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이후 新世界] Ⅳ 집에서 맞이한 개강 그리고 개학| 수업·원격진료·공연도 언택트 방식으로 척척

    2020년 05월 제 116호

  • #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은서 양(8)은 2020년 입학식과 개학식을 학교가 아닌 방안에서 맞이했다. 오프라인 개학이 연기되며 온라인으로 첫 수업을 받게 됐다. 태블릿PC를 통해 EBS 선생님을 처음 만나고 수업도 진행한다. 담임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의 얼굴은 화면을 통해 익히고 실제 만남은 무기한 연기됐다. 선생님이 내준 방과후 만들기 과제는 엄마와 함께 수행한 후 화상을 통해 검사받을 예정이다.

    # 세종문화회관에서 지난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무관중 콘서트가 열렸다. ‘힘내라 콘서트(이하 ‘힘콘’)’란 주제로 어린이 뮤지컬부터 대중음악, 오페라 공연 등 4편의 공연이 무관중 생중계 공연으로 진행됐다. 앞서 4월 18일, 19일에는 방탄소년단이 유튜브를 통해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단 하루 동안 조회 수 5059만 건,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24만 명을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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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4월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농학교에서 열린 초등학교 1~3학년 온라인 개학식에 참석해 학생들에게 수화로 인사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초등학교 1∼3학년생이 제3차 온라인 개학에 합류하며 국내 초·중·고 전 학년이 온라인 수업 체제에 들어갔다. 초·중·고교생 530만여 명이 모두 원격을 통해 신학기에 들어가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교육방식으로 학습 사이트에는 크고 작은 접속 장애가 신고되기도 했다. 이번에 3차 온라인 개학을 하는 초등 1~3학년 학생은 13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3차 개학하는 초등 저학년은 대부분 EBS TV를 이용해 수업을 받는다. 앞서 교육부는 초등 1~2학년이 인터넷으로 수업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EBS TV 방송과 ‘학습 꾸러미(학습지)’를 활용해 재택 수업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상당수 학교는 EBS 방송을 보고 학습 꾸러미에서 제시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수업과 출석을 대체한다. 부모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출석을 확인하는 곳도 있다. 과제는 숫자 쓰기, 한글 쓰기, 그림 그리기 등으로 학교마다 다르다. 매주 학습 꾸러미 결과물을 제출해 교사가 확인하고 새로 과제를 내주는 식으로 진행하는 학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급박하게 추진된 방식으로 개학을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접속 장애가 벌어질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4월 16일 교육부 등은 충분한 사전 점검을 했다고 밝혔음에도 접속 장애를 피하지 못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수차례 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가능한 빨리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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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남구 광주대학교 도서관에서 재학생들이 온라인 강의 등 비대면 방식의 수업을 듣고 있다.


    ▶캠퍼스 대신 카페에서 ‘싸강’, 온라인 개강한 대학가도 몸살

    최근 크고 작은 카페들을 찾으면 일과시간에 노트북을 열어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고 있다. 캠퍼스 대신 카페를 찾아 온라인 강의를 청취하는 대학생인 경우가 많다. 지난 3월 중순 국내 대학들은 일찌감치 원격수업 체제를 도입해 시행했다. 서울대·고려대·국민대·이화여대·중앙대 등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대학들은 지난달 16일부터 2020학년도 1학기를 일명 ‘온라인 개강’으로 시작했다. 사상 초유의 방식인 만큼 시행착오도 만만치 않다. 다양한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원격수업 시행 초기에는 주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개강 첫날인 지난 3월 16일에는 여러 대학들의 서버 접속자가 폭주해 각 학교들이 복구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뒤늦게 서버증설에 나선 곳도 있었다. 약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기술적인 부분은 안정되어가는 추세다. 다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일어나 접속자들이 당황하는 경우는 지속적으로 연출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내 한 대학과 경기도의 한 대학에선 온라인 화상 강의 도중 성관계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린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의 항의와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는 수업 시간 도중 교수가 학생들의 질의를 듣기 위해 학생들의 마이크 음소거를 해제하자 신음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이에 교수가 학생 전원의 마이크를 꺼버렸지만 국내 유명 대학생커뮤니티 사이트에 관련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최근 경기도의 한 대학의 60여 명이 듣는 수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교수가 화상 강의 중 한 학생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기 위해 학생 전원의 마이크 음소거 기능을 해제하자, 한 남학생의 마이크에서 성관계 추정 소리가 들린 것이다. 교수는 이 소리가 10초 넘게 들리자 결국 누군지 찾아서 강제로 마이크를 끈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가 사전 녹화 수업 영상에서 음란동영상을 전송받는 모습이 포착돼 해당 교수가 교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강의라는 방식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교수가 과거 온라인 강의를 그대로 이용해 수업을 진행한다거나 녹화 강의에 어색한 교수들의 발음이나 효율성에 대한 불만제기도 적지 않다.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며 평가 방식에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대다수 대학들은 온라인 개강한 뒤 ‘쪽지시험’과 같은 수시 평가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역시 학점에 반영되지만,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해도 막지 못하는 허점이 있다. 대리시험 등 기타 부정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험을 치르다 인터넷이나 강의용 프로그램 문제로 불이익을 겪는 사례도 있다. 인터넷 접속이 불량한 경우 작성한 설문지가 한번에 날아가거나 답안 제출 마감시간을 넘겼다는 피해글도 커뮤니티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 빈발하자 시험이나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평가를 오프라인 개강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이나 오픈북 시험으로 모두 전환하자는 목소리까지 다양하다. 오프라인 강의 재개여부와 평가방식에서 학생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상황에서 대학들의 고민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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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병원이 도입한 모바일 언택트 진료, 세종병원 키오스크


