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량 폭증한 ‘화상회의’ 툴, ‘줌’ 보안 문제로 주춤한 사이 MS·구글 반사이익

    2020년 05월 제 116호

  • #올해 첫 개강으로 문을 연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은 코로나19로 지난 3월 16일 온라인 개학을 했다. 이곳은 개강 첫해부터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아 화상회의 솔루션 ‘줌’을 활용해 본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생인 A씨는 “처음에는 화상회의가 낯설어 학생들도 교수들도 모두 버벅거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 공간에서 쉽게 강의에 접속하고,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좋다”며 “강의 영상이 녹화돼서 업로드되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에 재직 중인 김지훈 씨(35)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6주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매일 아침 김 씨의 팀원 5명은 각자의 집에서 ‘구글 행아웃’에 접속해 화상회의를 진행한다. 회의가 끝나면 다음 회의 날짜와 시간을 정해 구글 캘린더에 등록해두기만 하면 자동으로 알림이 뜬다. 김 씨는 “구글 캘린더에서 화상회의를 설정하면, 알아서 알림을 제공하니까 일정 체크하기 편리하다”면서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링크만 클릭하면 영상회의에 참여하거나 종료할 수 있어서 팀 차원에서 구글 행아웃을 애용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원격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세계 각국의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화상회의’가 가능한 업무 솔루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한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는 줌(Zoom), 구글 행아웃·미트(Hang out·Meet), MS 팀즈(Microsoft Tea ms), 시스코 웹엑스(Cisco Webex) 등이다. 국내 기업의 솔루션도 함께 뜨고 있다. ‘라인웍스’ ‘알서포트’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등이 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줌(Zoom)’

    차이나리스크로 주춤

    지난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튼 영상회의 스타트업 ‘줌(Zoom)’은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힐 정도로 뜬 라이징 스타다. 세계 곳곳에서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강의 수요가 늘면서 서비스 이용자가 2019년 12월 하루 1000만 명 수준에서 3월에는 2억 명으로 폭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랫동안 전문 화상회의 서비스를 고수해왔고, 미국에서는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사회현상으로까지 발돋움했다. 심지어 줌을 이용하는 젊은 세대를 가리켜 ‘줌 세대’ ‘주머(Zoomers)’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줌은 여타 솔루션보다 ‘비용’에 있어서 강점을 지닌다. 무료로 40분을 이용할 수 있고, 동시 접속 인원이 최대 100명이나 가능하다. 무료 이용 시간이 끝나면 새 회의창을 개설하기만 하면 40분의 시간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유료 요금제를 이용하면 최대 1만 명까지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강의나 웹 세미나(웨비나)로 활용하기 편하다. 특히 회의 주체자만 회원가입을 해서 회의 창을 열면 다른 회의 참가자는 링크를 통해 별도의 가입 없이도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줌은 화면 공유에도 강점을 보인다. 펜 기능뿐만 아니라 화면 공유 중에 텍스트 입력이 가능하고, 다양한 도형도 넣을 수 있다. 어지러운 집을 남에게 보여주기 민망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가상 배경 합성 기능도 제공한다. 하지만 최근 줌은 영상회의 정보가 중국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거친다는 ‘차이나 게이트’가 폭로되고, 잇따른 해킹 사건까지 발생하며 악재를 겪고 있다.

    글로벌 보안업체 인트사이츠는 최근 다크웹(암호화된 인터넷 암시장)에 수천 개의 줌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담긴 데이터베이스가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앞서 캐나다의 보안업체 시티즌랩은 줌의 데이터는 물론 이를 해독하는 암호화키까지 중국 서버를 거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회의나 수업이 열리고 있는 채팅방에 제3자가 난입해 음란물이나 혐오 사진을 전송하는 ‘줌 폭탄(ZOOM-BOMBING)’ 사건이 전 세계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한 것도 논란이 됐다. 미국 텍사스 대학에서 진행 중이던 원격 수업에서는 초대받지 않은 이용자가 등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수업이 중단됐다. 싱가포르의 한 중학교에서는 해커가 줌 수업방에 난입해 포르노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대만에서도 수업 중 실시간으로 욕설과 음란 메시지가 학생들에게 전송된 사건이 발생했다.

