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루언서 뛰놀 ‘판’ 깔아주는 IT 플랫폼… 네이버, 동영상 검색 강화로 유튜브 견제, 유튜브는 인플루언서 육성 직접 나선다

    2020년 01월 제 112호

  • 인플루언서(Influencer). 말 그대로 다른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예전에는 사회 각 분야의 명사나 유명 연예인을 지칭했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 주로 네이버, 유튜브 등 IT 플랫폼에서 적게는 수만 명, 많게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이들을 말한다. 지난 12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직업 3위에 유튜버·크리에이터가 차지했다. 1, 2위는 운동선수(11.6%)와 교사(6.9%)로 2018년과 같았다. 반면 3위에는 유튜버와 인터넷방송 진행자 등을 뜻하는 ‘크리에이터’(5.7%)가 올랐다. 앞순위에 있던 의사·요리사를 제쳤다. 그만큼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날로 막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와 유튜브 같은 플랫폼 업체들도 인플루언서 유치에 기업의 명운을 걸고 있다. 대중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를 얼마나 포섭하느냐에 따라 플랫폼의 향방이 갈린다는 판단에서다. 날이 갈수록 ‘무슨 콘텐츠’보다 ‘누구 콘텐츠’인가에 따라 조회 수 혹은 구독 수는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IT 플랫폼들은 인플루언서가 뛰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수익 등 보상 지급부터 인플루언서를 직접 인큐베이팅하는 역할까지 ‘인플루언서 모시기’에 뛰어든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코리아 그랜마(Korea Grandma)’로 불리며 해외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는 100만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73)다. 박 할머니는 2019년 5월 한국에 직접 방문한 유튜브 CEO를 본인 채널인 ‘박막례 쇼’에 출연시키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같은 달 구글 CEO인 선다 피차이까지 만나면서 플랫폼 기업의 CEO가 직접 ‘관리’하는 세계적 인플루언서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유튜브 독주 속에 크리에이터들을 잡기 위한 IT 플랫폼 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네이버와 페이스북은 유튜브에 맞서기 위해 동영상 크리에이터에 대한 적극적인 ‘수익배분’이라는 카드를 내놨다.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수익배분을 늘려 이용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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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루언서 검색’ 들고 나온 네이버

    네이버는 유튜브에 뺏긴 동영상 주도권을 찾기 위해 ‘인플루언서 검색’을 꺼내들었다. 텍스트 기반의 검색 한계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함과 동시에 창작자 보상 등을 강화해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지난달인 12월부터 오는 1월 31일까지 두 달 동안 ‘인플루언서 검색’ 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 인플루언서 검색은 네이버가 선정한 키워드를 검색창에 치면 다른 검색결과보다 상단에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노출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특정 정보를 찾으려고 할 때 단순히 글이나 영상만 검색 결과로 내놓는 게 아니라 어떤 창작자가 만들었는가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다.

    즉 이용자가 네이버 검색창에 여행이나 뷰티와 관련한 키워드를 검색하면 인플루언서가 만든 콘텐츠가 검색 상단에 게재된다. 똑같은 주제라도 누가 올렸는가를 중심으로 정보를 먼저 선별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 제공자를 통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오는 1월 31일까지 네이버에서 여행과 뷰티에 관련된 250여 개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키워드챌린지에서 관련 키워드에 참여한 500여 명의 창작자들이 만든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홈을 우선적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에서 ‘제주도 여행’ ‘다낭 여행’ ‘방콕 자유여행’ 같은 여행 키워드나 ‘립스틱’ ‘데일리 메이크업’ ‘파운데이션’ 등의 뷰티 키워드를 검색하면, 키워드챌린지에서 해당 키워드에 참여한 창작자와 창작자들이 블로그, 포스트,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올려둔 최신 콘텐츠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리 여행’을 검색하면 여행 유튜버 도로시가 검색되고, ‘립스틱’ ‘아이 메이크업’ 등의 뷰티 키워드를 검색하면 뷰티 크리에이터 엠마뷰티가 검색되는 식이다.

