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최초로 車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현대차·기아, 앞으로도 이러한 역사는 계속돼야”

    2021년 09월 제 132호

  •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세계 자동차 산업 최고 권위의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한국인 최초로 헌액됐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2020·2021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열고 정 명예회장을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올렸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필 서명이 음각된 대리석 명판도 디트로이트의 명소인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 영구 전시돼 역사에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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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8월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명예회장


    1939년에 설립된 미국의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세계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성과와 업적을 토대로 산업 발전에 중대한 기여를 한 인물을 엄선해 헌액한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지난해 2월 정몽구 명예회장을 ‘2020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하며 “현대차그룹을 성공의 반열에 올린 글로벌 업계의 리더”라고 평하고 “기아차의 성공적 회생,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고효율 사업구조 구축 등 정 명예회장의 수많은 성과는 자동차 산업의 전설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선 정 명예회장을 비롯해 2020년 헌액자로 토머스 갤러거 제뉴인파츠 전 회장, 헬렌 로더 아퀘트 전 GM 디자이너, 방송인 제이 레노가 선정됐다. 올해 헌액자로는 카레이서 찰리 위긴스와 20세기 초 미국 자동차 기업 창업자인 찰스 리처드 패터슨·프레더릭 패터슨이 이름을 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2001년 자동차 명예의 전당 ‘자동차 산업 공헌상’을 받았고 이번에 정식 헌액되면서 다시금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이날 헌액식 현장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상자로 참석했고 부인 정지선 씨, 정성이 이노션 고문, 선두훈 영훈의료재단 이사장,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 정명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브랜드 부문 사장,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 등 가족들도 함께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으로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 호세 뮤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사장),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부사장), 존 롭 미국기술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헌액식에선 정 명예회장의 경영활동과 업적을 조명한 헌정영상이 상영됐고, 정 명예회장의 수소전기차 세계 최초 양산과 전동화 주도를 상징하는 ‘넥쏘’와 ‘아이오닉 5’가 전시됐다. ▶정의선 회장 “아버지의 품질과 성능을 향한 열정이 현대차그룹의 토대”

    정의선 회장은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패를 받은 후 대리 헌액 연설을 통해 “정몽구 명예회장은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을 영광스러워하셨다”며 “헌액은 현대차그룹의 성장과 함께한 전 세계 직원, 딜러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를 신뢰해 준 고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씀하셨다”고 정 명예회장의 소감을 전했다. 정 회장은 “아버지는 현대차그룹을 존재감 없던 자동차 회사에서 세계적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시키셨다”며 “탁월한 품질과 성능을 향한 지치지 않는 열정은 현대차그룹의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토대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버지는 수많은 위기와 도전들을 이겨내고 독자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창업자 정주영 선대회장님의 꿈에 결실을 맺었으며, 현대차그룹을 직원들과 고객, 딜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회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또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최고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멈추지 않겠다. 기존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사명을 실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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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명예의전당 헌액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美 시장서 천덕꾸러기 취급에 충격, 현장에서 문제 찾은 정 명예회장

    1990년대만 해도 국내 기업에만 머물던 현대차와 기아를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린 건 정몽구 명예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1999년 현대·기아차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000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전문그룹을 출범시키며 ‘품질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생산, 영업, AS 등 부문별로 나뉘어져 있던 품질관련 기능을 묶어 품질총괄본부를 발족시키고 매달 품질 및 연구개발, 생산담당 임원들을 모아 놓고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차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개발 중인 차의 실물을 회의 참석자들과 함께 만져보고 들여다보며 개선방안을 하나하나 찾아나갔다.

    정 명예회장의 품질경영은 1999년 미국 시장에서 실시한 ‘10년 10만 마일 워런티’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후 미국을 방문한 정 명예회장은 현지 시장에서 천덕꾸러기로 취급 받던 현대차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미국 출장길에서 돌아오자마자 JD파워에 품질과 관련된 컨설팅을 받도록 지시했다. 좋은 품질의 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에 생산라인을 중단시키기도 하고 신차 출시 일정이 미뤄지기도 했다. 그러한 상황을 겪으며 미국 시장에 내세운 ‘10년 10만 마일 워런티’에 대해 당시 일본 경쟁사들은 ‘미친 짓’이라며 비웃었다. 당시만 해도 ‘2년 2만4000마일 워런티’가 일반적이어서 현대차의 새로운 마케팅은 ‘바보 짓’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후 일본 차들의 워런티는 ‘3년 3만6000마일’ ‘5년 6만 마일’로 슬금슬금 늘어났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경영은 ‘품질 안정화’에서 ‘고급화’라는 새로운 화두로 업그레이드된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11년 미국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는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야 할 때”라며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서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현대·기아차의 최고급 엔진인 타우엔진은 2009년부터 3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됐다. 2011년에는 감마 1.6 GDI 가솔린 엔진이 ‘2012년 10대 엔진’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 경쟁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또한 ‘제네시스’가 2009년 미국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됐고, 2011년 올해의 차에는 ‘쏘나타’가 전기차인 GM 볼트, 닛산 리프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현대차의 베스트셀러 ‘아반떼’는 2012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이후 캐나다, 남아공 등 주요 지역에서 잇따라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런가 하면 현재 현대차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수소 사업도 본질을 꿰뚫어 보는 정 명예회장의 혜안이 돋보이는 결정이다.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을 인식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다른 업체들이 포기하는 순간에도 수소전기차 개발을 독려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을 성공시켰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이 같은 혁신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인정받아 2004년 ‘비즈니스 위크’ 최고 경영자상, 2005년 ‘오토모티브뉴스’ 자동차 부문 아시아 최고 CEO, 2009년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 밴 플리트상,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세계 100대 최고 경영자상 등을 수상했다.

    [안재형 기자 사진 현대차그룹·매경DB]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2호 (2021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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