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리미엄 시대 이끄는 AI 가전…로봇청소기가 반려동물도 돌보네

    2021년 07월 제 130호

  •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가전제품 시장만은 호황을 누렸다.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의류·신발관리기나 건조기 등 기존에 없던 개념의 제품을 선보이거나, 혹은 사치품으로 인식되던 제품의 성능과 활용도를 대폭 끌어올리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두 가전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을 강조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업체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 아래 각 업체들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기술에 ‘진심’인 대표적인 회사다.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 가전 기술을 소개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매해 연초에 열리는 CES는 그해 글로벌 가전업계의 흐름과 참여 업체들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행사로 꼽힌다. 이러한 행사에 삼성은 AI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을 직접 출연시켰다. 당시 그는 소비자 취향을 분석해 요리·운동을 돕는 인공지능(AI) 서비스와 미래 가정을 위한 청소·가정용 AI 로봇 등을 소개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비스포크 제트 봇 AI
    ▶삼성전자, 로봇청소기에 인텔 AI 솔루션 탑재

    이때 소개된 제품 중 하나인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 AI’는 약 3개월 만인 지난 4월 판매를 시작했다. 4년 만에 선보인 로봇청소기 신제품인 만큼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기술 노하우가 집대성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로봇청소기는 구동하기 전 사용자가 사전정리를 해야 하고, 구동 후에도 제품이 지나친 곳을 일일이 다시 청소해야 하는 ‘반쪽짜리’ 제품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가전과 가구 등 크고 단단한 물체는 잘 인식하지만 전선이나 수건 등 작은 장애물은 잘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모서리나 좁은 공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에 인텔의 AI 솔루션(IntelⓇ Movidius™)을 탑재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신제품은 100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사전 학습해 국내 최다 수준의 사물 인식이 가능하다. 가전과 가구는 물론 양말, 전선, 반려동물의 배설물 등 기존에 인식하기 어려웠던 장애물까지 구분해낸다.

    또 업계 최초로 ‘액티브 스테레오 카메라’ 방식의 3D 센서를 탑재해 1㎤ 이상의 모든 장애물을 감지한다. 2개의 카메라를 통해 사람처럼 공간과 사물을 3차원으로 인식하고 추가로 ‘패턴빔’을 쏴 카메라만으로 인식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애물과 공간을 인식하는 것이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에 활용되는 라이다(LiDAR) 센서를 기반으로 공간 특성에 맞게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선택해 주행할 수도 있다.

    무작위로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던 기존 제품과 달리 사용자가 원하는 공간만을 집중 청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제품은 집 구조와 가구 위치 등을 파악해 지도를 그린다. 사용자는 이 지도를 기반으로 앱이나 음성을 통해 특정 구역만 청소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장애물로 인해 청소하지 못한 곳은 ‘미청소 구역’으로 남겨두고 사용자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비스포크 패밀리허브 냉장고


    인공지능 로봇청소기는 청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돌봄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싱스 앱의 ‘펫 케어’ 서비스를 사용하면 외출 시 집에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강아지가 장시간 짖을 경우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주며 반려동물의 이상징후나 행동을 감지해 정서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틀어주기도 한다. 로봇청소기에 이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스스로 식재료를 인식·관리하고 맞춤형 식단까지 제공하는 비스포크(BESPOKE) 패밀리허브 냉장고 신제품을 출시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이 제품은 식자재를 자동 인식해 ‘푸드 리스트’에 추가하고 관리할 수 있다. 고도화된 식품 자동 인식 기술로 보관 중인 다양한 식재료를 스스로 파악하며, 인식된 식재료는 ‘푸드 리스트’에 추가해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푸드 리스트의 식재료나 가족 구성원의 음식 취향을 바탕으로 최적의 식단과 레시피를 제안하는 기능의 경우 식재료 선호도에서부터 다이어트, 영양 등 총 7가지로 세분화된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다.