    ▶병원에 등장한 키오스크, 언택트 원격진료도 화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병원 내 감염 위험이 높아지면서 의료계에도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위한 이른바 ‘언택트(untact) 기술’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세종병원그룹은 최근 많은 병원들이 환자 상태 파악 전, 접촉 시간과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면 문진 대신 환자가 스스로 키오스크에 입력하도록 하는 ‘키오스크 문진’을 도입했다. 그러나 키오스크 문진 역시 대기시간 동안 환자 간 접촉이 생기고 같은 화면을 여러 사람이 터치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더해 세종병원은 지난 4월 25일부터 ‘모바일 사전문진’을 본격 시행했다. 진료 및 검사 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내원 하루 전날 모바일 문진이 가능한 링크를 메신저 서비스로 발송하고 링크를 통해 답변을 완료한 환자는 문진 결과를 통해 가야 할 장소를 통보받게 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병원 내 정상진료’ ‘안심진료소’ 또는 ‘선별진료소’로 구분된 통보 문자를 병원에 도착해 보여주면, 환자는 즉시 해당 장소로 안내되고 감염 의심 환자는 적절히 보호된 구역에서 진료 받게 된다.

    정부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지난 2월 24일부터 전화상담과 처방을 허용했다. 의료인력 감염 예방을 위해 가벼운 감기환자, 만성질환자 등이 전화 상담·처방은 물론 대리처방, 화상진료 등 비대면 진료를 적극 활용토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전화상담 또는 처방 때 의료질평가 지원금의 별도 산정이 가능하며, 소아·야간 공휴 등 가산별도 산정 역시 가능하며 이달 14일 진료분부터 적용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화상담·처방 시행 초기인 2∼3월까지는 누적 청구 건수가 2만6520건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빠른 속도로 청구가 늘어나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월 말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처방이 49일간 10만4000건 가까이 진행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부터 지난 4월 12일까지 전화 상담 및 처방은 전국 3072개 의료기관에서 총 10만3998건 이뤄졌다. 의료기관에서 보건당국에 청구한 진료 금액은 12억8812만7000원이다.

    의료기관별로 보면 의원급인 2231개 의원에서 5만9944건을 진행해 전체 전화 상담·처방의 57.6%를 차지했다. 이어 종합병원(109곳)에서 2만522건, 병원(275곳)에서 1만4093건, 요양병원(73곳) 3753건, 상급종합병원(14곳) 2858건, 한의원(347곳) 2778건, 치과의원(18곳) 35건, 한방병원(3곳) 11건, 치과병원(2곳) 4건 등이었다.

    주요 병원들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을 활용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에 문경 소재 인재원을 대구·경북지역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면서 입소한 환자에게 중앙모니터링센터의 전화 진료, 화상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이미 우리의 비대면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세계를 선도해나갈 역량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급부상하고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비대면 거래, 비대면 의료서비스, 재택근무, 원격교육, 배달 유통 등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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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8~19일 유튜브를 통해 콘서트를 진행한 방탄소년단


    ▶온라인 공연도 활성화

    공연업계 불황 넘을 신무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공연업계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언택트) 공연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지난 4월 18~19일 방탄소년단은 대형 공연장 대신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아미들을 만났다. 이날 공개된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24시간 동안 조회 수 5059만 건,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24만 명을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외에 SM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와 손잡고 4월 26일부터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 ‘비욘드 라이브’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차별화된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협업하기로 했다. 첫 타자는 슈퍼엠으로, 오는 26일 브이라이브를 통해 첫 스트리밍 공연을 선보인다. 단순 중계를 넘어 온라인에 최적화된 형태의 디지털 콘서트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실시간 댓글, 디지털 응원봉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을 활용해 팬들과 소통이 가능하다.

    대형 공연장도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공연 콘텐츠를 중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베를린 필하모닉 디지털 콘서트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해외 공연이 인터넷을 통해 중계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세종문화회관은 21~24일 어린이 온라인 공연 ‘힘내라 콘서트’를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공개한다. 21일 오후 3시에는 어린이 뮤지컬 <허풍선이 과학쇼 시즌2-마리 퀴리 대 아인슈타인>을 선보인다. <허풍선이 과학쇼>는 과학자들과 함께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어린이가 과학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한층 끌어 올리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21일 오후 7시 30분에는 4인조 밴드 DTSQ의 ‘네온 컬러드 밀키 웨이’ 공연이 인터넷을 타고 열린다. DTSQ는 당초 3월 프랑스 음반 프로모션 투어가 예정됐으나 코로나19로 취소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은 24일 오후 3시에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옴니버스를 온라인 무관중 생중계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카르멘> <라 트라비아타> 등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오페라 명장면을 엄선한 무대 공연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6호 (2020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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