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혁신 라운지 ⑪ 2021 경영화두 3가지 흐름 | 위험과 기회의 ‘거대 혁신’이 필요하다

    2021년 02월 제 125호

  • ▶2021년 무언가 바뀌고 있다

    새해를 맞으면 주요 대기업의 신년사가 사회적 관심거리가 되고 화두가 된다. 단순히 국가 경제의 주축이 되는 대표기업의 향방이 궁금한 정도가 아니다. 국가 기간산업 전반에 폭 넓게 걸쳐, 거의 전 업종을 망라하는 경기전망과 이를 바탕으로 생존과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핵심 중의 핵심이 들어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총수가 말하는 신년사 안에 올 한 해 막대한 경영 재원이 어디에 투입되고 기업의 역량을 어느 방향으로 결집할 것인가가 들어 있다. 지난 2020년은 말할 것도 없이 코로나19 팬데믹의 혼돈 속을 헤쳐 나오기 바빴다. 전례 없는 난국 속에서 생활패턴이 반강제적으로 변화했으며 기존의 질서와 가치가 크게 바뀌고 혼란스러웠다. 기업의 활동은 위축되고 일부 반사이익이 생겨났던 업종조차도 예측하지 못했던 이익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연초에 세웠던 사업전략이 자동 폐기되고 초단기 대응전략으로 1년을 지내왔다. 풀어야 할 과제, 투입돼야 할 재원들이 멈춤 상태였다. 전략이 폐기되면서 목표가 사라지고, 시급한 대응과 임기응변의 조치,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경영이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하지만 주요 대기업 신년사에 나타난 경영화두를 보면 기업의 대응방식은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 사회의 변화, 생활방식의 변화, 시장의 변화를 겪으며 새로운 전망이 드러나고, 대응방식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막연히 애프터(After) 코로나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위드(With) 코로나를 염두에 둔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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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경영 메시지는 ‘만물상’

    2021년 주요 대기업 경영화두의 특징은 특정 경쟁력 요소 한두 가지에 집중하자는 메시지가 없다는 점이다. 필요한 경쟁력 요인을 모두 동시에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물상’에 가까운 경영요소의 나열 같이 보이지만 한 번 더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정리된다.

    첫째, 기본에 충실하자는 흐름이다. 전통적이고 본질적 경쟁력인 환경, 안전, 품질 등 자칫 소홀할 수도 있는 기본에 관한 강조가 드러난다. 수십 년간의 산업화 과정을 통해 한시도 관심을 놓지 않았던 기업 경쟁력의 기본 요소다. 지루하고 진부할 수 있지만 결코 탄탄하지도 않다. 한순간이라도 소홀히 하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다. 쉼 없이 채우고 메꾸며 강하게 갖춰 둬야 한다. 기초가 탄탄하지 못한 건물은 높이 솟을 수 없다.

    둘째, 지구환경과 기후변화, 팬데믹 등 사회적 재난 속에서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하는 흐름이다. 단순한 수익성 추구가 아니라 사회와 공감하고 공조하며 사회의 중요한 구성요소로서 기업의 존재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사회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기회로서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에 속한 유기적 구성요소이며, 기업의 존재가 건강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기업의 이미지를 위한 장식적 문구로서 선언이 아니다. 기업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필수 구성요소가 되지 못한다면 존재가치 자체가 부정된다는 현실적이고 체감된 언어다.

    셋째, 신성장동력을 절실히 찾는 흐름이다. 기업의 사업영역과 부피를 키우는 확장 전략이 아니다. 디지털, 바이오, 에너지, 신소재 등 이미 세상의 변화는 시작됐으니, 지금 당장 변하지 못하면 변화의 기회조차도 가질 수 없다는 절박함이다.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해 본업을 벗어나는 전통적 금기의 영역까지 검토하는 절체절명의 선택이다. ▶2021 ‘거대 혁신’이 필요

    신년사에 나타난 2021년 경영화두를 보면 기업마다 환경과 특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업의 역량을 총동원한 일전을 다지는 느낌이다. 경영 전 영역에 걸쳐진 혁신의 요구는 예년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기업들은 2021년은 한마디로 ‘거대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기업들은 2021년을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우려와 불안감은 여전히 있지만, 확실하고 분명한 기회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 전 인류사에 걸쳐 ‘최초’라는 거대한 변화가 급격하긴 하지만 뒤따를 능력도 있다. 무엇보다도 누구에게나 동일한 어려움이라면, 이번 변화의 극복은 단순한 향상이 아니라 격을 바꾸는 환골탈태의 기회가 된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뜻한다. 움츠리고 있어서 해결책이 나올 상황이 아니다. 준비를 갖추지 못하면 기회가 아닌 생존을 위협받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위해 과감히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 지금까지 축적된 변화와 혁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부어야만 한다. ‘경영의 장’을 바꾸는 총체적이고 전방위적인 혁신이 요구된다. 어느 것 하나 후순위로 미뤄둘 수 있는 것이 없다. 동시다발적이고 총체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안전, 품질, 생산성 등 전통적이고 본질적인 경쟁력은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의 신사업, 새로운 가치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방식이 필요하다. 변화의 크기에 상응하는 ‘거대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거대 혁신’을 위한 뚜렷한 첫걸음

    누구도 겪어본 적이 없고 예측조차 어려운 글로벌 규모의 변화에 대응하는 ‘거대 혁신’은 단순히 경영 전 영역에 걸친 혁신범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을 위한 인풋(Input)과 수행역량, 아웃풋(Output)이 동시에 바뀌어야 한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토대로 새로운 것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얻어야 하고, 배워야 하며 새로운 혁신 수행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절절한 선언만으로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계획과 개념만으로 성공하는 변화는 없다. ‘거대 혁신’도 ‘실천’에서 출발한다.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고 첫걸음을 뚜렷하게 내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곧바로 실천해야 할 것은 두 가지로 결론지을 수 있다.

    첫째 안전, 환경, 품질 등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기존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더욱 완벽하게 갖추는 노력이 아니라 오히려 갖춰진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정교한 실행이다. 전통적 경쟁력 분야에 있어서는 높은 수준의 프로세스와 시스템, 실행 매뉴얼과 관리체계가 갖춰져 있다. 새로운 방법론이나 시스템이 줄 수 있는 부가가치는 많지 않다. 조직 전 영역, 조직 전 구성원이 철저한 실행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둘째, 디지털에 강한 인재가 선제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새로운 가치,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핵심 기반 기술은 디지털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새로운 가치를 볼 수 있게 한다. 새로운 분석이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의 영감을 준다. 새로운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승리한다.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분석하고 가치화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2021년 혁신은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세계적인 규모의 변화와 전환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우리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기업들 모두가 절실히 준비하며 일전을 벼르고 있다. 큰 변혁을 이뤄내야만 한다. 어찌 보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전이기도 하다.

    [김기홍 가온파트너스 대표]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5호 (2021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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