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권의 뒤땅 담화] 골프장 폭리 “세금 혜택 없애라” 봇물

    년 월 제 0호

  • 코로나 시대에 골프장 이용료가 폭등하자 비용절감을 위한 골퍼들의 신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중 골프 ▲원정 골프 ▲올빼미(야간) 골프 바람이 거세다. 모든 골프장이 주말 그린피를 올리자 아마추어 골퍼들이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나 오후에 반차를 내고 야간 골프 붐까지 조성돼 평일과 야간에도 부킹 전쟁이 발생한다.

    골프 부킹 서비스 XGOLF에 따르면 최근 골프장 주중 2부 타임은 예약 오픈 후 1~2시간 이내에 소진된다. 비싼 그린피 때문에 주말 잔여타임은 남았다가 마감 5~7일 전 임박해 특가로 나온다.

    주중 골퍼 붐은 무엇보다 주말 그린피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작년 대비 대부분 20~30% 상승해 주말 그린피가 20만원대 후반에서 3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XGOLF의 요일별 예약률에 따르면 3월은 수요일이 전체의 14.5%로 주말 13%를 넘어섰다. 4월은 금요일이 19.2%, 5월은 수요일이 17.8%로 가장 높았다. 주말보다 주중으로 골프의 중심축이 전환되고, 특히 평일의 중심인 수요일이 가장 핫한 요일로 부상했다.

    주말 그린피가 20만원대 후반이지만 주중은 10만원대 중후반으로 10만원 이상 차이가 벌어져 젊은 직장인들은 연차나 반차를 낸다.

    비싼 수도권을 피해 지방으로 원정 가는 골프족도 늘었다. 싼 골프장을 찾아 강원도나 충청도로 2시간 이상 차를 몰고 간다. 이들은 카풀을 통해 교통비를 줄인다.

    날이 더워지며 야간 골프도 부킹 전쟁이다. 오후 5시 정도 티오프를 하면 전반은 조명 없이도 가능하다. 그린피가 10만원대 초반인데, 특히 노캐디제 골프장의 인기가 높다. 카트비도 2만~2만5000원으로 주간보다 약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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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제 세금 감면 없애라” 부글부글

    이는 전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며 정부의 방역에 동참하는 마당에 이 틈을 노리고 골프장들의 횡포가 도를 넘어선 데에 기인한다.

    그린피와 카트비를 포함한 이용료의 막무가내식 인상은 물론이고 회원 배제, 나아가 탈세까지 저질러 세무단속에 걸린다.

    국세청은 최근 늘어난 골프장 수입을 이용해 20대 자녀들에게 주식을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으로 증여한 사주를 적발했다. 100여 대 골프 카트를 독점 공급하는 자녀 회사에 시세보다 높은 대여료를 퍼주는 불법 행태를 일삼은 골프장도 감시망에 걸렸다.

    골프장에서 카트 대여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하는데 사주 개인이나 가족, 친인척에게 사업권을 준다.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간혹 수리하는 정도에 그치는데 직원은 물론 별도 운영비용도 필요 없다.

    18홀 골프장의 경우 하루 70팀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카트비를 10만원만 해도 1년 매출이 25억원 정도다. 배터리값과 기타 비용까지 합해 5억원 미만을 제하면 20억원은 절로 손에 쥔다. 부킹난과 그린피 인상에 카트비마저 오르는 데 골퍼들이 가장 분노한다.

    골프장 매출 증대를 틈타 사주 친척 컨설팅업체와 허위계약서를 꾸며 자문료 명목으로 가짜 세금계산서를 받은 사례도 있다. 해당 골프장 대표는 근무하지도 않은 배우자에게 고급 외제 법인차와 고액 급여를 몰아주다 단속에 걸려 수십억원의 법인세를 토해냈다.

