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부터 메타버스까지 토큰 이코노미가 뜬다] INTERVIEW | 김정수 명지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토큰 이코노미는 메타버스 경제의 생명력”

    2022년 04월 제 139호

  • “토큰 이코노미는 행동심리학에서 시작된 경제학 용어예요. ‘어떠한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보상을 주는 시스템’을 말하죠. 이 보상을 다른 유형의 물건이나 서비스로 교환할 수 있게 해서 경제적인 순환구조를 만드는 겁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이 토큰 이코노미를 이끌었다고 소개한 김정수 명지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가 비트코인이고 이후 암호화폐 영역뿐만 아니라 NFT의 활용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음악이나 영화 같은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 책정이나 의료, 행정, 수출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는 혁신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토큰 이코노미가 무수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며 “기존 법 제도와의 충돌이나 해킹의 위험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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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암호화폐에 적용해보면 블록체인에서 사용되는 코인이나 토큰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방법과 참여자들에게 보상을 주고 활성화하는 방법, 분산원장(복제, 공유 또는 동기화된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합의 기술)의 거버넌스 등을 결합한 경제 생태계를 토큰 이코노미라고 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해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사례죠.

    ▶비트코인이 2009년에 출현했으니 꽤 오래된 경제 생태계인 셈이네요.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을 발명했다고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의 2008년 논문이 출발점이에요. 암호화 기술에 기반한 전자 지불 시스템을 이용해 자발적인 두 거래자가 제3자인 신용기관 없이도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만든 방식이죠. 비트코인이 출현하면서 토큰 이코노미도 본격화됐는데, 지금은 암호화폐 영역뿐만 아니라 NFT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서 음악이나 영화 같은 디지털 콘텐츠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거나 의료, 행정, 수출입 같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도구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에 주목해야 할 가장 큰 이유라면.

    ▷이 경제 시스템은 탈중앙적이에요. 그러니까 개인 간의 신뢰를 통해 소수의 통제자에게 집중되던 편익을 공평하게 분배하도록 설계돼 있어요. 참여한 이들이 함께 생태계를 키우고 합리적으로 그 결실을 나눌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죠. 게임 산업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쉬운데요. 게임 기업이 인력과 기술을 투입해 게임을 개발하고 서버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면 사용자들이 그 게임을 즐기면서 아이템을 사고 이용료를 냅니다. 그게 기업의 수익이 되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게임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선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이나 업데이트가 필수적이에요. 그런데 이건 개발자들의 직관이나 상상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게임에 참여하는 유저들의 개인정보나 플레이 패턴, 선호 콘텐츠 같은 다양한 정보를 통해 업그레이드되는 것이죠.

    ▶성공한 게임의 한 축이 유저의 활동이다?

    ▷게임사의 서버에 축적된 유저들의 데이터는 타깃 프로파일을 원하는 광고 집행자나 데이터 수요자들에게 판매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게임의 사업성과가 좋다는 건 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기여가 직·간접적으로 포함돼 있고, 그런 이유로 유저는 게임사가 획득한 경제적 가치를 분배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죠. 이때 토큰 이코노미를 적용하면 게임사는 출시 시점에 토큰(혹은 코인)을 발행하고 그 토큰을 구매한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이를 이용하거나 현재 가치로 환전할 수도 있게 됩니다. 물론 게임 개발의 자금조달에도 참여하게 되는 것이죠.

    ▶게임의 미래 가치(인기)가 곧 토큰의 가치가 되는 셈이군요.

    ▷만일 해당 게임의 미래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면 토큰 보유자는 해당 토큰의 가치 상승을 기대해 팔지 않겠지요. 향후 발생할 가치 차액을 노릴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이때 게임을 개발한 기업은 서비스의 주체적 관리자로서 제한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그래야 게임의 활성화로 인한 성과를 게임사뿐 아니라 해당 생태계에 참여한 이들이 일정 부분 분배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주체적 관리자의 역할 등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요. 어쩌면 NFT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NFT도 토큰 이코노미의 주요 혁신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닌 가상자산의 식별과 소유권을 지정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 결과물이죠. 게임의 경우, 기존에는 게임사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버 폐쇄 등) 유저가 그동안 시간과 현금을 투자해 축적한 수많은 가상자산들이 모두 사라졌어요. 유저들이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가 없었죠. 그런데 NFT 기술을 통해 게임 내 가상자산(게임 아이템 등)에 대한 소유권이 명확해지면,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유저가 소유한 가상자산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게 남게 되는 겁니다. 음악, 미술, 가상 토지, 가상 건물 혹은 특정 시점의 기록영상물까지 NFT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메타버스 시대로 가기 위한 필수적인 가상자산 관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어요. 이처럼 전통적인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탈중앙·신뢰성·투명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토큰 이코노미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겁니다.

    ▶전망이 밝을수록 비판도 존재하는데요. 실제로 토큰의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나 이슈에만 집착하는 행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반인 토큰 이코노미는 기존의 금융이나 비즈니스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기술적 한계를 지니고 있어요. 기존 법 제도적 장치와의 충돌이나 기술 이해의 갭을 이용한 사기 거래, 해킹 위험 같은 해결 과제들이 그렇죠. 또 탈중앙화를 지향하면서도 안정적 시스템 운영을 위해 여전히 중앙 통제적 구조에 의존하는 점, 채굴 등 대규모 컴퓨팅을 위한 환경적 악영향의 문제, 가상자산의 현금화와 관련한 사행성 우려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중요한 해결 과제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변화가 점진적으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융합으로 흘러가고 있는 시점에서, 코인 이코노미는 다가올 메타버스 사회와 경제의 생명력이 될 겁니다. 코인 이코노미가 허구일지 아니면 미래일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불확실한 미래죠.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9호 (2022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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