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혁신 라운지 ② 경영 혁신으로 본 코로나19 대응… 일시적 성공 사례 많지만 지속은 또 다른 문제

    2020년 05월 제 116호

  • 문제의 특성은 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을 결정한다.

    컨설팅의 본질은 문제해결이다. 시장분석과 제품의 기획, 설계, 구매, 제조 및 영업, 유통 등 경영전반에 걸쳐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성과개선 방향을 과제화한다. 경영과제는 영역과 속성에 따라 제각각의 특성과 한계가 있고, 그에 따라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코로나19 사태를 경영과제 해결과정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컨설팅 관점에서 찾아보는 문제의 특징과 특성은 코로나19 대응을 이해하는 데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준다.

    첫째, 코로나19 사태는 누구도 정답을 갖지 못한 처음 겪는 문제다. 과거의 경험도 참고는 될지언정 답이 되지는 않는다. 이런 유형은 문제를 겪어 가면서 상황에 따라 최적의 대응을 하며 해결해 나가야 한다. 때로 일정 부분의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하며, 빠른 상황대응과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둘째,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정분야의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의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담보하는 의사결정권자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기업에서는 사장에게 전권을 위임 받아 대응이 가능하지만, 국가 단위의 문제라면 정치적 부담이 있을 수 있는 전문성 기반의 의사결정을 보장하고, 이를 지원해 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셋째, 문제의 복잡성이 높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문제의 피해자이고, 동시에 문제의 전파자가 되기도 하며, 해결의 주체가 되는 상황이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그 사회의 모든 역량이 총동원되어야 한다. 정부기관, 기업, 종교 등 다양한 이해집단은 전문성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실행력을 갖기 어렵게 한다. 특히 전문성 기반의 의사결정이 아무리 당위성을 갖는다 해도, 정책 기초기술 사회인프라 의료기술 의료시스템은 물론 다양한 이해집단과 국민 개개인의 공감이 전제되는 실행 가능성은 별개 문제다.

    넷째, 사회 구성원 모두의 신뢰에 기반한 공감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개인은 정치적, 사회적 이해가 다르고 사고방식, 행동방식이 다양하다. 구성원 모두에게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절대적 신뢰가 기반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법으로 강제할 수도 있지만, 법적 강제는 감시와 처벌의 강도에 따라 효과성, 효용성이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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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

    긍정적 평가는 미뤄둬야 한다

    최근 해외발 뉴스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부러움과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피해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국가에서 전 국민이 한 덩어리가 되어 전염 속도를 늦추고, 철저한 방비 속에 예정된 선거까지 치러낸 한국의 코로나19 통제 역량을 지켜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를 통제영역에 잡아 둘 수 있었던 것은, 문제의 특성에 맞는 대응이 전반적으로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갖춘 질병관리본부가 전면에 나서 상황을 통제했다. 현황정보와 의사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차별적인 의료시스템과 의료기술로 무장한 의료 인력의 희생적 노력은 잊지 않아야 할 절대 요인이다. 다소의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정부의 빠른 정책지원과 민간기업의 협조체제도 강점이었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이대로 잠잠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어떤 돌발 변수도 가능하다. 더 길어질 수도 있고 제2, 제3의 확산도 언제든 가능하다.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보다 조금 더 힘든 상황이 다시 온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모습은 옳다. 적어도 컨설턴트가 보는 관점은 그렇다. 지금처럼 하면 또 다른 바이러스 전염이 발생하는 다음 위기에는 더 나은 대책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엄청난 양의 소중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턴트의 문제해결 관점으로만 보면, 지금 우리의 노력은 당면한 위기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고, 동시에 또 다른 위기에의 대응을 위해 철저하게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방역 데이터

    데이터의 가치는 그 사실성에 있다. 단순한 경험기록과는 다르다. 방대한 데이터 속에 일부의 거짓이나 오류, 왜곡, 추정이 포함되면 그 부분을 명확하게 잘라낼 수 없는 한 방대한 쓰레기에 불과하다. 문제해결 과정에 있어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를 넘어서는 가치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정교하게 추적하고 기록한 데이터베이스는 반복될 바이러스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절대적 방역강국 도약의 강력한 도구가 된다. 우선, 국가 차원의 방역전략이 정교해지고 치밀해질 수 있다. 방역 과정을 통해 확보된 데이터는 우리의 기질과 사회체계 속에서 우리의 생활방식, 행동방식이 고스란히 반영된 우리만의 데이터다. 다른 나라에 우리 데이터를 공유하겠지만, 그들에게는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뿐이다.

    전파경로, 접촉의 형태와 유형에 따른 전염력을 파악하고 개인방역을 위한 정교한 지침도 개발할 수 있다. 데이터 모델링을 통해 다양한 변수에 따른 전염경로와 확산 정도를 시뮬레이션하고 방역의 효과성을 모사해 볼 수 있는 모델개발도 가능하다. 국가 단위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전염예방과 대응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절차와 대응방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생활방역은 지금과는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방심이 막대한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코로나19 문제를 기업의 경영과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 한계를 감안하고 기업의 혁신과정과 비교해 보면, 지금까지의 코로나19 통제는 심각하고 갑작스러운 경영난 극복을 위해 경영자, 관리자, 현장직원까지 기업생존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밤을 새워가며 전력을 기울여 가장 심각한 위기를 넘긴 상황이다.

    기업의 혁신활동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지속하는 일이다. 일시적으로 조직력을 모으고 단기간 계단식 도약을 이룬 혁신 성공 사례는 비교적 많다. 지속은 또 다른 문제다. 쥐어짜고 고통을 인내하는 혁신은 지속되지 못하고 무너진다. 이를 방지하고 혁신 지속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혁신 활동의 불편함과 고통을 덜어내야만 한다. 지금의 방역은 우리 대한민국 전체가 ‘과도할 만큼’ 해내는 것이고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동일한 인내력을 갖지는 않는다.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역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밀집을 피하며, 개개인을 감염에서 보호하되 사회활동, 경제활동이 유지되는 체제가 필요하다.

    매뉴얼과 규제로 모든 것을 획일적으로 규정하고, 통제하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방식으로 전염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각 기업, 단체, 개인이 찾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상의 아이디어는 책상이 아니라 항상 현장에 있다. 각 사업장, 사무실, 종교행사, 시장과 상점에서 감염을 예방하고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코로나19 데이터는 분석되고 공개되며 공유되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좋은 정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김기홍 가온파트너스 대표]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6호 (2020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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