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유세 부담에 부분임대형 아파트 인기 ‘쑥’

    2021년 07월 제 130호

  • 5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살 집을 매매하려고 서울 흑석동 일대 아파트를 알아보다가 공인중개업소에서 ‘부분임대형 가구를 사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들었다. 1가구 1주택으로 인정받아 세금부담이 적으면서도 임대수익은 쏠쏠하게 올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김 씨는 “집값이 계속 뛰고 공시가격도 올라 보유세 부담이 계속 높아진다는데 월세도 받을 수 있다니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중대형 가구 일부를 쪼개 내 집에 살면서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주방과 화장실을 별도로 갖추고 출입문이 분리돼 생활을 달리하는 두 가구가 살 수 있는 집이다. ‘한 지붕 두 집’인 셈이다. 과거 방송인 이상민 씨가 채권자 집의 4분의 1을 임차해 살았던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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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로리버하임
    ▶2010년대 초반 처음 등장

    최근 규제 완화 분위기


    부분임대 아파트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 10년대 초반부터다. 원래 아파트 내부를 마음대로 구조 변경할 수 없는데 1~2인 가구 증가 등 사회적 추세에 맞춰 2012년 정부가 ‘멀티홈’이란 이름을 붙여 ‘부분임대형 아파트’ 건설기준을 마련했다.

    전용 85㎡ 초과였던 집 크기 제한을 없애고 두 가구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주방·욕실 등 설계기준을 마련했다. 실제 현장에선 아예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분리 거주를 염두에 두고 짓는 경우도 있고, 기존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분리 거주가 가능하도록 바꾸기도 한다.

    예전엔 부분임대형이라고 해도 현관을 임대 가구와 공유하는 구조가 많아 일반 원룸·오피스텔보다 세입자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2019년 부분임대 아파트의 부엌과 수세식 화장실, 출입문 등을 독립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면서 관심이 올라갔다. 정부도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주는 추세다. 공사 규모가 커 입주자들의 동의 여건이 엄격했던 ‘배관 및 전기 설비 추가 설치’ 등의 항목을 기존 ‘증축’에서 ‘대수선(건출물의 구조나 외부 형태를 수선 또는 변경)’으로 변경했다. 과거엔 이 공사를 진행하려면 공동주택 전체 입주자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했는데, 해당 동 주민의 3분의 2 이상 동의만 얻으면 가능하도록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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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세대분리 기본형,확장형 평면도
    ▶세금 강화 추세에 주목

    임대소득으로 보유세 메워


    특히 최근엔 정부가 여러 형태로 주택에 관한 세금 부담을 높이면서 집 주인들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2주택을 소유하는 효과가 있지만 1주택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 종부세 공제 등 1주택자의 세제 혜택을 받으며 다주택자처럼 임대소득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을 경우 1주택자라도 월세 임대소득에 세금이 나오지만 금액이 많진 않다. 월세 100만원에 세금이 1년에 60만원 정도다.

    특히 부분임대형은 내 집에 살면서도 남는 공간을 활용해 꾸준한 임대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자녀가 독립한 은퇴자 입장에서 마땅한 수입 없이 많은 보유세를 내야 하는 넓은 집을 유지하려면 남는 공간을 활용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전략이 유용하다. 자녀와 다시 함께 살 경우엔 연결문을 설치해 두 가구가 함께 생활해도 된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이같은 주거지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났다. 보안이 좋고 편리하며 새 아파트의 경우 커뮤니티시설 등 아파트 단지 편의시설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임대료가 같은 크기의 오피스텔이나 다가구주택 등보다도 10만~20만원 더 비싸다. 흑석 아크로리버하임·신촌그랑자이 등 전용 84㎡ 내 부분임대형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90만~1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신촌·흑석동 일대 84㎡ 보유세는 500만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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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그랑자이
    ▶서울 도심부터 지방까지 등장

    옥수 극동·상계주공5단지도


    건설사나 재건축·리모델링 조합도 올라가는 부분임대 아파트 인기에 주목하고 있다. 예전엔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서울 도심이나 대학가 등 1인 가구 수요가 탄탄한 입지에 들어섰다.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이나 흑석 롯데캐슬 센터포레, 신촌 그랑자이와 신촌숲 아이파크,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등이 대표 사례다. 하지만 최근엔 지역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는 부분임대형 평면을 도입한다는 가정을 하고 재건축구역으로 지정됐다. 전용 84㎡를 전용 59㎡와 전용 24㎡로 나눌 수 있게 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극동 등 대형 평형이 많은 아파트도 리모델링에 부분임대형을 도입한다. 서울 등 수도권이 위주였던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지방에도 등장하는 추세다. 충남 천안 한양수자인에코시티는 전체 3200가구 중 84㎡ 900여 가구를 부분임대형으로 짓는다. 중소형 주택형에서 보기 드물게 부분임대형을 비롯해 거실·방 등을 대부분 전면에 배치한 5.5베이 구조를 선보인다. 반도건설이 경남 창원 가포지구에 분양하는 마창대교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도 84㎡C 타입을 부분임대형으로 내놓았다. 일반형(가구통합형)과 부분임대형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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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분 등기 안 돼 따로 팔 수 없고

    소음 취약도 단점… 사생활보호 안 될 우려


    물론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아직 대세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분리된 공간의 부분 등기가 안 되기 때문에 따로 팔 수 없고, 가구 수 증가 때문에 주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필요 시 제거가 가능한 경량구조 경계벽으로 가구를 구분하기 때문에 소음에 취약하고,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 주변 임차수요와 공급이 어떤 상황인지도 꼭 따져봐야 한다. 아파트 주변에 임대용으로 공급되는 상품이 많다면 세입자 확보에 한계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임대료가 낮아지고 수익률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기 전 주변 지역에 오피스텔, 원룸 등 임대용 주택이 얼마나 많이 공급됐는지, 월세는 어느 정도에 형성됐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꼼꼼히 수집해야 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부분임대 아파트 인기가 당분간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재 상황과 맞물리는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인 가구가 39.2%이고 1~2인 가구는 62.6%에 이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중대형 가구 보유자가 남는 공간을 활용해 꾸준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앞으로도 부분임대형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세금 문제 등에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임대수익형 틈새상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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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그랑자이 평면도
    ▶‘크로스오버’ 아파트도 등장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현재 주택 시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특화 평면이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부분임대 아파트 외에도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독주택, 오피스의 경계를 허물고 장점을 결합한 이른바 ‘크로스오버(Cross-over)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독주택을 닮은 테라스형 아파트, 사무공간을 갖춘 홈오피스형 아파트, 단독주택과 유사한 장점을 가진 타운하우스형 아파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분양 시장에서도 이같은 아파트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상당부분 끌고 있다.

    테라스형 아파트는 테라스 공간이 마련돼 단독주택처럼 쾌적성을 갖춘 특화평면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홈카페, 홈가드닝, 홈파티 등을 키워드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하면서 복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테라스의 가치가 높아졌다. 오피스형 아파트는 오피스처럼 사무공간을 갖춘 특화평면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의 보편화로 별도의 사무공간이 필요하게 되면서 ‘서재’로 활용할 수 있는 알파룸, 베타룸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손동우 매일경제 부동산·도시계획 전문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0호 (2021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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