    인플루언서 검색의 핵심은 ‘키워드챌린지’다. 창작자가 ‘인플루언서 홈’을 개설하고, 특정 키워드를 선택한 뒤, 본인이 활동하는 채널에 연결하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될 기회가 주어진다. 이용자들은 키워드챌린지에서 마음에 드는 창작자가 있으면 창작자의 인플루언서 홈에 들어가 ‘팬하기’를 누를 수도 있다. 팬으로서 인플루언서의 새 소식 등을 알림으로 더욱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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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네이버는 지난 11월 ‘인플루언서 검색’의 CBT에 참가할 창작자들을 모집했고, 모집배수의 5배가 넘는 창작자들이 참가를 신청해 인플루언서 검색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검색’ CBT를 운영하면서 창작자와 사용자 양쪽의 피드백과 사용성을 면밀히 분석해, 2020년 상반기 중 ‘인플루언서 검색’을 정식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인플루언서 검색’이 정식으로 오픈되면 모든 창작자가 ‘인플루언서 홈’ 개설과 키워드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으며, 키워드챌린지의 참여 카테고리와 키워드 또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홈의 추천 수를 기준으로 광고 등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추천 수 300명이 넘으면 광고를 적용할 수 있게 하고, 1만 명 이상이면 광고 효율성이 높은 프리미엄 광고가 적용된다. 2만 명을 넘기면 광고주 협업을 통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서비스를 맡고 있는 김승언 네이버아폴로 CIC 대표는 “인플루언서 검색은 창작자 집중도를 높이는 새로운 시도다. 창작자와 사용자가 더욱 다양하게 연결되고, 창작자에게 새로운 성장의 보상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검색은 창작자를 일정 부분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당장 인플루언서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 포털 상단에 자신들의 이름이 검색되는 것이 인플루언서 스스로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창작자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보상과 지원 도구를 제공할 방침이다. 네이버 포인트 시스템을 창작자와 연결해 후원하도록 만들거나 블로그 내 동영상에 브랜드 광고를 적용하는 등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창작자 리뷰를 광고 소재로 사용하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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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 (자료=네이버)


    ▶인플루언서 유치 넘어 직접 육성 나선 유튜브

    2018년 말 기준 유튜브의 국내 월간 이용자 수는 약 3100만 명에 육박한다. 그만큼 인플루언서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는 최근 플랫폼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인플루언서의 수익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보상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의 수익을 강화하기 위해 유료 서비스인 채널 멤버십에 등급제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정기적으로 지불하는 돈에 따라 크리에이터가 소유 채널에 가입한 회원 등급을 나누고, 보상을 차별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만큼 인플루언서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늘어난 것이다.

    채널 멤버십을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최대 5개 회원 등급을 설정할 수 있다. 가격은 월 최소 0.99달러(990원)에서 최고 49.99달러(6만원) 사이다. 크리에이터가 18개 가격표 중 5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월 4.99달러 채널 멤버십 하나만 지원했지만 위아래로 선택권을 대폭 늘렸다. 크리에이터는 레벨당 회원에게 제공할 혜택을 1~5개 개발해야 한다. 구글은 유튜브에서 새로운 멤버십을 테스트한 결과 일부 채널에서 멤버십 가입이 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채널 멤버십은 창작자가 운영하는 채널에서 또 다른 파생 채널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만 18세 이상, 무료 채널 구독자 수 3만 명 이상을 모두 충족하는 인플루언서에 한해서만 운영이 가능하다. 영향력이 큰 창작자들을 유치하고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마련된 장치다.

    유튜브 이용자들이 창작자에게 후원금을 보낼 수 있는 ‘슈퍼챗’ 기능도 인플루언서 수익 향상으로 이어진다. 슈퍼챗은 쉽게 말해 1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유사하다. 유튜버들은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것 외에도 생방송으로 영상을 송출할 수 있다. 이 때 생방송 도중 시청자들이 슈퍼챗을 구입해 후원할 경우 30% 안팎의 세금을 뗀 후 나머지 금액을 유튜브 측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슈퍼챗 구입은 최소 1000원에서 최고 50만원까지 가능하다. 슈퍼챗 후원을 한 시청자는 채팅창에 자신이 남긴 글을 오랫동안 노출시킬 수 있다.

