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세대 경영학] 좌담회 | 스타트업 CEO들이 본 MZ… 단일세대로만 볼 수 없어… 화려한 외형 쫓는 측면도… 투명한 정보 공개·설득 주효, ‘진정성’ 마케팅 통한다

    2021년 10월 제 133호

  • ‘MZ’는 기업의 마케팅 용어에서 유래한 세대 분류법이다. 때문에 같은 세대로 묶였지만, 밀레니얼과 Z세대의 간극은 크다. 이미 40대가 된 1980년생 기업대표와 대학생들을 비교해 보면 명확해진다. <매경LUXMEN>에서 1980년대 초반 즈음에 태어난 스타트업 대표들을 모은 것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MZ세대가 어떻다더라’라는 임의적인 세대 구분 대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좌담회에 참석한 김남림 펫트워크 대표(42), 박건환 디플(d-ple) 대표(39), 정지은 코딧 대표(37)는 MZ세대의 맨 위쪽에 속한 이들로 MZ세대와 동료로서 같이 일하고 동시에 마케팅의 대상이기도 하다. 직장에선 상사이자 멘토로, 사업현장에선 고객으로 만나는 셈이다.

    참석자들은 “MZ세대라고는 하지만 연령이나 개인적 차이가 커서 하나의 세대로 압축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런 부분이기는 하다. 대개 언론이나 SNS에서 회자되는 MZ세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인다”면서 “이들을 보면 윗세대와 달리 자신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시하고 상명하복식 ‘꼰대문화’에 대한 혐오는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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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MZ세대에 대한 이해’부터 이야기해 보자.

    ▷박 대표: 자기 의견이 강한 것은 분명하다. 본인이 선호하는 바에 따라 언제든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여긴다. 자아가 강하다고나 할까. 사실 조직의 대표로서 상대하기에는 힘든 측면도 있다. 특히 한국 기업문화가 수직체계에서 수평체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부정적인 측면을 보면 소위 Z세대가 허상을 쫓는 경우도 종종 본다. 우리 윗세대는 월급통장에 기댔다면 MZ세대 사원들은 우리사주 스톡옵션 등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주변과 비교도 많이 한다. 이렇다 보니 솔직히 직장인으로서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

    ▷정 대표: 예전 같으면 당연히 대기업에 지원했을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몸을 담는다. 이런 점 자체가 긍정적이다. 기업 내부의 문화가 젊고 소위 꼰대문화가 없는 걸 선호한다. 사내에서 주니어지만 얼마만큼 배울 수 있고, 어떤 역할이 주어지는지에 매우 민감하다. 기업의 크고 작음을 떠나 역량이 얼마나 키워질 수 있는가에 대해 늘 고민한다. 물론 일부 MZ세대 직원들이 회사에 들어가 ‘나는 이런 일만 할 거야’라고 고집을 부리기도 하는데,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김 대표: 이 세대를 특정하는 게 여전히 조심스럽다. 굳이 생각하자면 이 친구들은 ‘절대적인 관계란 없다’란 마인드가 내재돼 있다. 윗세대, 그리고 우리 정도만 해도 상사·부하, 시어머니·며느리 같은 수직적 관계를 감내해왔다. 이 세대는 절대 그렇지 않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라고 해도 수평적인 관계를 원한다. 어쩌면 자기 자신을 아끼는 방법을 잘 아는 것 같다. 나를 아끼고 아낌을 받을 줄 아는 세대다.

    ▷박 대표: 하나 덧붙이자면 당장의 이익보다는 피해에 더 민감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나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의식이강하다. 청와대 청원이나 SNS를 잘 활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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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림 펫트워크 대표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이다. 고용주로서는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겠다.

