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강화 추세… JTI, 액상형 전자담배 연구·개발센터 공개

    2020년 01월 제 112호

  • 2019년 9월 미국발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월 글로벌 담배회사 JTI가 RRP(위험도저감제품) 센터를 세계 10여 개국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업계가 RRP 제품의 유해성을 줄이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강조하고 전자담배에 과도한 규제를 적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알리기 위해서다. RRP란 타르 등 유해 성분을 줄인 전자담배로 ‘아이코스’ 같은 가열식, ‘쥴’ 등 액상형, 두 제품의 특성을 모두 가진 하이브리드형 제품으로 구분된다.

    국내 시장에는 가열식 전자담배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 담배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JTI코리아의 ‘플룸테크’ BAT코리아의 '글로 센스'등이 있다. JTI에 따르면 플룸테크는 독자적인 기술로 담배 냄새를 99%까지 줄였으며, 하이브리드 기술을 사용해 카트리지 내 액상을 가열하여 증기를 생성시킨다. 기존 궐련 담배 고유의 담배 맛은 유지하며 냄새만 줄인 전자담배로 JTI만의 독자적인 ‘30도 저온 가열’ 기술이 담배 냄새를 잡았다. JTI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생산 라인을 강화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위험도 감소 제품(RRP, Reduced-Risk Products) 개발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하는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전자담배 업계에서는 “전자담배의 인체 유해성이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 중단 권고는 과도한 규제”이며 “과세체계 개편 등 관련 규제가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낮은 전자담배의 특성을 고려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전자담배 시장을 갖고 있는 ‘전자담배의 천국’ 영국에서 퍼진 ‘전자담배 규제 신중론’과 최근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전자담배 관련 규제 논의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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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에서는 전자담배 과세 0%… 업계 “위험 저감 노력 강화 중”

    영국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33㎞가량 떨어진 웨이브리지 시. 지난 11월 13일 이곳에 위치한 JTI ‘위험저감담배(RRP) 테크놀로지센터’에서는 신제품을 시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자담배에서 나온 증기를 액화시킨 뒤 1m 길이의 세라믹 실에 묻히자 모니터에는 담배 속 각 성분이 도달하는 거리에 따라 그래프가 다른 높이를 그렸다. 연구소 관계자는 “담배 속에 들어가야 할 성분만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글로벌 담배회사 JTI가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9개 연구개발센터 중 RRP를 개발하는 데 특화된 곳이다. 전자담배 ‘전자담배의 천국’으로 불리는 영국에 위치한 만큼 RRP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유해성을 테스트하는 가장 선도적인 연구기관이라는 것이 JTI 측의 설명이다. 영국은 액상형 전자담배(E-Cigarettes)가 금연 보조제로 여겨져 일반 담배에 부과되는 담배세가 없다. 마트, 슈퍼 등 유통채널에서도 일반 담배는 매대에서 가려지는 반면 액상형 전자 담배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노출된다. 옥외 광고판, 버스 등을 활용한 광고도 허용된다. JTI 관계자는 “인체 유해성 외에도 과거 문제가 됐던 ‘배터리 폭발’ 등의 사고가 없도록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24시간 가동되는 로봇 팔을 활용해 제품의 견고함을 테스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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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정보가 일반 담배 회귀 불러올 수도”… 국내 업계·학계 우려

    지난 9월 미국 보건당국이 ‘전자담배로 인한 사망사례’가 33건에 이르렀음을 발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을 가한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세계 전자담배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 접근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 수단으로 삼았던 소비자들이 타르 등 일부 유해성분을 더 많이 포함한 일반 담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학계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11월 영국 왕립학회에서 열린 ‘제7회 전자담배 서밋’에서 클리프 더글라스 미국 암학회 흡연관리센터 이사는 “미국에서 전자담배 관련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전자담배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가 자칫 소비자들로 하여금 유해성이 더 강한 일반담배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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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두 차례에 걸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식약처의 첫 발표는 미국 보건당국이 지난 9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된 사망사례가 33건 발생했다’며 ‘원인물질 및 인과관계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뒤 나왔다. 그러나 식약처의 권고가 나온 지 한 달 하고도 보름여가 넘어가는 동안 미국 학계와 보건 당국에서는 결이 다른 메시지가 나왔다. 미국 보건당국이 발표한 사망자는 전자담배 자체보다는 대마 성분의 일종인 ‘THC’와 THC를 사용하기 쉽게 하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무색·무취의 액체 성분으로 마약 성분과 함께 전자담배에 넣어 사용한다. 점성이 매우 강해 폐에 들어가면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 12일 식약처는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중증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 일부 제품에서 미량 발견됐다”며 사용 중단 권고 조치를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국내 업계는 첫 발표부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관계자는 “담배사업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30㎖ 액상에 세금만 5만4000원이 급격하게 증가해 소비자 가격이 9만원대로 오른다”며 “이는 전자담배 시장을 한순간에 궤멸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일 식약처의 발표가 나온 뒤에는 “식약처가 검출됐다고 주장한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미국에서 검출된 양의 23만 분의 1에 해당한다”며 “이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양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식약처 발표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등이 발견됐다고 나타난 전자담배 제품 제조 회사도 당혹감을 표했다. ‘시드 토박’을 생산하는 KT&G 관계자는 “이 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으며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사실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식약처 역시 검출된 유해성분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2020년 상반기에 발표될 연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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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 관리 시급한데… 관련 법안 통과는 미뤄져

    이런 가운데 정부·업계·학계가 모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전자담배 유통 관련 법률은 국회에서 통과가 미뤄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담배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담배의 정의를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한 제품’에서 ‘연초의 줄기를 이용하거나 합성니코틴을 이용한 제품’으로 넓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업계는 연초의 잎이 아닌 줄기나 뿌리 등 다양한 경로에서 추출한 담배 제품이 당국의 눈을 피해 유통되면서 여러 유해물질을 함께 음용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유통 관리가 더욱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필요성은 이달 초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의해서도 대두됐다. 지난 5일 감사원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니코틴 용액을 수입하는 업체들이 용액 원료를 허위로 신고하고, 니코틴 함유량을 축소해 신고하고 있음에도 관련 당국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될 구체적인 세율, 규제 방식 등은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전자담배의 잘못된 사용을 막기 위해 유통과정에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업계에서도)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며 적절한 유통 과정 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런던 = 강인선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2호 (2020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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