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EAN Trend] 2020년 수도 이전 첫 삽, 1년 앞당긴 2023년 완공 목표… 조코위, “실리콘밸리 같은 수도 만들자”

    2020년 01월 제 112호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수도 이전 작업이 2020년부터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최근 내각에 기존 수도인 자카르타를 보르네오 섬 깔리만탄으로 이전하는 작업과 관련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낼 것으로 주문했다. 2019년 8월 자카르타 집중현상을 해소하고 지역 균형을 발전을 위해 수도이전을 하겠다는 구상을 처음으로 내놓을 당시 제시된 완공 목표는 2024년.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앞당긴 수도 이전 계획을 알린 것이다. 또 조코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위해 신년에 이전 계획을 감독하는 새 기구를 만들 것”이라며 “정부 청사 건물 공사도 함께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이 같은 언급에 비춰볼 때 인니 정부는 2020년에 수도 이전과 관련해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발표에 따른 공사 시작일은 2021년이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이 2019년 11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수도는 첨단·친환경·스마트시티

    인니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 이전 작업은 총 37조원 규모로, 보르네오 섬 내 깔리만탄(Kalimantan) 지방에 위치한 동부 쁘나잠 빠사르(Penajam Paser)군과 꾸따이 까르따느가라(Kutai Kartanegara)군에 걸친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신수도는 행정수도, 자카르타는 경제 중심지의 기능을 하게 될 전망이다. 보르네오 섬에 들어서게 되는 신수도는 150만 명 인구를 가진 도시로 계획되고 있다. 행정수도답게 대통령궁을 포함해, 정부 각 부처, 의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경찰청, 중앙은행 등 주요 정부 기관 대부분이 이전한다. 이를 따라 규모가 큰 주요 은행, 각 국가의 대사관, 정보통신기술 관련 기관, 대학, 연구소 등도 이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도 방어를 위해 일부 군도 이전을 한다.

    조코위 대통령이 구상하는 신수도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최첨단 도시다. 자체 도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연구개발 개발과 혁신을 이끌 클러스트가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또 도시 자체도 친환경·스마트시티로 꾸며진다. 새 수도의 50%가 녹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부지에는 유원지, 동물원, 식물원, 스포츠 공간 등이 포함된다고 한다. 또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위해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처리 시스템의 적용을 통한 그린 빌딩 디자인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는 신수도의 설계를 마무리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르네오 섬 일대가 신수도로 낙점 받은 것은 먼저 국가의 중심에 자리 잡은 전략적 위치가 한몫했다. ‘기존 수도에서 너무 멀리 간다’,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최종 선택에서 이변은 없었다. 최근 동남아 각국의 미래 걱정거리로 떠오른 해수면 상승 문제와 관련한 장점도 새 수도로 낙점된 이유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은 “깔리만탄 일대는 지진, 쓰나미, 홍수, 지반 침하에서 자유로운 지역으로 해수면보다도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고, 지형 특성상 산림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면서 “이런 점 때문에 고층빌딩 건설에도 유리한 지형”이라고 설명했다. 자카르타는 지하수 개발 등으로 지반이 계속 가라앉고 있는데, 현재 도시면적의 40%가 이미 해수면보다 아래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사회적 갈등 가능성이 낮은 지역이라는 점도 신수도로 선정된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사회에서도 인종 차별 문제는 골칫거리인데, 신수도 예정지는 예로부터 새로운 이주자들에게 개방된 모습을 보이는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이 수도 이전 예정지 보르네오섬 일대를 관계부처 장관과 둘러보고 있다.


    ▶수도 이전하더라도 자카르타 위상은 흔들리지 않을 것

    새 수도 이전과 더불어 아무래도 가장 궁금한 점은 기존 자카르타란 도시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다. 수도 이전으로 도시가 쇠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하지만 기우로 봐도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자카르타가 새 수도 이전으로 영향을 받을 순 있지만 그 위상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자카르타가 경제 수도로서 글로벌 규모의 경제 도시, 금융 도시, 무역센터, 서비스 센터로의 입지는 그대로 가져갈 여력이 충분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제 자카르타는 도시 자체가 혼잡하긴 하지만 전력, 공항, 항만 등 비즈니스를 하기에 충분한 인프라가 깔려 있다. 또 도시의 역동성도 커 활용하고 글로벌 투자처로서의 인기도 여전하다. 고젝이란 유니콘 기업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통신, 건설, 창고업 등의 분야가 투자처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비즈니스 영역이다. 또 여기에 정부도 자카르타 개발에 대한 의지를 계속 갖고 있다는 점도 도시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 않다는 전망을 갖게 한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 관계자는 “주 정부와 협력해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할 것”이라며 “행정 간소화 등 투자에 도움이 되는 등 실질적 조치들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 정부의 의지도 적극적이다. 현재 중앙정부에 전체 47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들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17조원 규모의 MRT(고속철) 트랙 223㎞ 개발, 4조원 LRT(경전철) 트랙 116㎞ 개발, 7조원 규모의 주택 60만 채 공급, 5조5000억원 규모의 홍수 통제 및 추가 상수도 시설 구축 등의 사업이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인니 정부는 수도 이전 계획과 더불어 지역 불균등 해소를 위한 광역 도시 개발 계획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조코위 정부는 최소 10개 이상의 광역도시(메트로폴리탄) 구축 계획을 통해 자바섬에 집중된 지나친 경제 의존도 현상을 해소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구체화될 경우 각종 인프라 사업이 국가 곳곳에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에 먹거리 될 수도

    인도네시아서 진행되는 수도 이전 계획뿐만 아니라 광역 도시 개발에 따른 각종 인프라 사업은 우리 기업에게도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무역관 측은 “수도 이전은 각종 인프라 사업이 뒤따를 수밖에 없지만 인니 정부의 예산 수준으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보완책으로 민간 영역을 통해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지는 초대형 인프라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다행스럽게도 신남방정책을 기치로 내건 우리 정부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이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인니 양국은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과 개발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의 수도 이전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하자, 조코위 대통령은 “양국 간 스마트시티, 인프라스트럭처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클 것”이라고 화답했다. 현재 국토부 관계자들이 인니 현지를 방문해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역관측은 “자카르타 시의 경우 대중교통망 확충 등 새로 발주될 프로젝트에 한국 업체들이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이미 호소한 바 있다”면서 “인니 내 추진되는 메가 프로젝트들은 다양한 부대사업들과 연계돼 있는 만큼 현지 진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들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수인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2호 (2020년 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