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은 코딧 대표 | 美 유통 대기업도 찾는 정책 분석 스타트업 코딧 “고시 몰라 생긴 관평원 이전 논란도 예방할 수 있죠”

    2021년 06월 제 129호

  • 2019년 출범한 코딧은 사업 아이템이 독특한 스타트업이다. 그동안 비즈니스 영역에서 별 관심을 받지 못했던 ‘법 규제’와 ‘정부 정책’을 소재로 삼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입법사항, 법령, 그리고 정부에서 만들어지는 정책을 빅데이터화해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규제 리스크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가진 피스컬노트가 2조~3조원대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지은 코딧 대표는 “양사가 입법과 정책 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피스컬노트가 의회 법안의 통과 여부를 예측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코딧은 법안 통과 후에도 그 법안이 더 강화될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트렌드 추적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경쟁력을 강조했다.

    코딧은 이와 관련해 최근 ‘CODIT 360°’란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는데, 이 안에서는 규제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새로운 입법 진행상황은 물론 해당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의 발언, 의정활동, 관련 정책 분석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심지어 경쟁사 간 뉴스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 플랫폼을 통하면 규제 관련 업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코딧 자체 분석을 통해 기업이 해당 규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방향성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기존에 찾아보기 힘든 서비스에 시장은 크게 반응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들의 경우 따로 규제 관련 업무를 챙기기 위해 대관팀을 따로 두지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은 그럴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부분도 사업을 시작할 때 염두에 뒀다”고 했다.

    특히 해외에서 관심이 뜨겁다. 정 대표는 “국내 사정을 제대로 몰라 진출에 어려움을 겪던 해외 기업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면서 “현재 매출의 약 80%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코딧은 미국의 대형 유통 기업으로부터 국내 플랫폼 노동자 관련 정책과 법규 등에 대해 시장 조사를 의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관세청 산하기관의 이전 논란과 관련 “만일 정말로 관련 고시 내용을 담당자들이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면 저희가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며 “현재 자주 바뀌는 정책 관련 고시 등을 타임라인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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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은 코딧 대표
    She is

    현 (주)코딧 대표이사

    국무총리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위원

    OECD 정책팀장

    UNESCO 정책 담당자

    로얄할로웨이 런던대학교 졸업(정치경제학)

    ▶국제기구에서 느꼈던 문제점들이 창업의 바탕이 됐다고요.

    ▷네. OECD에서 일한 경험이 바탕이 됐습니다. 정책 비교를 위해 관련 자료를 각국에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신 자료를 모두 확보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각국에 자료를 요청하면 철 지난 자료를 주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가지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고서를 만들면 그게 시의성이 있는지도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비슷한 일을 8년이나 하니 한계도 뚜렷했고, 차라리 제가 느낀 문제점들을 직접 해결해보자는 마음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위에 평소 알고 지내던 IT 전문가들을 설득해 미련 없이 OECD를 떠나 왔습니다.

    ▶그래도 쉽지 않았을 텐데요. 창업 초기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회사이름인 코딧은 법률을 코드화한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의 법, 규제, 정책 데이터를 코드화해 서비스한다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빅데이터 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서 창업 초기 국회 입법부터, 기존 법령, 국가 정책까지 모든 것을 빠짐없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의 디지털화 정책 기조에 협조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어디에 어떤 기관이 어떤 규제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알려지지 않는 기관도 많고, 특히 데이터를 끌어 오려 해도 막혀 있는 경우가 많아 일일이 연락해 설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정책, 규제 관련 기관들이 계속 생겨나 추적해야 하지만 초기에 비해 부담은 덜한 편입니다. 현재 수준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기까지 8개월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미국의 피스컬노트 상장으로 더욱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성격이 비슷하긴 한데 차이점은 있습니다. 피스컬노트는 미국 50개 주를 모두 커버해야 되니까 의안이 발의되고 통과되는 과정 자체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큰일입니다. 그래서 법안 검색이 메인 아이템인데, 우리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면 국회의 검색사이트를 통해 법안 진행상황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법안 통과 여부는 법안을 둘러싼 모든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쪽으로 전략을 짰습니다.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면 하위 법령도 바뀌어야 하고, 또 그 법이 향후 더 강화될 수도 있고 완화될 수 있습니다. 또 영향을 받는 정책들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흐름들을 종합적으로 실시간으로 파악해 기업에 전달하면 더 효율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계속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법안 흐름을 추적하는 데 있어 법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들의 스탠스도 중요한데 이들의 발언도 하나하나 다 챙기며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례까지 데이터로 확보해 놓은 것은 눈에 띕니다.

    ▷맞습니다. 현재 조례까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있는 곳은 저희밖에 없습니다. 사실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입법 사항은 조례라고 해도 과업이 아닙니다.

    최근 이슈가 된 전동킥보드 관련 규제를 보면 각 지역별로 규제 정도가 다 다른데, 이를 알기 위해서는 조례를 봐야 합니다. 저희 시스템에서 지자체의 관련 조례를 한눈에 비교하면 어디서 전동킥보드 사업을 하기에 용이한지 바로 파악이 가능한 것이죠.

    ▶정부의 협조를 어렵지 않게 받았다는 것이 좀 의외인데요.

    ▷정부도 공공 데이터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빅데이터화가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정부 예산의 용처를 보면 기업들 보다는 국민들을 위한 것이 많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법, 규제 리스크는 핵심적으로 챙겨야 할 사안인데 관련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를 민간업체에서 해주니 정부에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규제 파악에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이 되는 셈이죠.

