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식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원장 | 안전·품질에 인증 뒷받침돼야 혁신 제품도 가능

    2020년 04월 제 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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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식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원장
    약력

    1960년생 / 제22회 기술고등고시/ 1989년 특허청 심사관/ 2007년 특허청 정보기획국장/ 2014년 특허청

    특허심판원장/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장/ 2019년 12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장(현)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이하 KTC)은 글로벌 국제공인 시험인증기관으로서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련 기업을 위한 테스트 베드를 확충하고 시험인증 패스트트랙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난 연말 KTC의 조타수를 책임진 제대식 4대 원장의 일성이다. 일반인들에게 낯익은 이름은 아니지만 KTC는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종합 시험인증 서비스 기관. 특히 전기·전자, 기계·계량, 화학, 바이오, 정보통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시험검사인증을 선도하고 있다. 전기차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 인증에 국내 최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기술이 쏟아지는 요즘, 기술 인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있어서도 필요한 품질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평가할 가늠자 역할을 수행하는 곳은 인증기관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인증기관들도 고유 사업 분야를 벗어나 융합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제대식 원장을 만나 국내외 시험·인증 시장 현황과 KTC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합니다. 관련해서 진단키트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검사, 시험, 인증 등의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인증은 시험, 검사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 등이 표준이나 기술 기준 등의 규정된 요건에 적합한지 증명하는 절차예요. 불량제품의 시장 유통을 방지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사전 안전장치라서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각종 장난감을 인증 없이 판매한다면 아이들이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각종 유해 물질에 노출되고, 끝이 뾰족한 모양의 장난감에도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온 이후 연구자들은 신속한 진단검사를 위해 진단키트를 만들어냅니다. 이처럼 새로운 시험, 검사 대상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시험장비와 표준화된 시험방법, 그리고 그 시험방법에 따른 시험장비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기계, 전기·전자제품 등을 주로 시험·검사하는 필자의 기관에도 인증을 받기 위해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의뢰하고 있는데 그 중 상당수는 진단키트처럼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융합 신제품들이죠.



    KTC는 주로 전기·전자, 기계·계량, 화학, 바이오, 정보통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제품들을 시험한다. 화재, 감전, 인체 유해함 등으로부터 안전한지의 여부를 판정한다. 제 원장은 “세계 주요 국가의 정부기관들과 업무 협약을 맺어 해외로 수출되는 제품들이 국내에서 발행된 성적서로 해당 국가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증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규제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부 소비자들도 인증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사 제품의 우수한 품질을 인증 마크를 통해 입증하려고 하는 해외와는 달리, 우리나라 제조자들은 아직 인증을 규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증은 상품에 대한 성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이 되는 안전을 확인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인증은 ‘약속’입니다. 소비자들이 인증된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제품이 안전하고 신뢰성 있다고 믿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제품이 기준에 맞게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고 인증을 해주는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품 인증을 받지 못했다고 하면 성능을 보장 받지 못한 셈입니다. 강제인증이 아닌 경우 물건을 만들어 팔 수야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의 안전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정부 추진 정책과 관련된 분야의 인증도 책임져야 합니다. 그만큼 책임도 크게 보입니다.

    ▷KTC는 일반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가정용 제품들의 안전인증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에서 추진하는 신성장 동력 발굴 정책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모듈, 산업용 고압직류기기 등을 시험할 수 있는 대형 인프라를 구축하여 시험·검사를 진행하고 있죠. 인증제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일반 국민들의 인명 및 재산 등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으며 또한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데 혼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 분야에 최근 몇 년 새 일어난 ESS 화재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은 그만큼 늦춰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의 시험·인증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철저한 시험과 검토 과정을 거쳐 적합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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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하신 지 3개월여가 지났습니다. 코로나19라는 돌발사태도 있지만, 새로운 기관을 이끌면서 어려운 점도 많을 텐데요.

