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 빙하기 내 자산 불리는 필살기] 증시 ➋ 국내 | 불안한 장세에 실적 개선주 주목

    2022년 03월 제 138호

  • 올해 초부터 상장사들의 각종 악재가 발생하면서 국내 증시 투자 심리가 단기간에 얼어붙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참사와 같은 주요 사업 현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로 향후 기업 펀더멘털에 심각한 훼손이 가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내부 직원의 수천억원에 달하는 횡령 범죄로 인해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주요 제품 생산이 일시 중단되거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주식 거래 의혹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를 야기했던 물적분할에 의한 주주 가치 훼손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의한 긴축 정책 본격화로 대세 상승 모멘텀은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지수 추종에 투자하기보다 실적 모멘텀이 여전한 종목·섹터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주식 시장을 연초부터 패닉에 빠지게 만든 건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이던 이 모 씨(45)가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해 주식 투자에 활용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연초 주가 급락을 유발한 또 다른 악재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공사 현장 사고였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물적분할 이슈는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초 LS일렉트릭은 전기차(EV) 릴레이(Relay) 사업 부문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 법인을 설립하겠다고 공시했다. EV 릴레이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활용되는 전력 제어 부품이다. 물적분할 소식이 알려진 당일 LS일렉트릭 주가는 10% 급락했다. 철강업체인 세아베스틸도 연초 투자 사업 부문을 제외한 특수강 제조 사업 부문을 분할하겠다고 밝혔다. 공시된 당일 주가는 13%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목표주가 하향도 이어졌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시 직후 주가 급락은 최근 일부 기업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면서 존속법인 주주들이 핵심 사업에 대한 가치 희석 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CJ ENM의 경우 기존에 추진하던 물적분할을 중단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앞서 CJ ENM은 물적분할을 통해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약세장일수록 실적 성장 기대 종목 노려야

    실적 악화 우려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대표적인 종목은 LG생활건강이다. LG생활건강은 국내 증시에서 흔치 않게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 가도를 달린 종목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모멘텀이 저조할 것이란 우려에 급락하며 ‘황제주(주당 100만원)’ 자리에서 4년 만에 내려왔다.

    기술·성장주로 분류되는 크래프톤도 실적에 발목을 잡혔다. 기대를 모았던 신작 게임의 성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측되자 크래프톤의 주가는 지난 1월에만 40% 폭락했다. 아파트 붕괴로 기업 펀더멘털에 금이 간 HDC현대산업개발보다도 하락폭이 컸다. 실제 크래프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84.9% 감소한 62억원이었다.

    올해는 지난 2년과는 다르게 글로벌 매크로 환경도 좋지 않다. 인플레이션 싸움꾼으로 변한 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한 의지와 메시지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가의 하방을 지지해왔던 유동성 장세가 종료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 속 연초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의 개별적 악재는 개별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초와 같은 약세장일수록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으면서 향후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HMM, LX인터내셔널, 한국가스공사를 대표적인 저평가 실적주로 꼽았다. HMM은 올해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2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추정 PER는 1.9배에 불과했다. 적정 시장 평균치(10배)에 크게 못 미치는 셈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주인 LX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도 추정 PER가 각각 3.5배, 4.3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다.

    금리 인상 시기 수혜주로 평가받는 금융주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통 은행들의 경우 기준금리 상승 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며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조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34% 늘어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초부터 2월 중순까지 코스피에서 금융주들을 쓸어 담는 모습을 보였다. 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4대 금융지주가 모두 포함됐다. KB금융(5897억원·5위), 하나금융지주(4305억원·6위), 우리금융지주(4143억원·7위), 신한지주(3051억원·9위) 순이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업종별로 보면 올해 이익 성장 모멘텀이 우수한 섹터는 호텔·레저, 게임, 정보기술(IT)이 대표적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300억원 이상이면서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추정치가 존재하는 기업 중 실적 개선세가 가장 뚜렷한 업종은 호텔·레저로 드러났다.

    호텔·레저 업종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73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시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도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관련주들이 수급 개선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호텔·레저 업종 유망… 옥석 가리기 필요

    다만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19 충격으로 많은 호텔·레저 업종의 수익 기반이 망가진 만큼 옥석 가리기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완전한 회복까지 레저 사업자들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수 레저 위주의 수혜가 당분간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전망이 긍정적인 종목은 호텔신라로 8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적자였던 강원랜드, 파라다이스, GKL 등 카지노 관련주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도 적자 축소가 기대된다.

    최근 실적 충격으로 조정세가 컸던 게임주들도 영업이익이 올해 93%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펄어비스는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79%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도 181% 오를 것으로 기대됐다. 컴투스(120%), 엔씨소프트(110%), 넷마블(104%) 등 기타 게임 종목의 영업이익 증가폭도 컸다. 증권업계에선 대표적인 기술·성장주로 분류되는 게임주의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조정 폭이 컸기에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밖에 반도체 및 IT 업종의 영업이익도 49%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서 부동의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1%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차창희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8호 (2022년 3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