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되는 법률이야기] 기여분 인정받기 위한 특별한 부양이란

    2021년 07월 제 130호

  • 상속제도에 있어서 상속인이 누가 되는지, 또 상속분은 어떻게 되는지는 모두 법에 정해져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에 따라 결정된다. 예컨대, 망인의 자녀들은 모두 동일한 비율에 따라 상속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사정을 들여다보면 상속인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행위를 한 사람이 상속을 받기도 하고, 또 상속인들 사이에 상속분에 관하여 실질적인 불균형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법은 일정한 경우 상속인의 자격을 박탈하기도 하고,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 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조항들을 두고 있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구하라법’은 이러한 경우의 하나로서 부양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상속인에 대해 상속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여분은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비율을 조정하는 제도이다. 민법은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 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한다.

    기여분은 ‘상속재산의 ○○%’ 또는 ‘상속재산 중 ○○원’ 식으로 표시된다. 기여자의 기여분이 인정될 경우, 상속재산에서 기여분을 제외한 재산을 기준으로 이를 법정상속분에 따라 나눈 후에 다시 기여분을 가산한 것을 기여자에게 주도록 함으로써 기여자에게 더 많은 상속재산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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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여자가 받는 상속재산 = [(전체 상속재산-기여분)X법정상속분]+기여분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상속인이어야 한다. 1순위 상속인이 있으면, 2순위 상속인의 경우 기여를 한 사정이 있더라도 상속은 물론 기여분도 주장할 수 없다. 기여자는 상속인 본인이어야 하지만, 실무에서는 상속인의 배우자가 ‘특별한 부양’을 한 경우에도 상속인 본인이 기여한 것으로 고려해 주는 경향이 있다.

    서울가정법원 판결을 보면, 외국에 거주하는 상속인들을 대신하여 홀로 거주하는 망인을 약 20년간 병원에 모시고 가거나 자주 방문했고 망인이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에 간병을 하다가 피상속인 사망 5개월 전에 피상속인에게 입양된 상속인에게도 기여분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특별한 부양’을 하여야 한다. 상속인 대부분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기 때문에 서로 부양의무를 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통상적인 부양의무를 이행하는 것만으로는 기여분을 인정받기 어려운데, 헌법재판소는 ‘특별한 부양’이라 함은 다른 공동상속인이 한 부양 수준을 초과하면서 동시에 일반적인 부양 의무를 넘어서는 정도의 부양을 의미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법원 판결을 들어 보면, 피상속인의 자녀가 19년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부양하는 한편 피상속인의 농사, 농지 개간, 과수원 업무를 도맡아 한 사례에서 기여분을 인정한 반면, 피상속인이 뇌경색 진단을 받고 실어증 및 우측 반신마비 증상을 보일 당시부터 8년 이상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병하였으나, 간병인과 가사도우미가 피상속인의 간호와 가사를 상당 부분 담당하였고 피상속인 계좌에서 위 비용이 지출된 사례에서는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우자의 경우는 다소 특별한 점이 있다. 부부간에는 상호 매우 높은 수준의 부양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사 노동이나 통상적인 병간호 등은 특별한 기여로 평가되지 않는다. 다만 실제 사례에 있어서는 배우자의 기여 활동뿐만 아니라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배우자의 기여분 인정 여부를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결정(2019. 11. 21. 2014스44, 45 결정)을 통해, 동거, 간호의 시기와 방법 및 정도뿐만 아니라 부양비용을 부담한 주체, 상속재산의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 수익, 다른 공동상속인의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 상속분 등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가려서 기여분 인정 여부와 그 정도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기여분 결정 청구는 가정법원에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상속재산 분할심판 청구를 먼저 또는 동시에 하여야 한다. 실제 기여분 결정 청구 사건을 보면, 기여를 한 점에 대한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상당히 많다. 따라서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가 필요하다. 일지 등을 통해 실제 기여한 행위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고, 아울러 이에 대한 증빙 자료도 함께 남겨둘 필요가 있다. ▶기여를 한 사실에 대한 입증 어려운 경우 많아

    끝으로 기여분을 인정한 두 가지 법원 판결 사례를 소개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피상속인 A는 1960년 B와 혼인하여 슬하에 Y를 두었다. A는 B와 이혼한 후 1970년 X와 재혼했고, 2011년 사망하였다. X는 A가 사망할 때까지 37년간 함께 생활했고, A의 치료비로 1억원 이상을 지출하였다. X는 공무원, 아파트 관리인 등으로 30년 이상 근무한 소득으로 생활비를 쓴 반면, A는 전업주부로 지냈다. A는 사망 전 다가구 주택을 신축함으로써 상속 재산을 형성했는데 이때 공사비용은 X의 퇴직금 및 담보대출금으로 충당했고, 담보대출금은 다가구 주택 임대수입으로 충당했다. A는 재혼 이후에 Y와 별다른 교류가 없었다. 이 사안에서 법원은 X에 대해 상속재산의 50%에 해당하는 기여분을 인정하였다.

    A1은 1994년, A2는 2002년 사망하였다. 이들 사이에는 친자녀들이 있었고, 그 외에 조카 X를 아들로 입양한 바 있다. X는 1950년대 중반부터 A1, A2가 사망할 때까지 그들과 동거하면서 함께 농업에 종사하였다. A1은 사망 전 3년간 치매를 앓았고, A2는 사망할 때까지 약 19년간 지병을 앓으면서 병원 입원을 반복하였는데, X는 이들 병수발을 하면서 이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였다. 이 사안에서 법원은 X에 대해 상속재산의 50%에 해당하는 기여분을 인정하였다.

    [문준섭 김앤장 변호사]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0호 (2021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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