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리테일 시대 화두 중고거래 시장] Part Ⅱ 중고거래 나선 패션 브랜드 | 입던 옷 사고팔고… 주목받는 중고의류

    2022년 05월 제 140호

  • “2023년엔 옷장의 옷 네 벌 중 한 벌 이상이 중고의류일 것.”

    미국의 국제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내놓은 전망이다. BCG는 내년에는 옷장 속 의상 중 27%가 중고의류일 거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미국의 패션업계에선 중고의류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떠올랐다. 명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기업구조) 경영이 중시되고 있는 가운데 패션 기업들도 친환경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가장 손쉬운 친환경 중 하나가 바로 중고의류”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캐주얼 브랜드 ‘메이드웰’은 세계 최대 중고의류 유통회사 중 하나인 ‘스레드업(thredUP)’과 온라인 중고 의류 판매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회사의 합작 플랫폼 ‘메이드웰포에버’에선 메이드웰 매장에서 수거한 중고 청바지를 엄선해 재판매하고 있다. 수거된 청바지 중 메이드웰 제품은 메이드웰포에버에서, 다른 브랜드는 스레드업에서 판매된다. 판매되지 않은 청바지는 또 다른 재활용 프로그램인 ‘블루진 고 그린’을 통해 주택 단열재로 쓰인다. 의류 폐기물 감소뿐 아니라 또 다른 자원으로 이용되는 것이다. 스레드업은 중고 패션 아이템이나 의류를 수거해 재판매, 배송, 물류 등 전 과정을 처리하는 중고의류 전문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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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중고의류 유통회사인 ‘스레드업(thredUP)’


    메이드웰 외에도 리포메이션, 리복, 아베크롬비, 갭, 바나나리퍼블릭, 렌트더런웨이 등 주류 패션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중고의류 비즈니스에 나서고 있다. ‘스왑닷컴’ ‘더리얼리얼’ 등도 스레드업처럼 중고의류 재판매 브랜드다. 스왑닷컴은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중고 패션 아이템부터 아동용 아이템까지 다양한 분야를 취급한다. 더리얼리얼은 고가의 시계, 주얼리, 디자이너 의류 등의 럭셔리 패션 아이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플랫폼이다. 진품 여부가 중시되는 만큼 철저한 제품 검증과 판매를 위한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인플레이션 등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를 위해 자사 중고의류 판매에 나선 브랜드도 있다. 프리미엄 기능성 스포츠웨어 룰루레몬은 최근 미국에서 자사 중고 상품 판매에 나섰다. ‘라이크 뉴(Like New)’ 프로그램을 통해 상태가 좋은 레깅스나 재킷 등의 보상판매 또는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5월부터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시험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본격 도입됐다. 룰루레몬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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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룰루레몬
    ▶국내서도 패션 업체가 직접 중고거래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코오롱FnC는 지난 4월 1일부터 자사몰에서 자사 브랜드 전용 중고거래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패션 업체가 직접 아웃렛을 운영한 적은 있어도 중고마켓을 운영하는 건 처음이다. 코오롱FnC의 중고마켓 운영은 유행에 따라 옷이 쉽게 버려지며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오롱FnC는 우선 코오롱스포츠 아우터를 대상으로 중고제품을 매입하는 ‘솟솟릴레이’를 진행했다. 지난 4월 1일부터 22일까지 코오롱몰의 별도 페이지를 통해 코오롱스포츠 상품을 매입했고, 코오롱몰 포인트로 교환해주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 기간에 수집된 상품은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쳐 오는 5월께 코오롱몰에서 판매에 나선다. 6월 이후에는 매입 브랜드를 코오롱FnC 자사 브랜드로 점차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원활한 중고거래 서비스를 위해 의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마들렌 메모리와도 협업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패션 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소비되고, 조금 지겨워졌다는 이유로 버려지기도 한다”며 “솟솟릴레이를 통해 중고상품을 사용하는 것이 결국은 친환경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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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플랫폼 어플릭시의 팝업스토어


    ‘어플릭시(APPLIXY)’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중고의류 플랫폼이다. 비주얼 소사이어티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플릭시는 지난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더현대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팝업스토어를 냈고, 약 3000여 개의 아이템을 소개했다. 명품 패션 아이템에 집중한 어플릭시는 오랫동안 패션 업계에서 활동해온 스타일리스트와 디자이너가 중심이 돼 중고명품 수집에 나선다. 이후 전문 감정사의 정품 감정 후 친환경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에서 세탁과 살균을 거쳐 중고상품으로 재탄생한다. 이 상품들은 전문 포토그래퍼의 화보촬영을 거쳐 플랫폼에 공개된다. 구매 제품은 수령 24시간 이내에 반품을 신청하면 회수해 직접 보고 살 수 없는 중고거래의 불안감을 해소시켰다.

    지난해 어플릭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고거래 외에도 폐플라스틱을 재생한 원단으로 양말을 만들고, 헌 옷을 분해해 새로운 옷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 컬렉션 ‘슈퍼’와 ‘포지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어플릭시의 이러한 프로젝트는 올 3월 LF가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닥스’의 재고상품을 새로운 패션상품으로 만드는 협업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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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오롱FnC 솟솟릴레이


    의류는 중고거래가 가장 활발한 품목이지만, 동시에 각자 품질에 대한 기준이 달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최근 개인 간 직거래 대신 패션 업체가 직접 중고의류를 사들인 후 검수 과정을 거쳐 재판매하는 서비스가 늘고 있다. 닥스키즈·헤지스키즈 등 아동복 브랜드를 보유한 파스텔세상이 자사 브랜드 옷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중고거래 서비스는 지난해 말 누적 2000여 장의 중고의류를 수거했다. 올 초 중고나라가 투자한 코너마켓, 2020년 번개장터가 투자한 마켓인유 역시 중고의류를 직접 수거해 검수와 세탁을 거친 후 재판매하고 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0호 (2022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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