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일선 특파원의 차이나 프리즘] “스마트폰이 안 팔린다”…성장률 반토막 中경제

    2021년 08월 제 131호

  • 코로나19 팬데믹의 수렁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면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빠른 회복 속도를 보여줬던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소비와 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 성장률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중국 정부도 놀란 모습이다. 중국 당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자 팬데믹 당시 취해졌던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등 출구전략 시행에 나섰었다. 하지만 V자 반등을 이뤄냈던 중국의 경제 성장 엔진이 식어가면서 중국 정부가 긴축 전환 움직임을 중단하고 추가 부양책을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중국의 올해 상반기 경제성적표부터 살펴보자.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3%다. 이는 중국이 1992년 분기별 GDP를 집계해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당시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놀라운 성장률의 배경에는 기저효과가 있었다. 코로나19의 충격이 가장 극심했던 지난해 1분기 중국의 GDP 변동률은 관련 통계 집계 후 사상 최악인 -6.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18.3%에 달하는 1분기 성장률은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며 ‘합격점’을 줬다.

    이후 3개월 뒤 발표된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7.9%였다. 1분기 성장률의 절반이 안 된다. 이처럼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에 비해 크게 둔화된 이유를 단순히 ‘사라진 기저효과’로만 치부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단 가파른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공급 부족, 중국 본토 내 산발적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이 중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더 둔화됐다”며 “공식 발표 자료는 높아진 원자재 가격이 공장 활력을 저해하고 코로나19 확산이 소비 심리를 억눌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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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경제가 빠르게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중국 경제 성장의 큰 축인 내수의 활성화가 기대에 못 미쳐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계부채 늘어 소비 예상보다 부진

    특히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에 달하는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3월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34.2%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 6월 12.1%까지 떨어졌다. 위샹롱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여파로 다수 근로자가 저임금 일용직으로 이동하면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된 데다 가계부채 부담도 커지면서 중국인의 소비 성향이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쌍순환(雙循環)’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 경제를 국내 순환(내수)과 국제 순환(수출)으로 구분하고, 경제 성장과 정책의 무게 중심을 내수로 이동하는 게 골자다. 다시 말해 내수를 키워 대외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바람과 달리 중국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CAICT)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앞서 4월에도 32%가 줄어들었다.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5G 스마트폰 교체 수요 둔화를 원인 중 하나로 꼽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소비 심리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판매도 회복이 더디다. 여전히 2019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오절 등 일부 연휴에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하기는 했지만 항공편 시장에도 아직 완전히 봄이 오지 않은 상황이다. 산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6월 항공편 이용객 수는 5월보다도 감소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상품 구매는 이미 코로나 이전 추세로 복귀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고 대면 및 활동성 소비는 국지적인 코로나 발생과 노년층의 외출 자제 등으로 인해 회복이 예상보다 느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도 부진했다. 중국의 6월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해 전달(9.8%)보다 증가율이 둔화됐다. 인프라투자는 -1.5%를 기록해 2달 연속 감소했다. 또 다른 핵심경제 지표인 산업생산 월간 증가율도 올해 초 정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날 발표된 6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8.3%를 기록해 올해 초(35.1%)의 4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에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선명한 V자 곡선을 그려온 중국 경제의 상승 추세가 이미 정점에 달했고 이제 내리막길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GDP는 지난해 2분기 3.2%, 3분기 4.9%, 4분기 6.5% 증가로 반등 추세를 이어오다 올해 1분기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제조업 생산과 수출에 힘입은 최근 몇 달간의 가파른 브이 모양의 회복이 정점에 달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성장이 전반적으로 느려지면서 성장률이 상반기에는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티그룹은 중국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이 6%까지 떨어지고 4분기에는 5.1%로 더 둔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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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과 출하량이 급감했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달보다 16%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1%나 줄었다.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정부가 결국 긴축 전환 움직임을 포기하고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도 2분기 GDP를 발표하면서 “복잡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을 이어갔지만 외부 환경의 불안정 요인이 많고 국내 경제 회복의 불균형 현상도 여전해 안정적 회복을 공고히 하는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기존 9.4%(평균)에서 8.9%로 0.5%포인트 인하하는 대책을 내놨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원자재가격 급등 등으로 중소기업들이 생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내수 회복도 예상보다 더뎌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실물경제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로이터는 인민은행이 오는 4분기 지준율을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취칭 장하이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준율을 낮춘 목적은 금융비용 절감인데, 전반적으로 금융비용 절감 요구가 더 긴박해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통화 완화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중국 중앙은행이 결국 금리 인하 카드도 꺼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실질적인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2%포인트(1년 만기 기준) 인하한 이후 14개월째 3.8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올해 하반기에 LPR가 소폭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재정지출을 통한 인프라 확충 등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2분기 GDP 발표 후 중국이 지방채 발행을 늘려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경제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8%대 경제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중국은 지난해 주요 경제국 중 처음으로 록다운에서 벗어난 국가”라며 “취약한 회복과 위기와 씨름하는 다른 경제국들이 중국의 성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일선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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