    또 추천 레시피에서 제공하는 조리 모드나 시간, 온도는 삼성 직화오븐이나 전자레인지로 곧바로 전송할 수 있고 필요한 식재료는 이마트 몰 앱을 통해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비스포크 패밀리허브를 모바일 스마트싱스 앱의 ‘스마트싱스 쿠킹’ 서비스와 연동하면 언제 어디서나 패밀리허브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주요 필수 가전 중 하나인 세탁기도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대세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세탁기·건조기 뉴 그랑데 AI는 편의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 세탁기 제품은 빨래 무게에 따라 세제와 유연제를 10단계로 정밀하게 구분해 투입할 수 있도록 ‘세제 자동 투입’ 기능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세제나 유연제 낭비 없이 깨끗한 세탁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옷감의 종류와 오염도 등에 따라 최적의 코스를 제안하는 ‘AI 맞춤세탁’ 기능도 한층 강화했다. 예를 들어 섬세한 소재의 세탁물이 감지되면 세제의 거품을 늘리고 모터 회전은 줄여 옷감을 보호해 주며, 타월 소재 비중이 높으면 헹굼 횟수를 자동으로 추가해 잔류 세제가 남지 않도록 해준다. 또 9㎏ 이상의 세탁물이 감지되면 기존 제품보다 강력해진 ‘워터샷’을 쏘아 세탁 소요 시간을 약 20% 단축시켜주는 등 최적의 세탁 옵션을 선택해준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AI 인공지능 신기술 적용한 밀레 제너레이션 7000 오븐
    ▶LG전자, 서비스까지 인공지능 품질인증

    LG전자는 가전제품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인공지능 품질인증을 받았다. 지난 5월 LG전자는 한국표준협회로부터 LG 씽큐(LG ThinQ) 앱의 ‘케어(Care) 서비스’와 ‘최적 사용 가이드’ 기능에 대해 AI+ 인증을 받았다. 가전업계에서 서비스가 이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인증은 국내 유일의 인공지능 품질인증이다. 한국표준협회는 소프트웨어 품질 국제표준과 품질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의 신뢰성, 안전성 등 품질을 증명하는 AI+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시스템 에어컨 분야에서 처음으로 이 인증을 받았던 휘센 멀티브이 시스템 에어컨을 비롯해 ▲가정용 스탠드 에어컨 ▲벽걸이 에어컨 ▲로봇청소기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스마트 얼음정수기 냉장고 ▲드럼 세탁기 ▲건조기 ▲워시타워 ▲통돌이 세탁기 ▲광파오븐 등 주요 스마트 가전과 LG 씽큐 앱의 서비스까지 총 14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AI+ 인증을 받았다.

    LG 씽큐 앱의 케어 서비스는 고객의 제품 사용패턴,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정보 등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스마트라이프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하루 중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시간대를 분석해 해당 시간에 공기청정기를 켜도록 제안하고 공기청정기 예약 메뉴로 연결해준다. 또 정수기 사용이력을 분석해 밤에 냉수를 많이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찬물보다 미온수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그 밖에도 ‘올바른 세탁물 분류법’, ‘아웃도어 의류 관리법’과 같은 LG전자 가전 전문가의 노하우가 담긴 스페셜 팁 등 고객이 가전을 사용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LG 씽큐 앱의 최적 사용 가이드는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의 작동상태를 분석하고 고객이 제품의 설치부터 사용, 관리까지 제품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LG 씽큐 앱은 고객이 공기청정기 먼지센서를 제때 청소할 수 있도록 청소시점을 미리 알려준다. 고객이 세탁 세제를 정량보다 많이 사용하는 경우 적절한 세제 사용 가이드를 안내하고, 냉장고 내부 온도에 이상이 감지되면 고객에게 출장 서비스를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LG전자의 대표 인공지능 가전제품은 디오스 스마트 얼음정수기 냉장고다. 지난 3월 출시된 이 제품은 냉장고 상단 도어 전면에 탑재된 21.5인치 풀HD 투명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냉장실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 3대를 활용해 신개념 수납공간인 매직스페이스와 야채 칸에 보관 중인 식품을 인식할 수 있다. 고객은 냉장고 도어 디스플레이에 있는 씽큐 푸드 메뉴를 사용해 해당 공간에 촬영된 사진을 모니터링하고 냉장고가 인식한 식품 목록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메뉴는 스마트폰의 LG 씽큐 앱에서도 가능하다. 또 보관 중인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방법을 추천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정보도 알려줘 유용하다. 씽큐 푸드 메뉴의 스마트 식품관을 이용하면 식품 구매 또한 편리하다.