    줌은 보안 패치를 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세계 각국 정부나 기관은 ‘보안 낙제점’을 매기고 등을 돌리는 상태다. 지난 7일 대만이 가장 먼저 공공 기관과 학교에서 줌을 퇴출시켰다. 미국 뉴욕시와 LA, 네바다주, 유타주 등은 온라인 수업에서 줌을 배제시켰다. 미국의 상원의원들도 줌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 받았다. 영국도 국방부를 비롯해 정부 기관의 사용을 금지했고, 독일은 개인 컴퓨터에서만 줌을 사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애플은 앱 스토어에서 줌을 삭제했다. 구글도 줌이 보안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사 컴퓨터에서의 줌 사용을 금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스페이스X 직원들에게 줌 사용을 금지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줌 주춤하자 ‘구글 행아웃·미트’·‘MS 팀즈’ 공격적 확장

    구글 행아웃과 미트는 구글에서 제공하고 있는 화상회의 솔루션이다. 현재 300만 개 기업이 이용 중이다. 행아웃은 개인 구글 계정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미트는 기업·단체에서 구글 지스위트(G-Suite) 유료 계정에 가입돼 있을 경우에만 제공된다. 당초 구글 미트는 ‘행아웃 미트(Hangouts Meet)’라는 이름이었지만, 최근 ‘구글 미트’로 브랜드 명칭을 변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화상회의 사용량이 급증하자 독립된 서비스로 확장하면서 솔루션을 띄우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구글 측은 “지난 3월 31일 기준 구글 미트의 일일 이용시간이 올해 1월과 비교해 25배나 폭등했다. 현재 150개국에서 1억 명 이상이 ‘미트’를 사용하고 있고, 사용자는 매일 200만 명 이상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구글은 지난 16일에는 지메일 웹버전 왼쪽에 위치한 메뉴에 미트와 관련한 항목들을 개설하기도 했다. 지메일 메뉴에 직접 미트를 추가하면서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미팅 시작하기’ ‘미팅 참여하기’ 등을 누르면 새로운 창이 뜨면서 미트가 실행된다.

    개인 구글 계정으로 이용할 수 있는 행아웃은 구글 아이디만 있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구글에 접속만 하면 행아웃 홈페이지에서 쉽게 ‘화상통화’ ‘전화통화’ ‘메시지’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행아웃은 무료로 최대 25명이 동시에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반면 미트는 요금제에 따라 100~250명의 인원이 참여할 수 있지만 유료 버전이다. 현재 구글은 지스위트 기업 회원과 교육용 회원을 대상으로 미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줌을 이용한 화상회의. 사진제공=줌.


    구글캘린더를 주로 사용해 일정을 정리해왔다면 구글 행아웃을 이용하는 게 간편하다. 구글 캘린더에 회의 일정을 등록해두면 손쉽게 화상회의가 연동된다. 링크만 있으면 어느 기기에서든지 외부인과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구글 독스와 스프레드시트 문서를 띄워서 회의에 참가한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게다가 헤드폰 없이 회의에 참여해야 하는 참가자를 위해서는 자막 기능(영어만)도 제공한다.

    MS오피스를 주로 사용한다면, ‘팀즈’를 이용하는 게 편할 수 있다. MS 팀즈는 2017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업무용 메신저로, 자사의 오피스 솔루션인 스카이프, 오피스 365 등을 통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MS오피스 활용도가 큰 만큼 전체 이용자의 58%가 에어프랑스, 로레알 등 대기업(50여만 개)이다. 현재 MS 팀즈는 전 세계 175개국, 18만3000개의 학교·학군에서 교육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MS 측은 “팀즈를 활용한 화상회의의 지난 3월 사용시간이 전달보다 1000% 급증했다”고 밝혔다. 3월 31일 하루에만 사용시간 27억 분을 기록해 보름 만에 3배 늘어난 수치를 보인 것이다.

