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리테일 시대 화두 중고거래 시장] PartⅠ 트렌드 주도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 당·번·중이 끌고 명품 리셀이 밀고… 경기 침체 속 올해도 후끈한 성장세

    2022년 05월 제 140호

  • ‘누구나 돈 버는’(중고나라)

    ‘당신 근처의 따뜻한 중고직거래 어플’(당근마켓)

    ‘취향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번개장터)

    한번쯤 사용해본, 어쩌면 이미 회원 가입된 중고거래 플랫폼의 슬로건이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며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꾸준하다. 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 시장을 이끌고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번개장터의 연간 총 거래액은 약 1조7000억원. 전년 대비 31%나 늘었다. 연간 거래 건수는 약 1700만 건, 누적 가입자 수는 약 1700만 명이다. 중고나라는 최근 회원 수 약 2500만 명을 확보했다. 월 이용자 수는 약 1500만 명.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는 2100만 명, 월 이용자 수는 1800만 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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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근마켓 본사
    ▶꾸준한 투자 유치, 신사업 발굴로 영역 확장

    이용하는 이가 많으니 투자하는 이도 많았다. 세 플랫폼의 꾸준한 투자 유치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1789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당근마켓은 총 2270억원의 누적 투자를 기록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섰다. 당근마켓은 이를 기반으로 하이퍼로컬(Hyper-local)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지역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엔 부동산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기존에 내 근처 카테고리에 있던 직접 매매 형식의 부동산 관련 매물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배치할 계획이다. 중고 직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며 문제 게시글을 걸러내는 기술력과 역량을 키운 만큼 기술력을 기반으로 허위매물을 걸러낼 방침이다. 공인중개사의 도움이 필요한 이용자에겐 게시글에 ‘공인중개사의 도움이 필요하신가요?’라는 배너도 제공한다. 이 배너를 누르면 지역 공인중개사의 프로필 정보로 연결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플랫폼 특성상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며 “이용자에게 좋은 경험이 확산될수록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2위인 번개장터는 지난 1월 신한금융그룹, 프랙시스캐피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참여한 82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번개장터는 2020년에도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등으로부터 5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영역 확장을 위해 기업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 중고 골프용품 플랫폼 ‘에스브릿지’, 착한텔레콤 중고폰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 편집숍 사업에도 진출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자리한 ‘브그즈트 랩(BGZT LAB)’은 리셀 상품 중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스니커즈만 다루는 매장이다. 1호점 개장 이후 삼성동 코엑스몰과 역삼 더 샵스 앳 센터필드에 2, 3호점을 차례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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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나라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진행 중인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는 신규 투자를 통해 다양한 버티컬 영역으로 중고 서비스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지난 1월 자전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인 라이트브라더스와 전략적 제휴·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중고나라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자전거 거래 규모는 연간 2000억원, 거래 건수는 약 50만 건으로 추산된다. 라이트브라더스는 엑스레이 검수 시스템을 도입해 눈에 보이지 않는 수리 이력을 찾아내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프리미엄 자전거를 검수하고 인증하는 방식으로 중고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엔 이륜차 종합 서비스 플랫폼 ‘라이트바겐’을 운영하는 바리코퍼레이션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 온·오프라인 오토바이 거래 시장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중고나라는 앞으로 바리코퍼레이션과 70여 가지 항목 진단, 불량 부품 교체를 완료한 중고 오토바이에 한해 중고나라 애플리케이션 내에 인증 표시와 배기량, 주행거리, 연식, 사고유무, 튜닝 내역 등 정보를 공개하고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홍준 중고나라 대표는 “이번 제휴는 부실한 상품 정보, 허위매물 등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믿고 거래할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새로운 중고 오토바이 거래 시장을 개척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안전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버티컬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3월 롯데쇼핑이 중고나라의 지분 93.9%를 인수하는 재무 투자에 참여한 이후 롯데가 갖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 등 인프라를 중고 물품 관련 활동에 활용하는 방향도 논의 중이다. ▶중고명품 시장 주목하는 대기업