    그래서 지금도 행정안전부 등 정부 각 부처들도 자료 수집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종종 기술적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 요구가 반영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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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스타트업으로서는 꽤 인지도가 있지만 존속을 위해서는 수익성이 관건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먼저 기업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생산성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빅데이터를 모아놓아도 별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선거 때만 되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고 했다가 금방 사라지는 곳들이 많은데 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업 유료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업이 안착되면 일반인들도 관심 있는 법안이나 정책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할 예정이지만, 지금은 기업 친화적 서비스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CODIT 360°’ 서비스가 대표적인데요, 관련 법이나 정책은 물론 산업 맞춤형 심층 분석 리포트와 정보 모니터링 플랫폼을 함께 제공합니다. 담당자, 특히 대관을 하는 입장에서는 관련 업무를 하는 데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유료 고객 수는 현재 얼마나 되나요.

    ▷매출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78%가 해외에서 나옵니다. 의외로 한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해외 기업이 꽤 많습니다. 국제기구나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도 저희의 고객이고요.

    국내에서는 로펌이나 대관 담당이 없는 기업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재 외국 대사관들의 문의도 많습니다.

    ▶요청 건 중 기억에 남는 건이 있다면.

    ▷미국의 한 유통 대기업에서 배달 노동자 등 플랫폼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처우 관련 법 등에 문의가 있었습니다. 해당 산업 기조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것 같습니다.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우리 관련 시장에 관심이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외국 기관에서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한 국내 정책 동향 등에 대한 문의가 있어서 정리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코딧의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보면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초기부터 해외 진출에 관심을 둬 왔습니다. 코딧의 장기적 목표가 전 세계의 법 규제 정책을 한 플랫폼에 구축하는 것이거든요. 현재 영어권 국가인 미국, 싱가포르의 진출 사전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현지 직원도 채용했고요. 실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데, 이게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시기를 보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에는 일본, 프랑스, 스페인 담당자가 있어 진출 사전 작업으로 시장 조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내년에는 중국과 베트남 쪽 인력도 충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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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에 투자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추가 계획이 있으신가요?

    ▷현재 해외에서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과 접촉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투자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아 오신 분을 고문으로 모셨습니다. 국내에서는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매쉬업엔젤스’와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프로그램인 팁스에 선정돼 투자를 받았습니다.

    ▶코딧도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텐데요.

    ▷최근 저희와 같은 리걸 테크 산업이 계속 발전하면서 법조계와 기업간의 크고 작은 다툼이 계속 생기는 것 같은데, 저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일단 저희는 로펌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상담을 하면 법을 위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명예훼손을 당했는데 명예훼손에 대한 정보를 찾아주는 것까지 괜찮지만,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상담을 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거든요. 이는 코딧이 로펌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변호사라도 안 되는 부분입니다. 기업 간 분쟁 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관련 법 자체가 저희 같은 리걸 테크 기업들이 등장하기 이전에 만들어져 경계가 좀 모호하게 돼 있긴 한데, 이런 부분은 향후 개선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추가로 기획하는 서비스가 있으신가요?

    ▷뉴스에서 아는 수준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온라인상에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는 제대로 모을 수만 있어도 고급정보가 됩니다. 예를 들어 공개된 정부 VIP 인사들의 면담 인사, 횟수, 발언 내용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모으면 석유 못지않은 가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저의 빅데이터 수집 기술 및 AI 분석 능력을 더하면 짧은 시간에 해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특히 공개되지 않은 정보의 활용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각 기관, 회사마다 대외비가 있지 않습니까? 고급정보들인데 이런 것들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관료 조직의 경우 잦은 인사이동으로 정책이나 규제의 연속성 문제가 등장합니다. 이들이 업무 동안 누구를 만났으며 무슨 대화를 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들을 빅데이터화한다면 행정 효율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외부로 공개하기 힘든 정보이지만 회사 내부적으로 체계적으로 관리된다면 쓰임새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기술을 판매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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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들으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 이전 건이 오버랩됩니다. 관련 고시 미확인 논란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코딧의 시스템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저희한테 의뢰만 했어도 내부 시스템을 이용해 관련 내용을 쉽게 확인했을 것 같습니다. 해당 건은 정부 관보나, 정책브리핑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정확한 키워드 검색을 하지 않으면 사실상 찾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수도, 공공기관 이전 관련 법규 숙지가 미비했을 수도 있는데, 그렇더라도 저희 시스템을 이용했다면 파일로 DB화돼 있는 고시, 훈령이라 할지라도 관련 법령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확인해 보니 2005년 관련 고시의 경우 중앙행정기관 이전이란 키워드로만 관련 문서가 확인되는데, 정부 시스템 안에서는 다른 혹은 유사한 검색어로 찾았으면 관련 내용 확인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코딧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국경과 언어를 뛰어넘어 어디서 사업을 하더라도 내가 하려는 내용에 대한 규제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정보의 갭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싶습니다. 국제기구에서 느낀 불만이 이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규제와 관련한 정보의 격차도 없애고 싶습니다. 대기업은 따로 대관팀을 두어 규제 리스크에 즉각적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러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필드가 평평해야 공정한 게임이 되지 않겠습니까? 사업을 해보니 중소기업들의 니즈가 상당합니다.

    [문수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9호 (2021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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