    MS 팀즈는 250명 이하의 인원이 참여 가능하며, MS오피스에 저장된 문서를 곧바로 열어 토론할 수 있다. 공유되는 영상은 별도로 컴퓨터에 저장 없이도 바로 띄우기만 하면 된다. 업로드 가능한 파일용량도 최대 15GB(무료 기준)나 된다. 메시지를 쓸 때는 MS워드를 쓰는 것과 같이 글머리와 기호 등 고급서식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입 후 6개월간 프리미엄 버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시스코의 ‘웹엑스 미팅’도 화상회의를 지원한다. 시스코 측은 “‘웹엑스 미팅’ 사용량이 하루 420만 건으로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지난 3월 한 달 동안 730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시스코의 화상회의 참석자는 PC는 물론 iOS,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폰 등 모든 기기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웹엑스 미팅은 이메일 계정만 있으면 5분 만에 사용할 수 있고, 최대 1000명까지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현재 최대 1000명까지 접속할 수 있는 무료 버전은 90일 동안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모바일앱에서도 라인웍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웍스모바일.


    ▶국내 솔루션도 인기… ‘라인웍스’ ‘알서포트’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세계적으로 화상회의 솔루션들이 뜨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상회의 솔루션들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메신저 기반 업무용 협업 도구 ‘라인웍스’ 도입 기업과 사용량이 급증했다. 지난달 기준 한국 도입 기업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라인웍스를 활용한 영상회의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과 비교하면 현재 라인웍스의 다자간 영상 통화 사용량은 28배, 음성 통화 사용량은 25배가 됐다.

    업무 논의 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PC 화면 공유 사용은 15배 이상 증가했다. 웍스모바일은 누구나 최대 200명까지 동시에 영상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라이트(Lite)’ 상품을 무료로 지원한다.

    재택·원격근무 전문 기업 알서포트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자사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과 원격제어 솔루션 리모트뷰 사용량이 급증했다. 한국은 리모트미팅 사용량이 34배 늘었다.

    일본은 리모트뷰 사용량이 50배쯤 증가했다. 알서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화상회의 리모트미팅 사용시간이 1월 2주차 대비 3339%로 나타났다. 일본은 원격제어 리모트뷰의 에이전트 신규 설치가 4977.1%였다. 특히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본격 증가세에 접어들고 ‘의료붕괴’ 수순까지 이르면서 유료 가입자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전해졌다.

    알서포트의 리모트미팅은 웹브라우저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PC에 아무것도 설치할 필요가 없다. IP 주소를 통한 회의 접근 허용을 통제할 수 있어 줌이 보여줬던 비인가자의 회의 참여를 방지할 수 있다.알서포트는 화상회의 리모트미팅을 기간 제한 없이 초·중·고 교육기관(학교)을 대상으로 4월 30일까지 무료 제공한다.

    NHN의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이하 두레이)’ 역시 이용자가 늘었다. NHN 측은 “최근 두레이의 신규 고객 수는 1주당 100~150개가량 늘어나고 있으며, 화상회의 이용률은 코로나19 상황 이전 대비 25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전까지 협업 툴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중소기업들의 수요가 특히 높다”고 설명했다. 두레이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별다른 프로그램 설치 없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중소기업에 한해 3개월 무료 체험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국내 원격 화상회의·교육 솔루션 기업 구루미도 주목받고 있다. 구루미는 정부 영상회의 솔루션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온라인 오피스’ 등 자사 솔루션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1월과 비교해 3월까지 도입 문의가 1500% 증가했으며, 매출 계약도 500% 늘었다. 유료 고객사 수도 70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원격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그동안 원격근무에 대한 개념이 미진했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비해 본격화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순식간에 원격근무를 현실화한 셈이다.

    그동안 화상회의 솔루션 등에 집중하지 않았던 기업들과 개인들이 이번 계기로 어떤 서비스가 더 직관적이고 편리한 서비스인지 분간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현재 각종 영상회의나 IT 솔루션 관련 기업들의 춘추전국시대다. 하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업무 솔루션은 몇 개밖에 안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각광받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본질을 들여다보며 장단을 분석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성용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6호 (2020년 5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