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화폐 빅뱅] 전문가 진단 | 암호화폐·CBDC 확산으로 새로운 화폐전쟁 전개, 개방형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 코인 성장할 것

    2021년 04월 제 127호

  • 최근 디지털화폐 시장의 큰 화두 중 하나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다. BIS의 조사결과 65개국 중앙은행 가운데 86%가 CBDC에 관한 다양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중 14%는 실제개발 및 시범 운영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3년 안에 CBDC의 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기존 암호화폐 등 다양한 대체 결제수단의 증가로 현금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가운데 각국의 디지털화폐 패권을 두고 벌이는 보이지 않는 경쟁도 존재한다. CBDC의 도입은 기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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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김서준 해시드 대표
    ▶긍정 “생태계 확장 공존·스테이블 코인 생존”

    부정 “내재가치 부족하고 가격 변동성 심해”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로, 가상화폐와 달리 기존의 화폐와 동일한 교환 비율이 적용돼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다”며 “CBDC가 나올 경우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화폐가 갖는 지불 수단으로서의 한계가 드러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그는 “가상화폐가 ‘가치저장의 수단이 된다’고들 하는데, 저장 수단이라면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CBDC가 발행되면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는 투기적 수요만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변동성 등 화폐본연의 기능을 갖출 CBDC가 전통 암호화폐와의 경쟁에서 앞설 것이란 주장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기존 현금에서 디지털이라는 특성만 덧씌운 CBDC가 출범할 경우 확보된 범용성과 신뢰성에 더해 디지털상에서 거래가 가능한 만큼 편리성까지 추가된다”며 “화폐 기능 측면에서 암호화폐는 CBDC에 비해 열위에 있어 CBDC가 보급화될 경우 암호화폐의 화폐적 기능은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비트코인 등이 CBDC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생태계가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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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준 동국대 교수(블록체인연구센터장)는 “이미 ‘디지털 쩐(錢)의 전쟁’은 시작됐는데 디지털 쩐이 나오면 가상화폐가 죽을 수밖에 없다고 보는 건 단순한 시각”이라고 전제하며 “암호화폐를 ‘화폐’라고 보기 때문인데, 비트코인은 원래 결제 수단이 될 수 없고 그게 목적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현재 법정화폐 외에 지역화폐가 쓰이는 것처럼 CBDC가 발행된다고 해도 비트코인은 지역화폐처럼 쓰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CBDC의 혁신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기존 코인생태계가 돋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CBDC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현되기에 전통적인 금융기관에의 통합과 적용은 빠르겠지만, 개방형 개발자 생태계로 파고들며 혁신적인 결합성 사례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며 “중앙정부의 검열이라는 논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나 CBDC의 확산은 오히려 궁극적으로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를 더욱 성장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7호 (2021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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