    ▷박 대표: 대학 졸업 후 초반에 대기업을 다니다 여행사를 창업했고, 다시 IT 기업을 운영 중이다. MZ세대의 특징은 까다롭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회사가 나한테 뭘 줄 수 있어요?’란 질문을 던진다. 자신들이 조직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보다는 주변과 계속 비교한다. ‘누구는 이랬다더라, 저 회사는 저렇더라’ 비교하면서 늘 이직을 준비한다. 아무래도 업무 집중도도 떨어지게 된다. 스타트업은 일정하게 가다 어느 순간 성장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일정하게 가는 기간 동안에 동기부여가 안 된다는 점이다.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허상을 쫓는 세대’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다.

    ▷김 대표: 친동생이 전형적인 Z세다.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 선생님의 체벌이 있었는데, 우리 같으면 그냥 넘어 갔을 거다. 하지만 동생 세대는 반 친구들이 모두 교육청에 민원을 넣더라. 다들 모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한 후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 친구들이 자라서 이제 사회생활을 한다. 그때도 논의와 합의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그런 특성들이 어디 가지는 않았을 것 같다. 기업 대표로서는 부정적인 점도 있다. IT 사용에 능숙한 만큼 순식간에 의견이 모이고 한두 명이 전체 여론을 주도한다. 이렇게 되면 문제 해결이 잘 안 된다. 자기들끼리만 의견을 공유하기도 한다.

    ▷정 대표: 피해에 민감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스타트업의 여건상 모든 요구 상황을 맞춰주기 힘들다. 회사의 여러 상황을 감안하기보다는 본인에게 오는 피해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반대 입장에서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지만 그 조화가 쉽지 않다.

    요즘 MZ세대들은 패시브 어그레시브(Passive Aggressive)한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문제가 있으면 차를 마시며 문제를 풀 생각보다 문제에 대한 자신의 감정부터 드러낸다. 그러면 주변에선 (기분 나쁜) MZ세대들의 눈치를 살핀다. 문제 자체를 얘기하지 않고 ‘나 불만 있어’라고만 얘기한다면 누가 그것을 제때 인식하고 풀어 나가나. 본인의 불만을 밖에 나가 댓글을 쓴다거나 블라인드에 쏟아내는 경우가 많은데, MZ세대 스스로 좀 더 능동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한다.

    ▶조직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MZ세대의 불만을 해소해 나가는 방식이 궁금하다.

    ▷정 대표: 결국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서로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다 보면 문제 해결의 솔루션이 의외로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돈이냐 여가냐’라고 물어보면 어김없이 ‘여가’라고 답한다. 이런 것도 조직관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지점이다.

    ▷박 대표: 공감한다.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필요하다. 직원들은 자신들이 처한 단편적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결국 정보를 최대한 오픈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디테일한 측면까지 공개할 수 있다면 공개해야 한다. 우리도 MZ세대에 속해 있다. 더 큰 차원으로 확대하면 (MZ세대를 통해) 사회가 변해가는 과도기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 이 세대가 기본적인 가치에 대해 중요하게 여긴다고 본다. 기본, 개념, 정당성 같은 단어와 표방하는 가치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이런 면 때문에 거꾸로 정당성이 떨어진다거나, 본인이 더 피해를 본 경우에 민감한 것 같다. 어느 순간 다른 세대도 ‘개념 챙겨라’ 혹은 ‘무개념’ 같은 말을 일상적으로 쓰지 않나. MZ세대의 영향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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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건환 디플(d-ple) 대표


    ▶MZ세대와 같이 일하지만 동시에 주요한 고객들이기도 하다. 마케팅 대상으로서 MZ세대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다.

    ▷박 대표: 일반적인 광고나 홍보가 이전 세대만큼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도 (MZ세대는) 광고는 광고로 본다. 그냥 보고 마는 거다. 대신 어떤 사람이 인스타에 그냥 헐렁한 티셔츠를 하나 입고 걸어가는 걸 봤다고 하자. 이게 마음에 들면 산다. 자기들이 체험하고 소통한다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 ‘내가 이걸 했다’라고 자랑할 수 있는 수단들은 너무나 많다. 예전과는 마케팅 수단과 방법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 대표: MZ세대 하면 ‘진정성’이다. 예를 들어 믿었던 기업이나 셀렙이 배신감을 줬다면 완전히 돌아선다. 이런 데이터들이 쌓이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에 나선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사실이라도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다. 지금 하고 있는 반려동물 사업에서 만약 동물을 이용해 돈벌이만 치중한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는지 굉장히 주의한다. 반면 진정성을 마케팅 수단으로만 접근하다 역풍을 맞기도 한다.

