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평당 1억 시대 정착? 하반기 부동산은…

    2021년 08월 제 131호

  • 평(3.3㎡)당 1억원 시대의 본격화.

    최근 강남 집값을 보면 거침없이 달려가는 부동산 시세 그래프가 보인다. 강남 알짜 단지에 올라간 신축 아파트는 한결같이 프리미엄을 보장받고 있다. 매매 실거래가 기준 평당 1억원이 공식화되는 분위기다. 특정 단지에만 반짝하고 거래가 이어지는 정도가 아니다.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데이터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98㎡(공급면적 45평)은 신고가인 48억8000만원에 거래가 완료됐다. 직전 거래 대비 3억8000만원이나 점프한 가격이다.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844만원 선이다. 6월에는 전용 84.95㎡(공급 34평)가 3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평당 1억1705만원을 기록했다.

    기존에는 전용 59㎡ 평형, 즉 공급면적 기준으로 25평 선에서 주로 평당 1억원 실거래가 찍히는 분위기였다. 아파트는 소형면적일수록 평당 환산 시세가 더 높아진다. 그런데 이제는 30평은 물론 40평대에서도 평당 1억원을 찍은 거래가 터지는 중이다.

    인근 단지인 반포 래미안퍼스티지에서도 지난 6월 전용 59.89㎡(공급 26평)가 직전 최고가 대비 2억5000만원 뛴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1억576만원이다. 이런 데이터는 통계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7월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8주 연속 0.1%대 상승률을 이어가며 오름폭을 키우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 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월 2335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2년 전(1770만원)과 비교해 무려 564만원이나 점프했다.

    전용 85㎡ 아파트로 따지면 2년 사이 약 15억원에서 19억8000만원으로 5억원이나 가깝게 뛴 셈이다. 평균 가격이 이 정도라는 얘기니 비싼 아파트는 통계 수치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강남구에 이어 서초구의 ㎡당 아파트값이 2074만원, 송파구가 1699만원으로 조사됐는데 송파구는 2년 전(1181만원)과 비교하면 85㎡ 아파트값이 10억원에서 14억40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서초구는 2년 사이 13억2000만원에서 17억6000만원 수준으로 상승한 것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의 상징으로 불리는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가격이 뛰고 있다. 7월 압구정 한양8차 전용면적 210.1㎡는 66억원에 거래돼 2년 전(43억8000만원)보다 실거래가가 무려 22억2000만원이나 점프했다. 1년 전(47억8000만원)과 비교해도 18억2000만원이나 오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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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강남권 집값 급등에 수도권 전역 들썩

    더 큰 문제는 강남권 집값 급등에서 파생되는 수도권 전역 시세 상승이다. 7월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값은 9.97% 상승해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9.65%)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올해 상반기에 12.97% 올라 역시 작년 연간치(12.51%)를 뛰어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02년(16.48%) 이래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최근 들어 상승 그래프는 오히려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월간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값은 6월 2.42% 올라 2006년 12월(3.63%) 이후 1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의 상반기 누적 상승률(15.35%)은 올해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흥시(24.53%), 고양시(21.38%), 동두천시(20.58%), 의정부시(20.37%)가 20% 이상의 상승률을 찍었다.

    게다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유발한 전셋값 랠리는 공포스러운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5.54% 올랐다.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로 인식됐던 2011년(9.33%)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였다. 수도권 역시 올해 상반기 전셋값 상승(7.14%)은 10년 만의 최고치였다. 상반기 기준 2011년(7.88%)과 어슷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런 데이터를 본 시장 참여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일단 하반기에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목소리가 강하다. 직방이 6월 직방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1669명을 상대로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4%는 하반기 자신의 거주지역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답했다.

    경기권에서 하반기 집값 상승을 예상한 비율이 53.1%로 가장 높았다. 인천(52.0%), 지방(47.6%), 서울(47.3%), 5대 광역시(43.6%) 등의 순이었다. 집값 상승을 전망한 비율은 유주택자(56.5%)가 무주택자(38.8%)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락 전망 응답은 무주택자(44.4%)가 유주택자(23.7%)보다 더 높았다.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전망치를 다르게 가져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상승 전망의 이유로는 ‘전·월세 상승 부담으로 인한 매수 전환(25.6%)’, ‘신규 공급물량 부족(23.4%)’, ‘경기 회복 기대(11.9%)’, ‘교통, 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10.9%)’ 등이 꼽혔는데 하락 전망 이유로는 절반가량인 47.6%가 ‘현재 가격 수준이 높다고 생각돼서’라고 답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현 집값이 버블 국면이라는 것은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집값을 떨어뜨릴 수 있는 ‘한 방’이 없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집값이 떨어지려면 미분양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 수도권에서 미분양이 나온다고 누가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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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하락 요인 크지 않아

