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 빙하기 내 자산 불리는 필살기] 부동산 INTERVIEW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 거래절벽 장기화 가능성… ‘영끌’은 곤란

    2022년 03월 제 138호

  • 프롭테크 업체 리치고를 운영하는 김기원 대표는 주택 시장이 이미 하락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본다.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중반에는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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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상승세가 주춤합니다. 매매 거래량도 확 줄었고요.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합니까?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낀 상태입니다.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큰 요인 중 하나는 거래량인데요.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풀린 엄청난 유동성과 낮은 금리 영향으로 위험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 할 것 없이 시장에 광풍이 분 탓입니다. 여기에 정부 규제까지 겹치면서 ‘패닉바잉’이 줄을 이었고, 치솟은 전셋값에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까지 몰리면서 ‘영끌’을 해야 집 한 채 겨우 마련할 지경이 됐죠. 역대급 영끌 탓에 지난해까지 거래량이 폭발했고 가격도 급등했습니다. 반면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여력이 바닥나다시피 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매매 거래량이 급증하거나, 집값이 더 오르기는 어려워 보이는 이유죠.

    ▶현 부동산 시장을 과거와 비교해본다면 언제와 가장 비슷할까요?

    ▷2020년은 서울·수도권에서 주택 거래량이 크게 터지고 시장이 대세 상승을 이어온 2006년 말과 매우 비슷합니다. 몇 달 후인 2007년 초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이 고점을 찍었죠. 연이어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강북권, 경기, 인천으로 매수세가 확산됐고, 마지막 상승 파도가 2008년 중순까지 이어졌습니다. 계산대로라면 2020년 말에서 지난해 상반기 이미 고점을 지났어야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임대차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영향으로 ‘패닉바잉’이 한 번 더 터져버렸어요. 그래서 현 주택 시장은 전에 없던 거품이 껴 있다고 판단해요.

    ▶‘거래절벽’은 대출 규제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규제만 완화된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 26일 15개월 만에 0.5→0.75%로 올랐습니다. 이후 세 차례나 더 올라서 지금은 1.25%이죠. 쉽게 말해 대출 이자를 월 100만원씩 내던 사람이 이제는 300만원, 3배나 내야 하는 처지가 됐어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으니 한국은행도 어쩔 도리가 없이 따라 올릴 겁니다. 돈줄을 죄는 이유가 경기가 좋아졌기 때문이라면 다행이지만 단순히 비정상적인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시도라는 건 주목할 만합니다.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져서 점차 이자를 감당 못 하는 가계가 늘어날 겁니다.

    ▶공급, 즉 입주 물량이 여전히 부족하니 집값이 내릴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입주 물량은 유용한 지표지만, 그것만으로는 시장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경기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2011년은 역사상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해입니다. “입주 물량이 적으니 집값이 오른다”라는 논리대로라면 집값은 2011년부터 올랐어야 해요. 하지만 이때가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대세 하락장’이었죠. 반대로 입주 물량이 가장 많았던 2018년 집값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당분간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이미 주택 시장은 하락 구간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집값이 내릴 구체적인 시점은 어떻게 전망합니까?

    ▷주택 시장은 이미 지난해 말 변곡점에 진입했다고 설명드렸습니다. 큰 상승 추세는 끝나고 앞으로 하락장으로 갈 건데, 지금은 대선 이슈도 있고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이 꼭지에서 설왕설래가 많은 시점이죠. 이 설왕설래는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중반부터 없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집값은 얼마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지요?

    ▷몇 가지 지표를 더 살펴보겠습니다. 통화량 대비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146% 수준입니다. 46%가량 고평가돼 있다는 얘기죠. 100%가 되려면 집값이 32% 정도 떨어져야 통화량 수준에 가까워집니다. 전세 가격 대비 저평가지수를 봐도 올 1월 기준 집값이 31.7% 고평가돼 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전세 가격과 비례해 적정 가격이 되려면 집값이 24% 정도는 떨어져야 한다는 계산도 나옵니다. 소득 대비 저평가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집값이 28% 고평가돼 있으며 22%는 하락해야 한다고 나오죠. 이들 데이터를 두루 고려했을 때 집값이 약 25~30% 떨어질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패닉셀’ 같은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조금 더 보수적으로 보는 것이 낫겠습니다.

