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로봇 시대 연다” 시장 급팽창에 삼성·LG, 新로봇 먹거리 발굴 박차

    2020년 04월 제 115호

  • 거대 시장이 예고되는 로봇 시장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 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내외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 개발에 주력하면서 관련 시장도 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alytics)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0억달러(약 37조원)에서 2024년 1220억달러(약 146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량 기준으로는 연평균 29%의 성장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전문 서비스 로봇이 70%(약 220억달러)를 차지했고, 2024년 78%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봇 청소기, 잔디깎이 로봇 등 개인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96억달러에서 2024년 270억달러로 연평균 23%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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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클로이 다이닝 솔루션


    ▶삼성전자, 개인 삶 개선하는 로봇 프로젝트 가동… 올 초 컴패니언 로봇 ‘볼리’ 공개

    삼성전자는 강점을 가진 가전 분야에서 로봇을 접목해 개인 삶의 질을 개선하는 ‘로봇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 2020’에서도 ‘삼성봇’ 플랫폼을 확대한 새로운 콘셉트의 AI 로봇 ‘볼리’를 선보여 내외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이 공개한 작은 로봇 ‘볼리’는 첨단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개인 맞춤형 케어에 방점이 찍혔다. 일명 지능형 컴패니언(Companion·동반자) 로봇인 볼리는 이동이 자유롭고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니며 명령에 따라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스스로 ‘집안일’을 수행한다. 마치 영화 스타워즈의 ‘BB-8’ 로봇을 연상시키는 이 로봇은 주인을 인식해 따라다니며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전자기기와 연동해 홈케어를 수행한다. 2019년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젝트로 개발된 ‘삼성봇’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을 공개한 데 이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로봇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볼리는 로봇 기능을 하지만 인터랙션(상호작용)하는 디바이스 기능도 갖추고 있어 다른 기기와의 연동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은 삼성전자가 정의하는 미래 기술의 방향과 맞닿아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초 향후 10년을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로 정의하고 미래 기술이 만들어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공유했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소비자의 니즈가 ‘소비’에서 ‘경험’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기술 혁신을 통해 ‘인간중심’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로봇 역시 개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분석이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가족들의 건강과 생활을 돌볼 수 있게 헬스와 라이프케어 분야에 집중한 로봇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노약자의 건강 상태를 관리해 주는 ‘삼성봇 케어’,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해주는 ‘삼성봇 에어’, 집안 곳곳을 청소해 주는 ‘삼성봇 클린’, 셰프를 도와 조리를 보조해주는 ‘삼성봇 셰프’ 등의 제품이 개발됐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로봇 제품 등을 통해 로봇 사업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봇 셰프는 일반 사용자뿐만 아니라 손이나 팔이 불편한 사람들도 편리하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팔 모양의 요리 보조 로봇이다. 로봇 팔을 이용해 식재료를 자르는 작업 등을 도와준다. 로봇 팔에 다양한 도구를 바꿔 장착해 식재료를 섞거나 양념을 넣는 등의 요리 보조 기능 수행할 수 있고, 로봇 팔이 직접 도구도 집을 수 있다. 다양한 조리법을 삼성봇 셰프에 설치하면 필요한 조리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음성 명령으로 조리 작업도 시킬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봇 클린은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수행하는 기기다. 공간 인지 센서인 라이다(LiDAR)를 탑재해 집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청소한다. 또 표정을 통해 청소 상태와 동작모드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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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볼리


    삼성전자가 차세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한 ‘삼성봇(Smsung Bot)’의 종류는 크게 케어(Care)·에어(Air)·리테일(Retail) 세 가지로 구분된다. 케어(Care)는 실버 세대 건강과 생활 전반을 종합 관리하는 로봇이다. 혈압, 심박, 호흡, 수면 상태를 측정해 알려주고 약 먹는 시간도 체크해준다. 또 낙상이나 심정지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119구조대와 가족에게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한다. 에어(Air)는 집안 곳곳에 설치된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실내 공기를 관리하는 로봇이다. 이밖에 리테일(Retail)은 쇼핑몰·음식점·상품 매장 등에서 음성·표정으로 소통하며 상품을 추천하고 주문을 받거나 결제를 돕는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보행 보조 로봇 GEMS(Gait Enhancing & Motivating System)는 근력 저하나 질환·상해 등으로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로봇이다. 고관절 착용 로봇(GEMS-Hip)은 걷는 데 힘을 보태 보행 속도를 20% 높인다. 무릎 착용 로봇(GEMS-Knee)은 관절염 등을 앓고 있는 환자를 위해 제작됐다.