    ▷정 대표: 예전에는 모두가 인정하는 셀렙이나 모델들이 광고를 해야 했다. 지금은 남들이 몰라도 상관없는 것 같다. 대신 자기가 좋아하거나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된다. 이를 통해 이뤄지는 마케팅이 효과가 크다. 팬심일 수도 있지만 이게 흐름이다. 예를 들어 유아용 상품이 있다고 가정하면 아이를 직접 낳는 사람이 아니라 그 친구에게 초점을 맞춘다. 유아용 상품 광고를 봤을 때 고민 없이 구매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이들은 친한 친구들일 확률이 높다. 개인화된 SNS를 통한 광고는 이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전략을 짤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가치소비도 연관이 있다고 보나.

    ▷정 대표: MZ세대에 중요한 포인트다. 한국에서 일하다 보면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들은 말을 잘 안 한다. 솔직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이 결정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가져야 하다. 의사결정에 동참함으로써 ‘서사를 같이 써나간다’는 것이다.

    ▷박 대표: 이전 세대에 비해 이 친구들은 정보 습득에 있어서 관심을 가지면 깊게 파는 경향이 있다. 다방면에 지식을 쌓고 솔직히 똑똑하다고 본다. 단편적인 것보다 더 넓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환경문제가 대표적이다. ESG 경영을 추동하는 게 바로 이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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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은 코딧 대표


    ▶MZ세대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부모보다 삶의 질이 떨어지는 첫 세대가 될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김 대표: 예전이 좋았다? 이런 생각은 안 하는 것 같다. 자기 주변에 성공한 친구들이 있으면 본인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자신의 가능성을 가둬두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에 가치를 둔다. 부모들이 대기업이 좋다고 얘기해도 ‘쿨’하게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세대다.

    ▷정 대표: 새로운 가능성에 항상 열려있는 세대다. 지금의 MZ는 즐길 것은 즐기고 일할 때는 일한다. 산업화 세대와 달리 시각이 다양하고 넓다. 채용을 예로 들면 CEO인 내가 되레 질문을 받기도 한다. 회사의 비전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박 대표: 기세를 타는 세대다. 동기부여가 어렵지만 됐을 때 엄청나게 긍정적, 능동적이다. 배우는 속도도 빠르다. 100명이 다 다르다 하더라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긍정 감정 이런 포인트가 필요하다.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으로는 안 된다. 결국 윗세대가 맞춰나가야 한다.

    ▶‘M vs Z’ 갈등을 얘기하기도 한다.

    ▷박 대표: 이미 40대에 접어든 M세대는 Z세대와는 갭이 크다. Z세대가 우리를 볼 때 꼰대라고 여길 수도 있다. 실제로는 아니지만 ‘꼰대’를 이용하기도 한다. 꼰대이기 때문에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거나, 불러놓고 자기 얘기만 한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여기서 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Z세대는 소통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정 대표: MZ세대를 같이 묶어야 하나는 생각도 든다. M세대 입장에선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을 잘하면 ‘꼰대’ 소리를 들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다. 반대로 Z 역시 열린 마음이어야 한다. 서로 요구만 한다면 상생은 어렵다. 솔직히 세대 갈등이 심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서로를 이해해가며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

    ▷김 대표: 비슷한 생각이다. M세대나 Z세대나 이해받고 싶어 하는 특성이 강하다. 서로 잘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면 된다. Z세대들도 M세대를 보면 이 사람의 배경은 우리랑 달랐겠지라고 여길 거다.

    [정리 김병수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3호 (2021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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