    전셋값 급등에 따른 집값 상승 논리는 피부로 느껴질 만큼 직접적인데 하락을 초래할 변수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집값을 예측하는 시스템 리치고를 운영하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는 “수도권 집값은 역대 어느 때보다 가장 극심한 버블 국면에 들어갔다”며 “그러나 상승기 막판 보이는 마지막 불꽃 랠리가 도대체 언제 꺼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예측은 힘들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상반기 수도권의 아파트값 랠리에 기름을 부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한 교통 개발 호재가 여전히 살아있다. 최근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이 확정되면서 노선을 따라 주택가격이 상승하려는 압력이 누적되는 분위기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하반기 집값이 한 번 더 뛸 우려가 있다. 가파르게 오르는 전셋값 상승세가 갭투자를 용이하게 해 매매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정부는 잇달아 집값 고점 논란에 불을 지피며 매수세를 진정시키려는 분위기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으로 2~3년 후라도 집값은 내릴 수 있다. 무리하게 대출해서 영끌에 나서면 나중에 집을 처분해야 할 시점에 자산가격 재조정이 일어나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단기적으로 소득과 괴리된 주택가격 상승이 있으나 갈수록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가격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면 현재로서는 ‘3기 신도시’와 ‘금리 인상’이란 변수를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잇달아 금리 인상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많게는 하반기에 최대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수도권 주택가격이 연간 약 0.7%포인트 하락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되면서 공급 측면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런 것들이 매수세를 진정시켜 집값 상승 랠리를 끝낼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연 0.5%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란 분석도 무시할 수 없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연 이자율이 4~5% 수준이었던 때 금리를 올리는 효과와 지금 금리를 올리는 효과는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르다”며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가격에 당연히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 여파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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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기 신도시는 고분양가 논란

    게다가 3기 신도시는 벌써부터 고분양가 논란이 나오고 있다. 7월 처음 진행된 1차 사전청약은 인천 계양(1050가구)·남양주 진접2(1535가구)·성남 복정1(126가구)·위례신도시(418가구)·의왕 청계2(304가구) 등 5개 지역 총 4333가구였다. 정부는 사전청약 물량의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거듭 약속해왔다.

    국토부가 공개한 추정 분양가를 보면 가장 비싼 성남 복정1지구 공공분양 전용면적 51㎡가 5억8000만∼6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용 59㎡는 6억8000만∼7억원에 공급될 예정이다.

    남양주 진접2지구에서는 공공분양 전용 59㎡가 3억4000만∼3억6000만원, 74㎡가 4억∼4억2000만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의왕 청계2지구는 신혼희망타운 55㎡가 4억8000만∼5억원, 위례 신혼희망타운 55㎡는 5억7000만∼5억9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정부가 약속을 어겨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였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분위기다.

    예를 들어 성남 복정1지구의 경우 근처에 있는 수정구 태평동 가천대역 두산위브 59㎡가 올해 상반기 6억9800만∼7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면적의 사전청약 분양가인 6억8000만∼7억원과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예비 청약자들의 불만이다.

    인천 계양의 경우 계양구 박촌동 한화꿈에그린 59㎡가 지난달 7일 3억7500만원에, 계양한양수지안 59㎡가 3월 3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구역 사전청약 분양가(3억5000만∼3억7000만원)가 저렴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구축과 신축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 3기 신도시 청약에 당첨되면 입주 시점으로 새 아파트를 주변 시세보다 소폭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고분양가 논란에도 시장에서 집을 살 때 대비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것은 맞는다.

    하지만 여기에 시간이란 변수를 집어넣으면 얘기가 복잡해진다. 사전청약에 당첨되면 현 시세 대비 소폭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아파트가 지어질 때까지 긴 시간을 무주택자 신분으로 버텨야 한다. 그런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전세금 랠리는 진정될 기미가 없다. 오랫동안 집주인과 실랑이하며 전세로 버텨야 한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쓴다 안 쓴다’, ‘전세금을 올려주지 않으면 집주인이 실거주한다’를 비롯한 여러 상황에 맞서 멘탈이 무너지는 경험을 여러 번 할 수 있다. 이렇게 버티고 버텨 시세 대비 대폭 싼값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으면 기꺼이 기다리겠지만 분양가가 당초 예측한 것 대비 그리 싸지 않다면 시장 참여자의 최종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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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을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끌’을 해서라도 사전청약가와 비슷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하고 안락하게 사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기대했던 3기신도시 집값 안정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현 시점에서 3기 신도시 분양가 파급효과를 섣불리 예측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흐름을 파악하는 편이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더 유리하다. 정부가 향후 나오는 3기 신도시 분양가를 좀더 경쟁력 있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무주택 실수요자층의 영끌 매수를 잠재우는 데는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본청약에서 실제 입주까지 최소 3∼4년이 걸리고 전매제한이 최대 10년까지 길어 청약 대기자 고민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 이후 정부가 양도세 규제를 풀어주면서 집값이 잡힐 가능성도 내다본다. 문재인 정부 임기하에서는 정부가 기존 방침을 바꿔 양도세 규제 완화를 통해 잠겨있던 매물을 풀게 하는 정책을 쓰기는 힘들다. 그동안 펼쳐왔던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 여권 강성 지지자들의 반감을 무릅쓰고 이런 정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내년 대선에서 현 여권과 야권 중 누가 승리하더라도 새로 정권을 잡는 주체 입장에서는 한 번쯤 검토해 볼 만한 시나리오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심정으로 즉각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장원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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