    연내 삼성전자가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의 로봇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가정용 로봇이 건조기·세탁기 등 기존 가전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해야 수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현석 사장은 예상보다 시장 출시가 늦어졌던 ‘삼성봇’ 출시와 관련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를 맞추지 못해 출시가 미뤄졌다. 올해 6~7월 정도에는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로봇 청소기 신제품 출시도 예고했다. 김 사장은 “로봇 청소기 신제품이 빠른 시일 내에 나올 것”이라며 “제품이 출시되면 청소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분야의 핵심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의료로봇연구단장을 역임한 강성철 박사를 전무로 영입하는 등 로봇 기술개발 인력 충원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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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셰프봇


    ▶가전명가 LG전자 로봇명가로 도약

    독자기술 개발뿐 아니라 외부협력도 강화

    가전명가 LG전자는 AI, 빅데이터, 로봇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국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로봇 분야는 LG가 미래 먹거리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로 손꼽힌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가정·상업용부터 산업·의료용까지 다양한 분야의 로봇과 로봇 관련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로봇 솔루션 분야를 선도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더욱 개선시켜 AI 로봇 시대를 주도한다는 게 LG전자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독자기술 개발뿐 아니라 로봇 전문 업체,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 외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전명가’를 넘어 LG전자는 ‘로봇명가’로 거듭날 준비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로봇 브랜드 ‘클로이’를 통해 수트봇 2종, 안내로봇, 청소로봇, 홈로봇, 잔디깎이로봇, 서브봇, 포터봇, 카트봇, 셰프봇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는 로봇 전시존을 마련해 레스토랑 운영과 관리를 위한 로봇 서비스인 ‘LG 클로이 다이닝 솔루션’을 선보였다. LG 클로이 다이닝 솔루션은 고객이 식당에서 안내, 주문, 음식조리, 서빙 등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LG전자 로봇사업센터장 노진서 전무는 “올해 CES에서 선보인 셰프봇, 서브봇 등 여러 로봇들이 점차 현실에 도입되고 있다”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로봇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사람과 로봇이 협력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게 LG전자의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LG전자가 지난 2월 초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일제면소에 음식·그릇 등을 나르는 ‘LG 클로이 서브봇’을 실제 도입해 업계 관심을 집중시켰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LG 클로이 서브봇 1대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것인데 클로이 서브봇이 실제 매장에 도입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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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클로이 다이닝 솔루션


    클로이 서브봇은 실내 자율주행 및 장애물 회피 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있는 테이블까지 음식을 가져다준다. 서브봇은 트레이 3개를 끼우면 최대 4개의 칸에 여러 음식을 나눠 담을 수 있다. 고객이 식사를 마치면 고객이 있는 테이블로 되돌아가 빈 그릇을 운반한다. LG전자와 CJ푸드빌은 클로이 서브봇이 뜨겁거나 무거운 그릇에 담긴 요리를 옮기는 데 유용해 레스토랑 직원들이 보다 세심하게 고객을 응대하는 등 좀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클로이 서브봇의 화면은 다양한 얼굴 표정을 보여주며 고객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준다. 움직이다가 장애물을 감지하면 “죄송합니다. 잠시만 지나가도 될까요?”라고 말하며 충돌을 피한다. 이동 중에는 노래가 흘러나와 주변의 고객은 서브봇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서비스 로봇은 크게 전문 서비스용, 개인 서비스용으로 나뉘는데, ‘LG 클로이 서브봇’은 전문 서비스 로봇으로 분류된다. 배송·물류 로봇, 의료 로봇, 매장이나 공항, 건물 로비, 식당 등에서 접하는 안내·홍보(PR) 로봇이다.

    전문 서비스 로봇은 개인용보다 물량은 적지만 단가가 더 비싸 향후 수익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전문 서비스 로봇이 70%(약 220억달러)를 차지했고, 2024년 78%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올해 2월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자율주행 배달 로봇 상용화에도 나섰다. 양사는 식당에서 손님을 안내하는 접객 로봇부터 주문접수, 서빙, 퇴식 업무를 수행하는 자율주행형 로봇을 개발 및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또 우아한형제들 전용 로봇도 공동개발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모집 중인 ‘2020년도 서비스 로봇 활용 실증사업’ 지원과제에도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실내 자율주행형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식당에 공급·운영하는 렌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딜리플레이트는 현재 전국 16개 식당에 23대가 설치됐으며, 연말까지 약 300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외 자율주행형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의 경우 지난해 말 건국대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공개 테스트에서 실제 학생들의 주문 2219건을 성공적으로 처리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웨어러블 로봇도 LG전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앞서 LG전자는 산업 현장이나 상업·물류공간에서 사용자의 허리근력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을 선보인 바 있다. 하체근력 지원용 로봇에 이은 두 번째 수트봇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내리는 작업자들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2026년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개발과 관련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김상배 MIT 기계공학부 교수와 차세대 로봇기술을 개발 중이다. 김 교수는 벽을 타고 오르는 스티키봇을 발명하고, 네 다리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로봇 ‘치타’를 개발한 세계적인 로봇 전문가다. MIT 생체모방 로봇연구소의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물체조작 기술(Manipulation)을 연구해 차세대 로봇기술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LG전자는 미국 보스턴에 ‘LG 보스턴 로보틱스랩’도 설립할 계획이다.

    [황순민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5호 (2020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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