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에 떠나는 건축물 여행

    2021년 05월 제 128호

  • 화창한 봄날,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뻔한 여행을 벗어나고 싶다면 이색 건축물 탐방은 어떨까. 한국에도 ‘이런 건물들이 있었나?’ 할 정도로 이국적이면서도 각자의 매력을 뽐내는 곳들이 꽤 많다. 특히 이런 곳들은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자연 속에 자리 잡고 있어 코로나19 시기에 안성맞춤 여행지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곳들 중 매경럭스멘 독자들이 가볼 만한 곳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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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파주출판도시에 있다.

    대지 1400평에, 지상 3층(지하 1층)으로 지어진 뮤지엄은 흰색의 곡면으로 이뤄진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크기의 여러 개의 전시 공간이 하나의 덩어리에 담긴 설계로 유명하다. 전시 공간은 가급적 인조광을 배제하면서 자연광을 끌어 들이도록 설계됐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향연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색 있는 전시회를 여는 것은 물론 자체 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아티스트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건물은 포르투갈 건축가인 알바루 시자가 지었다. 시자는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라고 불린다. 대표작으로 포르투 세할베스 현대 미술관, 아베이루대학교 도서관, 리스본 엑스포 파빌리온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비롯해, 안양 알바루 시자 홀,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을 설계한 바 있다. 1992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 2002·2012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등 여러 수상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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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원주 뮤지엄 산(Museum SAN)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자리 잡은 뮤지엄 산은 한솔문화재단이 지은 미술관 겸 박물관이다. 2013년 문을 연 이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지어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박물관은 산 정상 7만여㎡의 부지에 자리 잡고 있는데, 안도 타다오는 부지를 처음 접하는 순간 ‘아늑함’을 느꼈다고 했다. 건축가는 이런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지었다.

    뮤지엄은 웰컴센터,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본관, 명상관, 스톤가든, 제임스터렐관으로 구성됐는데, 건물 전체로는 ‘Box in Box’ 콘셉트를 띠고 있다. 안도 타다오는 본관을 네 개의 윙 구조물이 사각, 삼각, 원형의 공간들로 연결되게끔 짰는데, 여기에는 대지와 하늘을 사람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건축가의 철학이 담겨있다. 산(SAN)은 공간(Space), 예술(Art), 자연(Nature)의 첫머리글자를 따서 각각 만든 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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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이 미술관은 한국 근현대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미술관 자리는 애초 법원이 있던 곳이었다. 1895년 우리나라 최초의 재판소인 평리원(한성재판소)이 이곳에 세워졌고 일제강점기에는 경성재판소로, 광복 후에는 대법원으로 사용됐다. 100년 넘게 이곳에서 각종 재판이 열린 셈이다.

    이곳이 미술관이 변모한 것은 1955년 대법원이 떠나면서부터다. 현 미술관 건물은 르네상스식으로 지어졌던 건축물을 전면부만 보존한 채 전면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때문에 건물 외관은 근대적 양식이지만 내부는 현대적으로 꾸며졌다. 미술관의 또 다른 백미는 덕수궁 길을 따라 걷는 산책이다. 미술관 진입로는 조경과 조각품 등을 외부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방성에 주안점을 두어 담장 없이 건축됐다. 미술관 본관 1, 2, 3층에는 총 6개의 전시실이 있는데, 이 중 1개는 상설전시실로 현재 ‘천경자의 혼’이 상시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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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초서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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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초서예관
    ▶인제 여초서예관

    강원도 인제의 여초서예관은 당대 최고의 명필 여초 김응현 선생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서예 전문 박물관이다. ㅁ자 형태로 지어진 건물 곳곳에 일필휘지로 갈겨쓴 듯한 글씨가 이곳이 서예 박물관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케 한다. 1층에 배치된 투영연못은 건물과 주변 송림을 그대로 담아낸다. 박물관에는 김응현 선생의 작품 6000여 점이 소장돼 있는데 2층 상설전시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박물관은 다양한 서예작품 전시를 통해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사회와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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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곡선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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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곡선사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에 건립된 박물관이다. 전곡리 일대는 동아시아 최초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굴된 세계 고고학사에서도 의미 있는 지역으로 이를 기념하고 보존하기 위해 박물관이 지어졌다.