    ▷국가기술표준원에서 현장으로 와보니 여건이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정책을 만들 때와 현장에서 일하는 느낌은 다르죠.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하나하나 새로운 기준에 맞춰야하고 인증을 기다리는 기업들에게 기한도 맞춰져야 합니다. 인력이나 장비, 관련한 인증수수료 등 부딪치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수수료 현실화예요. 해외에 비해 낮은 수수료에 일부 품목의 경우 그나마 법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설인증기관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인증 분야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국내외 인증기관에 비해 KTC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설명해주신다면.

    ▷KTC는 세계 유명 인증기관들과 상호 협력하여, 국내업체가 해외 수출 시 필요한 인증 마크를 국내에서 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세계 주요 수출 29개국 45개 정부기관들과 선제적으로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고, 성적서 상호 인정으로 인한 인증 비용 및 시간이 절약됩니다. 해외 기관과의 실질적인 상호 연계는 가장 잘 되어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걸프지역표준화기구(GSO) 7개국 걸프협력회의(GCC) 인증, 러시아 연합 5개국(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키르키스스탄·아르메니아) CU 인증, 멕시코 NOM 인증, 사우디아라비아 SASO 인증, 벨라루스 에너지효율 인증, 중남미 에너지 효율 인증, 미국 AMCA 인증은 타 기관과 차별화된 KTC만의 특화된 해외 인증 서비스입니다. 2020년부터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으로 수출 추진 중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험·인증 서비스 개발을 지원합니다. 또한 북미 지역 수출기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시험기관과 EMC 성적서 상호인정 협약을 체결하고, 중동과 러시아 지역의 국가를 대상으로 에너지효율 시험기관 신규 지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취임사에서 “KTC는 글로벌 국제공인 시험인증기관으로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소위 소·부·장 분야의 신속한 인증도 중요해 보입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국내 순 기술로 개발된 소부장이 출시되고 있지만 인증 기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신속한 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빠른 길’이라는 뜻의 패스트트랙은 정치, 경제, 국제 분야뿐 아니라 시험인증 분야에서도 사용됩니다. 패스트트랙으로 KTC에 신청된 소부장 제품은 대기 기간과 시험 기간이 기존보다 최대 2분의 1로 단축되며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 기업의 추가 비용 부담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소재 등 소부장 제품에 대한 인증 기간 단축 및 기업 부담을 최소화시켜 빠른 시장 출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와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험설비 및 환경 구축 등의 테스트베드 활성화 업무 협약을 맺어 국내 소부장 제품의 신뢰성 강화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소부장, 빅3(반도체·바이오·미래차), DNA(데이터·네트워크·AI)의 산업정책을 뒷받침할 표준, 안전, 인증 기술규제 분야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39%나 늘렸습니다. 또한 산업지원을 위한 첨단소재 표준물질을 개발하고 더욱 탄탄한 시험인증 서비스도 동시에 추진한다고 발표했는데, KTC에선 보다 많은 기업들의 소부장 국산화와 시장 적기 출시를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4대 원장으로서 KTC를 어떤 기관으로 이끌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KTC를 내외부적으로 가장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을 경영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에 지난 시무식 때 2020년 꿈 3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시험인증 능력, 조직원 행복지수, 해외시장 점유율에서 국내 시험기관 중 1위를 하자는 목표입니다.

    시험인증 능력은 신속성, 정확성, 신기술 대응력에서 비롯되는데 결국 고객 만족으로 직결됩니다. 그리고 KTC의 조직원 행복지수는 자기계발, 업무분위기 활성화를 통해 근본적으로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향상시켜 높이고자 합니다. 또한 사내 동아리를 활성화하여 직원 간 소통과 단합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고, 조직의 신규 슬로건과 CI에 대한 아이디어를 사내 공모하여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고 스스로 일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 시장 진출 국가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 보다 다양한 성적서 상호인정 협력을 체결하고, 해당 기관과의 긴밀한 업무 협력으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KTC를 가장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조직, 그리고 고객들이 가장 찾고 싶은 시험·인증 기관으로 이끌고 싶습니다.

    [김병수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5호 (2020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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