    ▶내 집 마련을 결정하기 쉽지 않겠군요. 그럼에도 무주택자는 집을 사는 것이 좋겠습니까?

    ▷무주택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선택지는 시가보다 30~40% 싼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입니다. 단 ‘묻지마 청약’보다는 입지가 좋은 곳,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에 일자리가 많아 배후수요가 많은 곳을 선택하길 권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지하철 승·하차 데이터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서울 관악구, 경기 부천, 안양 동안구, 다시 서울 구로·광진·강동·강북·강서구 순으로 승차(집)가 많습니다. 하차가 많은 서울 강남·서초·금천·중·종로·영등포구에는 일자리가 많겠죠. 총 승·하차 수가 많은 서울 관악·강남구, 안양 동안구, 부천, 서울 구로·서초·영등포·광진·강서·금천구, 성남 분당구 지역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청약에 도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는 어떻습니까?

    ▷다주택자 상당수는 대부분 전세나 대출 등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했을 겁니다. 입지 조건이 좋은 지역은 적게나마 15~20%가량 떨어질 수 있겠죠. 만약 레버리지가 적어 버틸 여력이 된다면 버티셔도 좋습니다만, 그럴 여력이 안 된다면 양도세 등 세금 부담이 크더라도 파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안 팔리는 게 더 큰 문제겠죠. 최근 한국부동산원, KB 부동산이 제공하는 매매수급지수, 전세수급지수 데이터를 보면 사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 보입니다. 지표상으로는 대구가 가장 안 좋고, 서울이 그 다음입니다.

    ▶그럼에도 주택에 투자를 해야겠다면 어느 지역에 기회가 있을까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면 강원, 경남, 경북, 제주, 충남, 충북은 여전히 매매 거래가 활발하고 지표도 괜찮습니다. 전세 가격 대비 저평가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충북, 경남, 경북, 충남, 전북 순으로 저평가돼 있습니다. 반면, 서울, 경기, 세종, 인천, 부산, 대전은 진입하기 위험한 시기입니다. 특히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대세 하락장에서 취약합니다. 재건축 가격은 사업성과 토지 가격에 의해 결정되는데 하락장에선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되죠. 게다가 돈 빌려서 하는 사업에 금리 인상은 악재 중 하나입니다. 대선 주자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했지만 하락장에서는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어요.

    ▶주택이 고평가됐다면 상업용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는지요?

    ▷버블이 주택 시장에만 분 게 아닙니다. 상업용 부동산도 높아진 금리 탓에 이자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요. 게다가 최근 상업용 부동산 연 수익률은 2%대에 불과한데, 차 떼고 포 떼면 오히려 손해인 시기입니다. 요즘 인기 있는 지식산업센터 같은 경우, 인근에 추가 공급이 제한적인 지역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리하자면 지금은 적정한 자산 배분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안 좋다고 해서 모두 처분하는 것도 위험하고요. 유동성을 확보해두고 있다가 지표 좋은 지역에서 기회를 기다려봄 직합니다. ◆He is

    프롭테크 스타트업 ‘데이터노우즈’의 김기원 대표는 부동산 관련 다양한 데이터를 연구하는 ‘빅데이터 전문가’다. 데이터노우즈의 AI 서비스 ‘리치고’는 시세, 수급 동향, 각종 대출위험 지표와 구매력 지수, 취업률과 인구 변화, 기업 동향 등 수십 가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동산 가격이 고평가 또는 저평가됐는지를 한눈에 분석한다. 단순히 시·군·구별 평균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행정동, 아파트 단지 단위로 쪼개 투자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게 리치고의 장점이다.

    [김병수 기자·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8호 (2022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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