    유튜브에 따르면 2017년 슈퍼챗 출시 후 이를 적용한 유튜브 채널은 9만여 개에 달했다. 일부 실시간 방송은 슈퍼챗으로 분당 400달러 이상을 벌었다. 슈퍼챗 자체가 하나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유튜브는 인플루언서 강화는 물론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유튜브는 최근 콘테스트 기반의 프로그램 ‘유튜브 넥스트업 코리아 2019(YouTube NextUp Korea 2019)’를 통해 국내 게임 분야서 떠오르는 크리에이터 12명을 선발해 차세대 크리에이터 육성에 나섰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영상 제작 기술부터 채널 브랜딩, 운영 전반에 대한 교육은 물론이고 200만원 상당의 장비도 제공했다.

    유튜브 넥스트업은 참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크리에이터들의 채널 운영을 지원하고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는 구독자 수 1000명과 10만 명 사이의 게임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모집했다. 크리에이터의 스토리와 다양성, 성장 가능성, 열정 등을 고려해 최종 참가자를 선정했고, 10 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거쳐 12팀이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마크 레프코비츠 유튜브 아태지역 크리에이터·아티스트 총괄은 “게임 크리에이터를 비롯해 다양한 한국의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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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와이즈앱


    ▶페이스북도 수익배분 강화 나서

    페이스북도 동영상 플랫폼 ‘워치(Watch)’를 통해 동영상 크리에이터에 대한 수익배분을 본격화하는 등 인플루언서 대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워치는 2018년 8월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2019년 6월 기준 매달 7억2000만 명, 매일 1억4000만 명 이상이 워치로 최소 1분 이상 영상을 감상했다. 워치 이용자들의 하루 평균 사용시간은 26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페이스북은 워치 사용자가 늘면서 크리에이터에 대한 수익배분이나 교육 등의 지원을 확대하고 나섰다. 다만 유튜브보단 수익배분 조건이 까다롭다. 페이지 구독자가 1만 명 이상이면서, 3분 이상 길이의 영상을 1분 이상 시청한 건수가 3만 건을 넘어야한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자극적인 동영상 콘텐츠가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준을 엄격하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혜경 페이스북코리아 미디어파트너십 팀장은 “사내에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인원이 충원돼 파트너의 특성에 맞게 지원하려고 하고 있고, 2019년 4월에는 페이스북 최초로 크리에이터 워크숍을 시작하기도 했다”며 “동영상 수익화도 2019년을 시작으로 많은 혜택을 드리려고 하는 등 크리에이터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어 “동영상 수익화는 동영상에 중간광고 통해서 동영상 게시한 창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라며 “업계에서 통용되는 수익배분율과 규정에 따라서 저희도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성장에 따른 ‘셀럽 리스크’는 숙제

    매력적인 인플루언서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업계의 성패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IT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기업들이 이미지와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예인을 내세웠다면 지금은 인플루언서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검색이나 동영상 플랫폼이 성장하려면 매력적인 콘텐츠를 내놓는 인플루언서 확보가 필수다.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 강한 보상을 제공하는 업체가 앞으로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호박즙 사건으로 불거졌던 ‘임블리 사태’ 등 인플루언서가 성장하면서 겪는 ‘셀럽 리스크’는 숙제다. 일반인이기 때문에 대처가 미숙할 뿐더러 유명해진 뒤에 질 나쁜 과거가 폭로되기도 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셀럽 리스크가 크게 여겨지지만, 기존 미디어나 셀럽이 갖지 못한 창조적 파괴성이나 기발함을 보여주는 인플루언서를 발굴해야 적은 비용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앞으로도 스몰 인플루언서 발굴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용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2호 (2020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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