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부터 메타버스까지 토큰 이코노미가 뜬다] 습관이 돈 되는 세상… 소비자의 시간과 행동이 곧 토큰

    2022년 04월 제 139호

  • 게임 업계에서 이미 돈 버는 게임인 ‘P2E(Play to Earn)’가 대세가 됐다면 최근 MZ세대와 기업들 사이에선 직접 돈을 지급하며 소비자의 시간과 행동을 사는 토큰 이코노미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에 성공한 이민용 씨(30·가명)도 그중 하나. 그는 요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습관 만들기에 푹 빠졌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차 한 잔에 책 두어 장을 읽고 인증샷을 올린다. 퇴근하고선 피트니스클럽에 들러 운동한 후 3개 이상의 기구가 나오도록 인증샷을 찍어 앱에 올리며 하루를 마감한다.

    이 씨는 하루 습관에 익숙해지며 금전적 보상도 받고 있다. 참가비(1만원 이상)를 걸고 ‘미라클모닝 챌린지’ ‘헬스장 가기’ 등 앱상의 미션에 참가한 후 참여자들끼리 스마트폰으로 이를 실행했는지 인증하는 형식이다. 목표 달성률이 85% 미만이면 참가비 일부를 환급받고, 85% 이상이면 전액 환급, 100% 달성하면 참가비와 함께 추가 상금(성공 리워드)이 주어진다. 이 씨는 “취업 후 반복되는 생활에 건강을 생각하게 됐는데, 나름의 루틴도 만들면서 작지만 금전적 혜택도 누릴 수 있어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다”며 “동료들끼리 미션을 공유하며 참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챌린저스.


    이 씨가 사용하는 앱은 ‘챌린저스’. 화이트큐브가 운영 중인 이 앱은 이름처럼 목표 달성과 습관 형성을 동시에 돕는 챌린지 앱이다. 운동, 학습, 시간과 감정 관리 등 500여 종 이상의 공식 챌린지와 이용자가 직접 목표를 설정하는 ‘직접 만드는 챌린지’ 중 원하는 걸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총 참가자 수나 정보, 평균 달성률과 100% 달성한 이들이 이름을 공개해 온라인이지만 함께 목표를 이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화이트큐브는 챌린저스를 통해 기업들이 사내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고객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기업 제휴 챌린지’도 제공하고 있다. 화이트큐브 측은 “지난 한 해 동안 88개의 기업이 이 챌린지에 참여해 누적 제휴 기업 수가 총 104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업 제휴 챌린지 누적 참여자 수는 1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챌린지 1건당 평균 참여자 수도 638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2.5배나 증가했다.

    일례로 지난해 한화생명과 협업을 통해 한화생명 직원들에게 ‘주 3일 5000보 걷기’ 등의 미션을 제공하고 모두 성공한 사람에게 상금 1억원을 지급하는 대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이 대회에 참가한 인원은 총 2만6000명에 달했다. 챌린저스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와 제품 홍보를 위한 ‘체험형 챌린지’와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이벤트·캠페인형’ 챌린지 등 2가지 유형을 활용할 수 있다.

    한 IT 업계의 관계자는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옮겨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고, 참가자들에게 미션을 제공해 100% 성공하면 상금이나 혜택을 지원할 수 있어 대규모 인원의 참여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캐시워크.
    ▶헬스케어 분야에 부는 보상 시스템

    넛지헬스케어가 운영하는 돈 버는 만보기 ‘캐시워크’는 걷기 운동의 습관화를 돕는다. 금전 보상 체계도 있어 사용자들의 동기부여와 함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100걸음당 1캐시가 지급되는데 하루 최대 1만 보를 걸으면 100캐시를 적립할 수 있다. 넛지헬스케어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캐시워치와 앱을 연동하면 최대 200캐시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잠금 화면에 만보기 기능을 도입해 휴대폰에 앱을 내려 받기만 하면 기간별 통계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2.4% 증가한 500억원, 영업이익은 165% 늘어난 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관심을 모은 디지털헬스케어 벤처기업 지아이비타는 지난해 11월 건강 미션 리워드 앱 서비스 ‘로디(ROTHY)’를 출시했다. 로디는 자세한 체성분 측정이 가능한 갤럭시워치4와 연동돼 사용자에게 다양한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AI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로 걸음과 수면, 체성분 등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기록하고 건강 미션을 제안하는 형식이다. 특히 ‘리워드(사용자가 과제를 수행하면 받는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에게 건강관리는 물론 실질적 이득도 얻을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지아이비타는 올 2월 4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로디의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지아이비타는 이와 별도로 올 상반기에 관련 스마트워치 앱과 위젯을 선보일 계획이다. 운동 서비스는 물론 식이, 수면, 마음건강 등 일상 건강관리 콘텐츠도 보강해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야핏 사이클 레이싱 모드, 실제 야핏 사이클 이용 모습.


    실제 운동기구와 연동해 가상세계에서 사이클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앱도 인기다. 카카오 계열사 야나두가 운영하는 홈트레이닝 서비스 ‘야핏 사이클’은 태블릿 PC가 달린 가정용 사이클과 전 세계 라이딩 명소에서 가상 사이클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앱 구독권을 판매한다. 이 앱에 접속해 사이클을 타면 돈처럼 쓸 수 있는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한 달 최대 지급액은 2만 점. 이 마일리지로 자체 상점에서 커피나 백화점 상품권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야핏 사이클은 지난해 12월,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야핏 사이클 이용자들이 가상세계에서 달린 거리는 총 540만㎞, 지구 약 135바퀴에 달한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도 3억6000만 점 이상 지급됐다. 야나두는 야핏 사이클의 성장세에 올 매출액 14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과 서비스 개발에도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9호 (2022년 4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