면서 기업과 관련된 규제 등에 대한 실시간 검증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시간과 컨센서스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던 규제 시스템도 검증과 함께 바로바로 성과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능동형 규제’에 대한 논의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보형 사장은 미래 컨설팅 산업의 방향을 구독형 모델화로 상정한다. 기업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고, 기업들은 사안에 따라 모델화한 서비스를 구독한다는 개념이다. 동시에 새로운 관점을 개념화하는 데 노력한다. 이를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컨설팅의 3대 요소는 이념과 가치를 담은 사람, 맥락과 경험을 반영한 사례(Case) 그리고 모델”이라며 “3대 요소의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생각을 나오게 해주는 게 컨설팅”이라고 설명한다.

    ▶마콜컨설팅의 향후 비전과 계획은 무엇인지요?

    ▷지난 20여 년 동안 저희가 새로운 서비스들을 론칭하고 진행해 오는 동안 타 회사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사람, 케이스, 모델의 3각 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R&D에 투자하면서 시스템스 퍼블릭 어페어즈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시장 선도자의 역할을 해 가고자 합니다. 또한 비시장 전략 컨설팅은 세계적으로도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경영 컨설팅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옥스퍼드 대학 등 유수 대학들과의 협력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컨설팅은 ‘인재’가 가장 중요합니다. 탁월한 인재들이 모여서 변화를 이끄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대담 홍기영 국장 정리 김병수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7호 (2021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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