    국내 명품 시장의 규모가 커지며 중고명품 시장도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추산 2조원대인 국내 중고명품 시장의 최근 화두는 본궤도에 오른 1세대 중고명품 필웨이의 매각 작업이다. 인수전에는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 다수의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현재 중고명품 사업을 하지 않아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필웨이 등 중고명품 플랫폼은 온라인 외에 다수의 오프라인 매장도 있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통해 명품 업계 스타트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온은 2020년부터 명품 플랫폼 구하다와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명품감정원 등과 협업해 명품 인증 서비스 ‘트러스트온’을 론칭했다. 최근엔 고이비토, 리본즈 등의 중고명품 거래 업체가 롯데온에 입점하기도 했다. SSG닷컴에서 고이비토와 리본즈의 중고명품을 판매하는 신세계도 관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번개장터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이 외에 GS리테일은 구하다, CJ E&M은 명품 해외 직구 플랫폼 애트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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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위치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오프라인 리셀숍 '브그즈트 랩'.
    ▶MZ세대 사로잡은 ‘브그즈트 랩’ ‘크림’

    한정판 등 찾는 이들이 많은 상품을 구매한 뒤 정품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되파는 리셀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스니커즈 리셀이 특화된 모양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명품에 비해 비교적 낮은 금액에 진입할 수 있어 주로 MZ세대의 표적이 되고 있다. 실제로 번개장터가 운영하는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랩 1호점의 연간 방문자 21만 명 중 80%가 MZ세대다. 지난 2월 개장 1주년을 맞은 브그즈트 랩 1호점의 일일 최대 방문자 수는 1700명이나 됐다. 이곳에선 명품 브랜드 디올과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 ‘에어 조던 1 하이 OG 디올 리미티드 에디션’,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한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의 ‘에어포스원 파라노이즈 2.0’ 등 엄선한 한정판 스니커즈 30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진열된 스니커즈에 QR코드를 부착,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애플리케이션과 오프라인 매장의 연계성도 강화했다.

    이홍영 번개장터 스니커즈 사업 본부장은 “브그즈트 랩은 한 해 동안 MZ 세대에 취향을 소비하고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을 제공하면서 스니커즈 마니아 사이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자리 잡았다”며 “번개장터는 이용자와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이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전문성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번개장터는 최근 정품 인증 서비스인 ‘정품 검수 서비스’도 내놨다. 개인 간 중고 명품이나 스니커즈를 거래할 때 번개장터의 전문 검수팀이 브랜드 정품 인증을 대신해주는 C2B2C(Consumer to Business to Consumer) 방식의 서비스다. 거래를 희망하는 구매자가 나타나면 판매자는 상품을 번개장터 검수센터로 보내고 검수 후 인증 완료된 상품을 번개장터가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서비스 대상 명품 브랜드는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찌, 디올, 프라다, 고야드,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까르띠에, 롤렉스, 오데마피게, 다미아니, 반클리프&아펠, 불가리, 티파니 등이다. 스니커즈는 조던을 포함한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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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출시한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 ‘크림(KREAM)’은 손쉽게 시세조회를 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며 2020년 3월 리셀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크림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명품 커뮤니티 중 하나인 시크먼트를 70억원에 사들였고, 약 55억원을 투자해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인 콜렉티브 경영권도 가져왔다. 지난해 8월에는 80억원을 들여 나이키의 네이버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인수하기도 했다. 무신사는 두나무와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운영사인 에스엘디티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에스엘디티는 투자금으로 현재 서울 성동구에서 운영 중인 검수센터 외에 올 상반기 중 제2 검수센터를 마련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의 국내 진출도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지사를 설립한 프랑스의 ‘베스티에르콜렉티브’는 올 상반기에 국내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인 미국의 ‘스타엑스’는 지난해 9월 미국 외 호주, 일본, 홍콩에 이어 네 번째로 국내에 진출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0호 (2022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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