    스마트 식품관은 식품, 생활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앞서 LG전자는 GS프레시몰과 손잡고 LG 씽큐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냉장고 도어 디스플레이의 씽큐 푸드 메뉴를 통해 필요한 식품을 스마트 식품관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후 LG 씽큐 앱으로 결제하면 된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의 LG 씽큐 앱을 활용해 냉장고에 있는 식품을 바로 확인하고 필요한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또 이 제품은 LG 씽큐 앱을 통해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와 연동하면 다양한 정보를 영상이나 음성으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하이 엘지”라고 부른 후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말하면 냉장고가 음성으로 날씨를 안내하는 것은 물론 도어 디스플레이에도 날씨정보를 보여주는 식이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필립스 스마트 센싱 에어프라이어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로봇청소기 ‘LG 코드제로 씽큐 R9 보이스’는 사용자의 말을 알아듣고 청소하는 것은 물론 기능을 설정하고 유용한 생활 정보까지 알려준다. 이 제품 역시 LG 씽큐 앱을 이용해 사용자가 음성으로 로봇청소기를 제어할 수 있다. “청소 시작해줘”, “충전 시작해줘”와 같은 기본명령부터 “터보모드 설정해줘”와 같은 모드설정도 가능하다. 이 제품은 이전 제품보다 선명해진 해상도(860×480)의 홈뷰 2.0과 홈가드 2.0을 제공한다. 홈뷰 2.0은 고객이 스마트폰을 사용해 집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거나 원격으로 청소기를 제어할 수 있다. 홈가드 2.0은 청소기가 집안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으며 촬영한 사진을 사용자에게 보내는 등 알림 기능을 지원해 집을 비웠을 때 방범용으로도 유용하다.

    또 LG 코드제로 씽큐 R9 보이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실내구조를 파악하고 장애물의 종류를 학습해 꼼꼼하게 청소한다. 특히 스마트 터보 기능은 카펫, 구석, 먼지가 많은 곳 등을 인지해 흡입력을 높이고 상황에 따라 브러시 회전속도와 주행속도를 조절한다.

    해외 가전업체들도 주방가전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필립스는 필수 가전으로 거듭나고 있는 에어프라이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이 회사의 ‘스마트 센싱 에어프라이어’는 온도와 시간을 저절로 세팅해주는 ‘스마트 센싱 기술(Smart Sensing Technology)’을 탑재했다. 이 기술은 에어프라이어 내에 온도 센서를 통해 바스켓 안에 들어있는 식재료의 종류와 양에 따라 자동으로 온도와 시간을 조절하여 조리해준다.

    또 총 5가지의 스마트 셰프 프로그램(Smart Chef Programs)을 통해 ▲냉동음식 ▲통닭 ▲닭다리 ▲생선 ▲통야채구이 등의 에어프라이어 대표 요리를 원터치 버튼으로 조리할 수 있다. 스마트 셰프 프로그램은 조리에 필요한 최적의 시간과 온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1000번이 넘는 시도로 만들어진 필립스만의 쿠킹 알고리즘이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인 밀레 역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을 가전에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0’에서 밀레는 AI 기술을 활용해 오븐 안에 카메라가 음식을 인식하고 전 요리 과정을 제어하는 ‘스마트 푸드 ID(Smart Food ID)’를 공개했다.

    ‘스마트 푸드 ID’는 오븐 내 카메라가 녹화한 영상을 분석 및 해석해 조리 대상을 인식하는 혁신적인 기능이다.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램 설정이나 사용법 검색 등을 할 필요가 사라져 요리 준비 과정을 크게 간소화시킬 수 있다. 스마트 푸드 ID 앱은 일종의 러닝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레시피를 새로 촬영하며 인지 능력도 향상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경우 분석은 모두 익명으로 이뤄지며, 고객이 이용 약관에 합의한 경우로만 사용이 제한된다. ‘쿡어시스트’ 역시 각 요리에 맞는 이상적인 온도를 팬 아랫부분에서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계산하고 그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전 조리 과정을 정밀하게 제어해준다.

    또 스마트 푸드 ID 기능을 이용하면 주방이 아닌 외부 공간에서도 전체 조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프로그램을 조작할 수 있다. 오븐에 탑재된 카메라가 오븐 안의 음식이 웨지 감자인지, 지중해식 구운 야채인지, 소보로 케이크인지 등을 식별해 오븐 디스플레이에 보여준 후, 사용자가 해당 요리가 맞는지 확인만 하면 이후 그에 맞는 조리 프로그램으로 요리를 시작해주기 때문이다. 현재 20여 개의 요리가 식별 가능하며, 이후 훨씬 다양한 요리가 추가될 예정이다.

    [박재영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0호 (2021년 7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