    프랑스 X-TU사가 설계한 박물관은 외관 전체가 스테인리스 패널로 이뤄져 있다. 원시생명체의 형태를 모티브로 삼아 유려한 곡선으로 설계한 건물은 마치 UFO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박물관 내부는 선사시대의 여러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선사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인 주먹도끼부터 당시 생활상까지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동굴벽화를 볼 수 있는 곳을 지나노라면 마치 선사시대 동굴 속에 있는 것 같다. 지붕 위로 난 통로를 따라가면 한탄강도 볼 수 있다. 올해가 박물관 개장 10주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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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방주교회
    ▶제주 방주교회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본명 유동룡)이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설계한 교회건축물이다. 교회 주변을 둘러싸고 연못 정원이 조성돼 있어 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듯하다. 건물은 나무와 메탈로 지어졌다. 건축가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는데, 천장을 지탱하는 나무기둥들 사이로 난 유리창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설계됐다.

    또 교회 어느 자리든 제주의 자연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지어졌다. 이색적인 모습에 제주 사진 촬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2010년 한국건축가협회 건축물 대상을 수상했다.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은 일본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꼽혔지만 평생 귀화하지 않고 한국인 국적을 고집했다. 방주교회 인근에는 이타미 준의 또 다른 작품들인 ‘수(水)·풍(風)·석(石) 박물관’, 지중(地中) 미술관인 ‘두손 박물관’, 제주도 오름을 본떠 만든 ‘포도호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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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전동성당
    ▶전주 전동성당

    호남지역에서 최초로 지어진 비잔틴풍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다. 초기 천주교 성당 중에서 매우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힌다.

    명동성당을 짓는 데 참여했던 프랑스 신부가 설계에 참여해 전체적으로 명동성당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붉은 벽돌을 군데군데 사용한 아치형의 내부는 이국적이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띤다.

    성당이 지어진 곳은 한국 천주교회서 의미가 있는 곳이다.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서 첫 순교자가 희생된 곳이기 때문이다. 1908년 건립을 시작해 1914년에 마무리됐다. 성당건축의 주춧돌로 전주성의 성벽 돌이 사용됐다. ▶울릉도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리조트

    울릉도 송곳산 절벽 끝에 자리 잡은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리조트는 이국적인데도 주위 자연과 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외관의 독특함과 높은 서비스 수준에 호평이 이어지며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 제14회 월드 럭셔리 호텔 어워즈 에서 ‘럭셔리 빌라 리조트’ 부문을 수상했으며, 2018년에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즈인 IDEA에서 환경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리조트를 언뜻 보면 천문대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는 건축가인 김찬중 경희대 교수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

    김 교수는 “송곳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의 고요하지만 역동적인 이야기들을 인간의 조작된 행위로 표현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곳에) 우리가 통상 기(Energy)라고 부르는 자연의 흐름 속에 조화롭게 머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봤다”면서 “(이곳이) 건물이기보다는 ‘기’를 담는 그릇이기를 바랐고, 우주와 지구의 자연 현상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일종의 천체 도구가 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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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양 소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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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양 소쇄원
    ▶담양 소쇄원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123번지에 소재하고 있는 소쇄원은 한국 민간 원림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원림은 교외(옛날에는 성 밖)에서 동산(園)과 숲의 자연 상태를 그대로 조경으로 삼으면서 적절한 위치에 집과 정자를 배치한 것을 말한다. 인공이 가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원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실제 소쇄원의 건축물들은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고 녹아 있는 모습이다.

    이곳을 만든 이는 조광조의 제자인 양산보로, 스승이 기묘사화로 세상을 떠나자 은둔생활을 하며 이곳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쇄원을 거니노라면 그 배경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하다. 1530년대에 조성이 시작돼, 자식과 손자 대에 이르러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대봉대와 광풍각, 그리고 제월당이 있다.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불에 타기도 했지만 후손들에 의하여 다시 복원돼 현재까지도 잘 가꿔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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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부여리조트 백상원
    ▶롯데부여리조트 백상원

    백상원은 말발굽 모양의 건물과 원형 한옥회랑이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리조트다. 리조트 건물 중 건축적으로 높게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 없는 것을 감안할 때 백상원은 외관만으로도 좋은 점수를 받는다. 백제 왕궁을 재현한 백제문화단지 내에 들어선 취지에 맞게 전통과 현대를 제대로 담아냈다는 평을 받는다.

    배흘림 기둥으로 이뤄진 원형 회랑의 야경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건물은 유명 건축가인 김승회 서울대 교수가 지었다. 2011년 한국건축문화 대상 본상을 수상했다.

    [문수인 기자 사진 한국관광공사]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8호 (2021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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