    대중제 골프장의 세금 감면을 없애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크다. 골프대중화를 위해 상당한 세금 혜택을 받으면서도 이를 골프장 주머니 불리기에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중제 골프장 취득세율(4.6%)은 회원제(12.6%)의 3분의 1 수준이다. 재산세율(0.2~0.4%)도 회원제의 10분의 1 정도다. 여기에다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에 붙는 1인당 2만1120원의 개별소비세도 100% 면제된다.

    대중 골프장은 개별소비세를 포함해 이용자 1인당 약 3만7000원 정도의 혜택을 받는다. 당연히 회원제보다 이용료가 훨씬 저렴해야 마땅한데 최근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세금 혜택이 골퍼가 아닌 골프장 사주만 이롭게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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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들도 부킹 못해 원성

    경기도 여주의 한 골프장. 필자는 이 골프장에 회원으로 있는 친구와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월례골프를 한다.

    1년 6개월간 이어지다가 2달 전부터 부킹을 못해 다른 곳을 찾고 있다. 부킹 오픈이 되자마자 바로 마감되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현재 회원권 반납을 고민 중이다.

    여기에다 올해 그린피마저 2만원 인상하면서 배짱 영업을 감행해 원성을 산다. 특히 중저가대 회원제 골프장들이 회원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그린피 인상에 나서는 사례가 속출한다.

    코로나 시대에 대중 골프장의 특수를 지켜보다 회원제 골프장도 참지 못하고 한몫 챙기려 팔을 걷어붙이는 것. 부킹이 어렵게 되자 회원이 소송을 준비하는 회원제 골프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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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에 일정한 횟수의 부킹을 보장한다는 계약을 무시하고 골프장이 부킹권을 침해하기 때문. 회원제 골프장은 보통 전체의 70~80%에 해당하는 부킹권을 회원에게 주고 나머지를 비회원에게 판매한다. 골프장이 이를 축소해 부당 이득을 취하자 소송으로 가는 것.

    급기야 코로나 시대에 회원제를 대중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법적 다툼이 발생한다. 전남의 화순엘리체CC를 운영하는 엘리체레저가 대중제(퍼블릭) 전환 추진 과정에서 회원들과 소송에 휘말렸다.

    지난달 광주지법은 화순엘리체CC 회원 149명이 골프장을 상대로 낸 회원 권리행사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골프장 측이 회원들에 대한 우선 부킹권(예약권)을 침해하고 비회원 그린피(골프장 코스 사용료) 요구를 금지하라는 것이 판결의 주된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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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시 빨리 그린피 규제해야

    골프장 횡포에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제주특별자치도.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 특별위원회는 막대한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입장료 감면에 소극적인 대중제 골프장을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입장료 심의위원회를 재가동해 지자체가 시정명령과 영업정지 같은 강력한 행정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양의원은 강조했다.

    김승환 의원(민주당, 수원시갑)도 최근 골프 전문 유튜브 채널 ‘심짱’에 출연해 “대중제 골프장의 입장료 중 3만7000원 이하의 인하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중제 운영과 관련한 법안이 통과되면 빠르면 가을쯤 그린피가 인하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 3월 대중 골프장 편법 운영에 대한 개선 방안을 담은 체육시설 설치·이용 법률의 일부 개정안을 양경숙 의원과 발의했다.

    뒤늦게 심각성을 인식한 문체부도 최근 김정배 제2차관 주재로 ‘골프 산업 전문가협의체(협의체)’ 첫 회의를 열었다. 골프장의 과도한 이용 가격 인상과 편법 운영으로 세제 혜택 등 골프 대중화 정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데 초점이 모였다.

    골프 대중화에 역행하는 행위를 개선해야 한다며 골프장의 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단기 정책 연구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문체부는 간담회, 토론회 등을 거쳐 연내 최종안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문체부 대응이 너무 느슨하고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강하다. 작년 언론에서 줄기차게 지적했지만 팔짱을 끼고 있다가 뒤늦게 나선 데다 구체적인 방안과 의지가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현권 골프칼럼니스트·전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장]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0호 (2021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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